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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상징, 사그라다 파밀리아

프리 김앤리 2018. 3. 9. 14:27


 

 

"언제야 이 성당의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까?"

사람들이 가우디에게 물었다.

 "이 성당 건축의 의뢰인은 하나님이신데 그 분은 무척 가난하시지요.

  그러나 그 분은 영생하는 분이시니 바쁜 분이 아니십니다.

  쉬엄쉬엄 지어도 큰 문제가 없지요."

 

바르셀로나의 상징이자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최후 걸작품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1882년부터 짓기 시작해 백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진행중'인 건축물이다.

시민들의 후원금으로만 지어지고 있는 이 성당은

170m 높이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돔과 성모마리아를 상징하는 140m의 탑을 세우고

그 옆으로 100m 높이의 탑 열 두개로 설계되어 있다.

예수의 열두 제자를 의미하는 12개의 첨탑은 현재 8개가 완성되어 있다.

12개의 첨탑 안쪽으로는 6개의 첨탑이 세워질 예정인데 4 복음서를 쓴 마태오, 마르코, 루가, 요한을 상징하는 4개의 첨탑이 예수그리스도와 성모마리아를 상징하는 2개의 첨탑과 연결될 예정이다.

성당의 4면에는 크게 세 개의 파샤드(Facade)로 설계되어 있는데 각각 그리스도의 탄생과 수난, 그리고 영광을 나타낸다. 동쪽에 있는 예수 탄생 파샤드는 가우디가 생존할 당시 완성되었고, 서쪽의 수난 파샤드는 1976년에 완성, 나머지 영광의 파샤드는 아직 착공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가우디가 완성한 동쪽 파샤드- 그리스도의 탄생 (탄생의 파샤드)

눈을 뗄 수 없이 아름답고 정교한 작품이다.

탄생의 파샤드에는 세 개의 문이 있는 데 왼쪽부터 소망, 사랑, 믿음을 뜻한다. 

전체가 모두 짙은 회색톤인데 중앙에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성령의 비둘기를 형상화한  기둥이 보인다.  사이프러스 나무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죽은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 무덤에 심었는 나무로 영원을 상징한다. 

중앙부터 살펴보자. 

사랑의 문 제일 높은 곳, 사이프러스 나무 아래 있는 조각상은 '성모마리아의 대관식'이다.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가 죽은 후 하늘나라로 가서 '하늘의 여왕'으로 명을 받고 면류관을 받는 장면이다. 그 아래로는 대천사장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를 알리는 '수태고지'를 형상화한 것이다. 수태고지의 아래부분은 '천사들의 찬양'으로 15명의 천사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또 예수 탄생을 축하하고 있다. '천사들의 찬양'은 가우디가 살아생전 완성하지 못하여 사후 60:1의 경쟁을 뚫은 일본인 조각가 이치로 소토'의 작품이다. 천사들의 찬양 조각상 바로 아래 기둥에 '예수의 탄생'이 보인다. 예수의 탄생 평에 소가 있는 것은 예수님이 탄생한 장소가 마굿간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좌측으로는 예수 탄생을 경배하는 동방박사의 모습, 오른쪽에는 목동들이 경배하는 모습이다. 

이제 왼편 소망의 문으로 가보자.  우선 제일 상단에는 마리아와 요셉의 정혼 장면이다. 그 아래로 왼쪽에는 '성가족의 이집트 피난', 중앙에는 '요셉과 아이예수님'이, 오른쪽은 '로마 병사의 유아살해'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성가족의 이집트 피난에서 보이는 요셉은  후대의 조각가들이 가우디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우디의 얼굴'로 복원하였다고 알려진다. 

오른편 '믿음의 문'의 제일 상단 조각은 아기예수의 탄생이다. 아래쪽으로 역시 세개의 조각상이 보이는데 중앙은 예수가 제사장들과 토론하는 모습이고 왼쪽은 마리아와 엘레사벳(세례요한의 어머니로 마리아와 사촌), 오른쪽은 요셉과 마리아와 젊은 시절의 목수 예수님이다. 이 젊은 목수 예수는 이치로 소토가 조각한 15명의 찬양하는 천사들의 얼굴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탄생의 파샤드 상부 첨탑에는 "Sanctus, Sanctus,Sanctus(성스럽도다)"라고 새겨져 있는데 이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에게 이 성당을 봉헌하는 의미다.

 

그리스도의 수난을 주제로 하는 서쪽 파샤드. 가우디 사후, 조각가 수비라치가 설계한 작품이다.

기도문이 새겨져있는 출입문과 함께 가로 세로 대각선 어디로 더해도 예수님이 돌아가신 나이, 33이 되는 마방진도 있다.

