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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질

프리 김앤리 2013. 8. 27. 17:39

 

더운 여름~~~ 잘 보냈다.

단출하게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여행/ 그보다는 덜 단출하게 터키.

한국을 근 한달간 비웠다.

올여름 한국은 그리 더웠다는데, 나도 물론 더웠다.

헝가리든 루마니아든, 터키까지도 40도를 오르내리면서 우리를 미치고 폴짝 뛰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거기는 습기가 없어 그늘에만 들어가면 그런대로 쉴 만했다.

게다가 일하는 게 아니라 놀고 있는거니 덥다고 한국만 했을까?

잘 놀고 오니 한국에서 열심히 산 사람들에게 미안타. ㅋㅋㅋ

이제부터 놀러 갔다 온 이야기를 슬 풀어볼까나???

그전에

이번에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를 같이 여행한 우리의 뚱 교수님이 우리회사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내 이야기를 올린다.

이름하여 '용비어천가'라고 했는데 ㅋㅋㅋ 맞다. 황송스럽다.

그래서 이렇게 자랑질!!!

용은 커녕 이무기도 안되는 것이 글 하나에 촐랑대는 것이 꼴불견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그냥 패스하시면 되겠다.

ㅋㅋㅋ

 

                                                                                                                     <불가리아 벨리코 타르노보에서... 우리 모두>

 

 

 김승란 대장님께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투어야 여행사 홈페이지 바로 가기

 

이 곳 게시판에 들어와 많은 사람들이 써놓은 여행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여러 여행지의 멋진 장소에 제가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고마운 게시판입니다.

저도 좋은 여행을 다녀오게 된 시간에 대해 작은 글을 남겨보고자 했어요.

그런데 여행기를 쓰려다 문득... “여행이 두 글자에 의미를 가득 불어넣어준 고마운 우리 대장님께 특별히 감사의 인사 글을 먼저 쓰고 싶어졌습니다.

(칭찬합니다 게시판이 없으니 여기 이렇게 올려도 되는거겠지요? ^^)


김... 대장님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함께 여행을 하게 될 대장님이 여행에 관한 책을 쓰신 분이라고 해서 그 책 지구와 연애하는 법을 먼저 사서 읽었지요.

여행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저는 큰 기대 하지 않고 지역 맛집, 숙소, 박물관과 성당에 대한 안내서 일거라 지레짐작 했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잘 있습니다.’라는 편지 글로 시작하는 여행기는 여행의 기록을 넘어 사람을, 역사를, 자연을 보는 따뜻한 시선이 넘쳐나는 글이었습니다.


           - ...... 그랬던 제가, 여행을 떠나오니 자연이 보입니다.

              바람소리도 들리고 팍팍한 사막의 벌판에서 자라는 풀이 소중하게 보입니다.

            이런 곳에서도 생명의 씨앗을 뿌려놓은 이놈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발걸음을 옮길 때 혹시 이 녀석들을 밟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기도 하고 우리 차바퀴가 이들을 쓰윽 밀어버리지 않을까 마음 졸입니다......

                                                                                                                                           - 지구와 연애하는 법1, 26

 

            - ......퉁퉁 부은 눈으로 떠났던 6월의 한국,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책임을 진다고 했다.

             우리의 선택 앞에 씩씩하기로 했다. 비록 차 안에서의 아침은 늘 불편한 시작이었지만 씩씩하게 또 어디론가 달리고 있었다......

                                                                                                                                            - 같은 책, 156

 

            - ......그렇게 얻은 토막 지식으로 이 엄청난 규모의 유적을 이해 못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우리는 오히려 한쪽으로 비켜서서 아주 오래 전 그 시대를 상상하고 있다.

             먼 옛날 이곳으로 돌을 끌어오던 사람들, 돌을 쌓던 사람들, 그리고 벽면에 그림을 새겨 넣던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들의 마음을 떠올린다. 마른 뙤약볕 아래 노동에 힘들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을 그들의 일그러진 얼굴을 떠올린다......

                                                                                                                                           - 같은 책, 208

 


여행을 휴식,, 떠남 그리고 일상에서의 일탈 정도로 여기던 저에게 대장님의 책은

 , 여행의 진짜 의미를 잘 모르는구나. 자 같이 한 번 떠나보자!” 이렇게 권유하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투어야 단체배낭을 통해 대장님을 만나 지난 겨울에는 이집트를, 이번 여름에는 동유럽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이미 독자로서 저는 김승란 저자님의 팬이었는데... 실제 만난 김승란 대장님은 유쾌함까지 가지신 분이었습니다.

