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를 가기로 했다, 시월에.
시코쿠(四国 しこく)는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4대 섬 중에서 가장 면적이 좁은 섬으로 도쿠시마 현, 고치현, 가가와 현, 에히메 현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길 왜?
1,200km가 되는 순례길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길은 8세기 말부터 9세기 초까지, 섬에서 나고 자란 홍법대사(弘法大師)가 수행하며 걷던 길로 후세에 이어지다
16~7세기 이후에는 섬의 88개 절을 다 돌아보는 1,200km 순례길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기독교든 불교든 종교가 없는 우리 부부이기에 절을 순례한다는 것에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단지 그냥 걷고 싶어서 간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너무 멀고, 제주도 올레길은 언제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아 이 길을 선택했을 뿐이다.
오랜만에 우리 둘만 떠나는 여행인데다 '걷는 길'이라기에 더 설렌다.
오늘부터...
무릎을 푼다, 발목을 돌린다, 큰 쉼호흡을 한다.
시코쿠 길... 준비... 시작...
<시코쿠 순례자들: 물론 우리 둘 사진은 아직 아니다.
시월에 우리도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시코쿠 순례자(시코쿠 오헨로상(おへんろさん)들은 대부분이 삿갓 모자에 흰 저고리,지팡이를 집고 다닌다고 한다.
... 우리는 잘 모르겠다. 순례자의 장비를 다 갖추려면 엄청 비싸다고 하니... 우리는 지팡이 정도?? >
< 일본의 4개 섬 중에서 가장 작은 시코쿠 섬. 태평양 바다와 접해 있다.
도쿠시마 현, 고치현, 가가와 현, 에히메 현의 4개 현으로 구성된 시코쿠 섬.
시코쿠 순례길은 가는 곳마다 표식 -오른 쪽 사진처럼 - 이 잘 되어 있다고... 그저 믿고 간다.
남편과 같이 떠나는 길인데 헤매면 좀 어때...>
<순례길의 88개 절. 도쿠시마 현의 1번 절 료젠지에서 시작하여 가가와현의 88번 절 오쿠보지에서 끝나는 순례길.
모두 1,200km다.
이 모든 길을 기차나 버스등 어떠한 차량의 도움이 없이 그냥 걷기만 한다면 꼬박 50일은 걸리는 거리란다.
이번에 우리는 이십여일을 가서 당연히 전체 순례길은 다 못 걷는다.
1번 절에서 시작해서 걸을 수 있는 만큼만 걷다가 올 작정이다. 30번 절 근처까지는 갈 수 있을 듯.
최근에는 기차나 버스를 이용한 순례자들도 많이 늘었다는데 우리는 그냥 뚜벅뚜벅 걷기로 했다.
그러나 모른다. 원칙은 걷는 것이지만... 상황이라는 것도 있으니... 고집 따위는 안 부릴 생각이다.>
<이 사람들처럼 이리 씩씩하게 걸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냥 되는대로 맡기기로 했다.
ㅋㅋㅋ 나이가 드니 고집이 없어지는 걸까??? 부드러워진걸까??? 세상과 타협을 잘 하게 된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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