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지금은 여행중 /1월 스페인포르투갈

중세의 귀족으로 돌아가는 밤, 스페인의 고성! 파라도르

프리 김앤리 2015. 12. 3. 10:13

< 투어야여행사  2016년 1월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준비 9 >

 

# 기억

   2005년 1월 어느 날

   세비야에서 두시간여 버스를 타고 론다에 도착했다.

   겨울 스페인 저녁 7시 30분, 이미 깜깜한 밤이다.

   한국에서 여행을 떠나온지 며칠 되지 않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시차에 배도 고프고 날도 추웠다.

   그러나 방도 예약이 안된 상태, 가벼운 주머니에 맞춰 방을 구하러 론다의 골목길을 헤맸다. 무거운 배낭을 등에 맨 채...

  그렇게 들어간 초라한 방, 추웠다. 밤새 추위에 떨다가 맞은 아침, 밥도 주지 않는 방에서 나와 론다 협곡쪽으로 걸어갔다.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다... '

   그런데 거대한 절벽의 끝, 협곡의 모서리에 끝내주게 멋있는 호텔이 나타났다.

   우와!!! 근데 이건 호텔이 아니란다.

   파! 라! 도! 르!

   파라도르라는 걸 그 때 처음 알았다.

   오래된 중세의 성을 개조해서 만든 스페인 국영 호텔이 파라도르란다.

   간밤의 추위와 현재의 배고픔과 얇은 우리의 지갑이 교차되면서 넋을 잃고 파라도르를 쳐다봤다.

   '나도 이런데 한번 자봤으면... 우리는 언제 저런 데서 한번 자 보지???'

    한참동안 부러워 하면서 쳐다만 봤다.

    '한번 들어가보기는 하자!'

    숙박객도 아니면서 당당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에서는 맛있는 빵 냄새가 났고 사람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와 함께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

    뒤편의 발코니까지 돌아나가 파라도르 앞으로 펼쳐지는 스페인 산과 계곡을 한번 힐끗 봤다.

    그리곤 어서 빨리 돌아서 나왔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숙박객이 아니라는 사실이 우리 발걸음을 재촉했을 것이다.

    '나도 저런데서 한번 자보고 싶다~~~~'

 

지금 같았으면 그리 빨리 돌아서 나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거, 뭐시라꼬...  아주 천천히 화장실에 들러서 콸콸 쏟아지는 뜨거운 물에 손도 씻고 어쩌면 그 레스토랑에 앉아 커피를 한 잔 사먹었을지도 모른다.

언제든 다시 오면 된다고 그리 부러운 눈길을 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때는 그렇게 못했다.

스페인을 다시 여행오리라고는 꿈도 못꿨고, '눈감으면 다 똑같은 데 하룻밤 자는데 쓸데없이 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호기 아닌 호기를 부리던 시절이었다.

ㅋㅋㅋㅋ

 

다시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2005년, 그리고 2013년에 이어 2014년 겨울, 2015년의 1월과 8월까지 다섯 번의 스페인 여행을 하고서도 다시 2016년 1월의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2015년 1월 스페인 여해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

"파라도르에서 한번 자보자! "

마침 도시간 이동은 버스를 대절해서 다니기로 했다.

버스가 없다면 중심 여행지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파라도르는 꿈도 못꾸는데...

바르셀로나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중간, 시구엔사라는 중세도시를 발견했다. 거기서 중세 성을 개조했다는 파라도르를 찾아냈다. 

그리고 론다. 절벽 위에 지어놓은 론다!

대만족이었다. 

한국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보이지 않은 이름도 낯선 시구엔사. 

커다란 성에 우리는 영주가 된 기분이었다. 뜰을 거닐고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품격 여행이라는 건 바로 이런 거"라며 키득거렸다. 

품위있는 론다의 파라도르도 마찬가지. 

그러다 지난 8월의 스페인 여행때는 자프라라는 곳을 찾아냈다. 

론다의 파라도르는 품위는 있었지만 신식 호텔에 가까웠고 한국사람, 일본 사람등 동양인들이 너무 많았다. 

거기다 중국사람까지 보태져서 요즘 유럽에 방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우리의 일정 중에 있는 또 다른 파라도르를 찾아내야 했다. 그렇게 찾아낸 곳이 자프라다. 

이름도 처음 들어본 곳. 세비야를 지나 포르투갈 국경으로 넘어가기 전이었다. 

아!!! 자프라. 

조그마한 아주 조그마한 도시였다. 

그런데 정작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꽤 친근한 여행지 같았다. 

동네의 작은 광장과 좁을 골목들을 돌아다니는 데 사람들이 자꾸 우리를 쳐다봤다. 낯선 동양인이 찾아왔다고...

자프라 파라도르에서는 '한국 사람'이라고는 난생 처음 봤단다.

ㅋㅎㅎㅎㅎ

체크아웃을 하면서 약속했다.

내가 만약 다시 스페인 여행을 온다면, 자프라 파라도르에 반드시 오겠다고!!!

I'll be back!!! 

 

파라도르(Parador)란 스페인 말로 성(Castle)이라는 뜻이며

오래된 성(城)이나 궁전, 귀족의 저택, 수도원 등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을 호텔로 개조한 곳으로 스페인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호텔이다. 

1928년 국왕 알폰소 13세가 그라나다에 파라도르를 세우기 시작한 이후, 현재 93개의 파라도르 호텔이 운영되고 있다. 

파라도르에서는 중세 분위기를 고스란히 맛볼 수 있다.

 

 

  *** 시구엔사(Sigüenza) 파라도르

   12세기에 지어진 성이다.

   시구엔사는 원래 로마인들이 터를 잡고 살았던 곳인데 7세기 무어인들이 이 곳을 점령한 이후, 마을의 가장 높은 꼭대기에 이 성을 짓고

   마을 사람들은 통치했다.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마을로 해마다 여름에는 중세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스페인의 다른 파라도르보다는 더욱 더 중세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니... 한층 더 기대된다.

   시구엔사는 소설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의 여행 끝부분에서도 나오는 마을이라고.

 

 

 

*** 자프라(Zafra) 파라도르 

 1400년대 페리아 공작의 궁전이었다.

 푸에르타 드 헤 레즈라는 돌로 된 문을 지나 파라도르로 들어서면 스페인 전통 양식처럼 정 중앙에 안뜰인 파티오가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미로처럼 얽혀있는 방들, 작은 성당, 연회실등을 만날 수 있을 것.

 중세의 귀족이 되는 거다.

 

 

*** 론다(Ronda) 파라도르

  절벽 끝의 파라도르로 유명하다.

  건물은 현대식으로 내부도 다른 호텔과 거의 비슷한 것 같다.

  다만 파라도르 앞으로 펼쳐지는 전망이 압권인 곳!

  협곡 아래로 내려가 트레킹을 하면서 올려다 보는 파라도르 모습도 장관일 듯.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아래로 내려가서 저 전망은 다 볼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