대장님의 유쾌함은 일행 전체에 늘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집트에서 군중 시위로 야간열차가 오지 않을 때, 루마니아 시기쇼아라에서 기차가 오지않을 때 (제가 있으면 기차가 오지 않는 징크스가 생겨버렸습니다. 아하하)

속으로 함께 당황하셨을 대장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여행은 재미없잖아!” 외치시며 일행을 편하게 해주셨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도 좋은 여행, 어떤 일이 생기면 그것도 좋은 여행.

이런 유쾌함이 기본이 된 여행이었으니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대장님은 꼼꼼하고 섬세하셨습니다

설렁설렁 웃으며 편하게 여행을 이끌어 주시는 듯 했지만 전체 일정과, 하루의 일정, 그 안에서 우리의 장소와 시간에 대해 항상 챙겨주셨지요.

나와 떨어져서 개인으로 다니는게 이 여행의 궁극적 목표에요!”라고 말씀하셨지만

혼자 다닐 사람과 함께 다닐 사람 모두가 가장 편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갑작스런 일정 변경이 있을 때에도 대장님은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어느새 숙소와 각종 차편 등을 해결하시곤 했지요.


생각 깊으신 대장님과 나누었던 많은 대화 속에서 제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웠는지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듭니다


여행을 다녀와
여행 어땠어?” 라고 묻는 친구의 질문에

,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어떻고 루마니아 시기쇼아라는 어떻고...

이런 대답 대신에 저는 책장에서 책을 한권 꺼내어 한 구절을 읽어보라 권하였습니다.


           -...... 한 무리의 고등학생들이 보인다. 현장학습인 모양이다.

                선생님이 열심히 설명을 하신다. 아이들도 제법 열심히 듣고.

              나도 저렇게 밖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면 더 즐거운 수업이었을까?

              어느 더운 여름날, 땀범벅이 된 채 졸고 있는 아이들을 깨워 내가 다 책임지겠노라고 교문 밖 동네 언덕까지 아이들을 몰고 올라간 적이 있다.

             “여기서 자기가 마음에 드는 풀을 골라 자세하게 그려보라고 했던 게 전부였다.

            잔가지 하나라도 부러뜨리면 수행평가 점수고 뭐고 국물도 없다는 엄포를 놓았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작은 것이라도 살아있는 것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완벽한 생물 수업이라는 고백을 슬쩍 끼워 넣으며 자위했었다.

          그때 그 아이들은 지금 잘 있을까? 살아있는 모든 것을 진정 사랑하며 살고 있을까?......

                                                                                                              - 지구와 연애하는 법2(미국편), 96


이런 분이 대장님으로 인솔하는 단체배낭 여행이었어.”


... 이정도면 저 대장님의 팬이 되어버린 것 맞지요?

사실 저는 지난 이집트 단체배낭 여행을 다녀와서부터 김승란 대장님을 개인적으로는 선생님이라 부릅니다.

대장님도 멋지지만, 저에게는 여행이라는 단어를 삶에서 소중하게 간직하게 해주신 큰 배움을 주신 분이거든요.

(전직이 선생님이셨으니 제 호칭이 어색하게 들리지도 않으실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인생이라는 길고도 짧은 여행에서 선생님이라 부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분을 만났습니다

고마운 인연에 대해서 김승란 선생님께, 좋은 기회 만들어주신 투어야 여행사에게

그리고 이런 멋진 단체배낭여행을 소개해준 베스트프렌드 전관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입니다

.
            

                * 루마니아 부채지산 능선을 따라 걷던 하이킹.

이번 여행의 최고 멋진 시간 중의 하나였지요. 해발 2000m가 넘는 산 능선을 따라 걷기...
투어야 단체배낭에서 김승란 대장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해보기 힘든 경험이었을 겁니다. 

멋진 포즈를 취하신 우리 대장님...

그리고 그 뒤에는 배에 공을 넣은 듯한 사람, 아니 사람이 밥을 먹어야지 왜 공을 먹은걸까요?

그나저나 대장님... 저 투어야 단체배낭 두번째 다녀왔는데 왜 저만 계속 복대 안주시는거죠?
투어야에서 준다는 복대가... 저 배를 가리는 용도... 맞죠?  저도 복대 하고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