나라별 여행정보/튀니지

(튀니지) 토저르 사막투어와 붉은 도마뱀 열차

프리 김앤리 2008. 12. 9. 15:23

석양이 질 무렵 도착한 사하라 사막의 관문인 토주르(Tozeur). 200개의 샘이 있는 오아시스에서 물을 끌어와 키운다는 20만 그루의 대추야자나무숲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의 매력적인 구시가 울레드 엘하데프(Ouled el-Hadef)는 14세기 무렵 낙타 대상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엘하데프 가문이 살던 곳으로, 전통적인 벽돌 제조방법이 인상적인 곳이다.

해질녘, 낮의 뜨거운 열기를 피해 낙타 투어를 하기로 한다. 조심스럽게 낙타 등에 올라 일어서기를 기다리는데, 긴 뒷발로 벌떡 일어서자 순간 몸이 확 쏠리며 아찔하다. 낙타가 완전히 자세를 잡고서야 편안해진다. 아름답게 석양이 물드는 사막으로 들어간다. 사막여우를 든 사람, 낙타를 모는 사람, 전통 의상에 말을 타고 달리는 사람들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사막여우를 든 청년이다. 검은 색 전통의상을 입고 수줍어하며 외계의 푸른 별에서 온 듯한 귀 큰 여우를 안았다. 애완용으로 키우는 사막여우란다. 특유의 큰 귀를 쫑긋 세우며 경계한다. 낯선 시선들이 두려운가 보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동쪽 하늘엔 보름달이 떴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로 돌아오는 길만큼 행복한 여정이 또 있을까. 낙타 등에 몸을 싣고 아리랑, 고향의 봄, 월드컵송을 부른다. 누군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다음날 메틀라위(Metlaoui)에서 옛날 튀니지 왕이 즐겨 이용했다는 붉은 도마뱀 열차에 오른다. 셀자강이 흐르는 거대한 사암 골짜기 사이로 도마뱀처럼 날렵하게 기차가 들어간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이다. 레데예프(Redeyef)로 가는 동안 기차는 두 번 정차하는데, 아마도 멋진 협곡을 즐기도록 한 배려인 듯하다.

한니발의 영광을 간직한 도시 카르타고의 흔적과 로마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 게다가 비취빛 지중해를 따라 형성된 아름다운 해변과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풍경은 분명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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