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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여행

프리 김앤리 2013. 3. 21. 11:30

 

 

 

나의 여행은 맥도널드가 아니다.

빨리 먹을 수 있고

누구든 똑같은 햄버그를 먹고 

먹을 때는 배가 부른 것 같은데

돌아서면 늘 허전한

맥도널드.

 

왔다갔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얼른얼른 사진만 찍어대고

남들이 유명하다는 장소만 똑같이 꼭꼭 찍어서 봐야하고

뭔가 가득 본 거는 같은데

남아있는 것은 없는 것 같은

허전한 여행.

 

우리의 여행은 맥도널드가 아니다.

좀 덜 봐도 좋고

꼭 다봐야 되는 것도 아니고

아니 안봐도 되는

유명한 건 못봤는데 나만 느낄 수 있는 뭔가가 하나라도 있으면 OK!

 

며칠 전 작년 10월에 터키를 같이 갔다 온 사람을 만났다.

그는 그랬다.

일행과 떨어져 몇명만 남아서 파묵칼레에서 빈둥빈둥거리다

해질 무렵 내려오던 길에 보았던

터키 국기를 꼭 닮은 초승달이

가장 인상적으로 남아 있단다.

그에게 터키는 어스름 저녁, 바람부는 언덕의 초승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