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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사는 엄마?' 나도 이제 안부럽다!!!

프리 김앤리 2012. 11. 12. 10:18

 

 

 

남의 엄마가 부러운 적은 딱 한 경우다.

한번씩 시골 사는 엄마(친정 어머니든 시어머니든)가 부쳐왔다며 자랑질을 할 때다.

쌀이니 콩이니 고구마에 감자 그리고 왠갖 나물 말린 것 까지...

바리바리 늘어놓고 엄마 자랑을 할 때는 괜히 심통이 난다.

자식새끼들 줄라고 지은 농사에 농약을 쳤겠냐? 무슨 나쁜 헤꼬지를 했겠냐?

그저 자식사랑만 가득한 걸.

게다가 양은 어찌 그리 또 푸짐하던지...

'왜 울 엄마는 도시에서만 살아서 저런 유기농을 안주실까?' 장난처럼 툴툴.

  (아!!! 나 이러다가 천벌 받을 지 모른다.

   철철이 참기름 짜서 주고, 김치를 담아도 젓갈을 담아도 꼭 한통씩 따로 챙겨놓고

   부전시장에서 샀다며 뽀드라시 말린 생선도 갖다주고 넓지도 않은 베란다에서 키운 고추며 상추를 가져다 주는 울 친정엄마를

   툴툴거린다고 하면 나,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

   맨날 바쁜 척 밖을 싸돌아다니느라고 다 만들어놓은 거 가져가라고 해도 쌩까버리는 내가 잘못된 것이지.)

 

Anyway....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 강원도의 감자니 진영의 단감이니 깔끔한 포장으로 배달되어 오는 농산물과는 또 다르게

'사랑'이라는 이름을 담아 머나먼 시골에서 날아드는 선물에 대한 막연한 부러움이랄까????

 

ㅋㅎㅎㅎㅎ

그런데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겼다.

한번도 얼굴을 본적은 없으나

어떻게 살고 있겠다라는 것이 막연하게 짐작되고

지금이라도 그냥 만나면 서로의 이것 저것을 알고 있을 것 같은 내 블로그 친구, 뱁새부부의 이야기다.

춘천 생활을 정리하고 강원도 어디 시골로 들어가 농사를 짓는다는 분,

아니 그 보다 우리의 세계 여행을 함께 해 주시고 당신들 역시 세계여행을 떠나셨던 분.

ㅋㅎㅎㅎㅎ

그 분들이 '사랑' 가득 담아 고구마를 부쳐주셨다.

그것도 하~~안~~ 가득~~~

거기다 노란 메주 콩에 고추가루까지...

 

ㅋㅎㅎㅎㅎ

'시골사는 엄마?'

ㅋㅎㅎㅎ 이제 하나도 안부럽다.

저걸 언제 다 먹지???

우하하하 걱정을 마시라. 내 필살기를 맘껏 발휘하리라...

맨 먼저 눈에 띄는 사람에게 마구 마구 퍼주기.

고구마가 남아 있는 동안 우리 집을 오는 사람이나 봉다리 봉다리 담아 사무실로 왔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사람...

ㅋㅎㅎㅎ 나는 이럴때 가장 부자가 된 듯 좋아하거든????

 

마지막으로 뱁새부부의 센스 한 조각.

박스가 넘치도록 고구마와 콩을 담고는 그 위를 덮은 신문 한 장.

문재인과 안철수가 나란히 웃고 있는 지면이었다.

우후훗~~~ 역시 당신들은 센스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