수난의 파샤드는 최우희 만찬부터 십자가의 죽음을 거쳐 하늘나라로 승천하기까지의 모습이다. 

제일 위쪽은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 이다. 이 작품은 성당 밖에서 보면 예수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예수님이 머리를 숙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당 입구에서 올려다 보면 온전한 형태의 얼굴이 보인다. 십자가도 공사장에서 쓰이는 H빔을 그대로 노출 시켜 놓았는데 성당을 출입하면서 사람들이 고개들 들어 예수님과 십자가를 바라보도록 만든 수비라치의 의도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의 오른쪽으로는 해골이 보이는데 이는 예수님이 처형당하신 곳이 '해골산'으로 불리던 골고다 언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수난의 파샤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을 배치한 것은 골고다 언덕에서 인류의 죄를 대속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약속이 완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아래로 '십자가를 진 예수님과 베로니카' 조각이 보인다.  베로니카는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예수님께 땀을 딱으라고 수건을 건네준 여인으로 그 수건에 예수의 얼굴이 찍혔다고 성경에서는 말한다. 베로니카의 왼쪽에는 로마 병사들이 있고, 그 옆으로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님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가 가우디다. 수비라치가 가우디에게 바친 헌정 조각품이다. 

좀 더 내려오면 '고뇌하는 베드로'가 보인다. 닭이 울기 전에 세번 예수님을 부인할 것이라던 제자 베드로다. 절대 그럴리 없다고 자신하던 베드로, 그러나 결국 예수를 부인했던 베드로. 고뇌하고 자책하는 모습이다. 옆의 조각은 로마병사에게 베드로를 알려주던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중앙출입구의 왼쪽 조각상은 '예수에게 입을 맞추는 가롯유다와 마방진'이다. 유다는 은 30냥에 예수를 팔아넘긴 후 '내가 뺨을 맞추는 이가 예수'라며 로마병사에게 알려준 예수님의 제자, 뒤쪽으로 로마병사가 숨어있는 것이 보인다. 가롯유다의 옆에는 간교한 존재로 상징되는 춤추는 뱀도 보인다. 


수난의 파샤드 왼쪽은 '최후의 만찬' '룽기누스의 창' '주사위를 던지는 로마병사들'을 형상화 한 것이다.  

성경에 따르면 로마병사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고 나서 주사위를 던져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갖고 거기에 앉아 예수를 지키고 있었으며  병사, 룽기누스는 는 예수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예수님의 옆구리를 찔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수를 찌른 룽기누스는 눈이 멀어 예수를 증오했으나 창을 타고 떨어지는 예수의 피로 얼굴을 씻으니 눈이 회복되어 나중에는 기독교에 귀의하여 성인으로 추대되었다. 

수난의 파샤드 오른쪽은 위에서부터 ' 십자가에서 내려지신 예수님'  ' 십자가를 대신 짊어진 시몬'  '예수님의 재판' 이다. 

'십자가에서 내려지신 예수님'은 숨을 거두신 예수님의 시신을 수습하는 장면이다. 뒤쪽의 여인이 성모 마리아다. 

'예수님의 재판'은 로마병사에게 잡혀온 예수님과 예수님을 심판한 빌라도 총독의 모습이 보인다. 빌라도는 로마제국의 군인으로 유대로 파견되었던 총독으로 성서에서는 '예수가 죄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제사장들에게 밀려 사형을 선고한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나 실제 역사적인 측면에서는 유대교에 대한 반감이 많았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수난의 파샤드 입구에는 손이 묶인 채 채찍질 당하는 예수의 모습을 조각해 놓았다. 성당을 출입하는 사람들은 인류의 죄를 속죄하려 채찍질과 고문을 당한 예수의 고통을 잊지 말라는 의미라고 한다. 


수난이 파샤드를 감상하는 방법은 왼쪽 아래부터 S자 모양으로 올라가면서 보면 이해가 쉽다.

최후의 만찬- 베드로와 병사들- 가롯유다의 입맞춤- 채찍질의 형벌-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 빌라도의 재판- 십자가를 대신 짊어진 시몬-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예수- 창을 든 병사 - 십자가의 죽음 - 예수의 시신 수습에 이어  제일 꼭대기 옥수수 모양의 첨탑 사이에 앉으신 부활하신 황금빛 예수님까지 보면 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내부.

아직도 진행중인 성당 내부는 가우디의 설계대로 돔과 창을 통해 자연광이 최대한 들어오도록 만들어졌다.

하나님의 영광을 빛을 통해 드러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전히 진행중인 총천연색 스테인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에 따라 내부의 색깔이 달라지기도 한다.  본당의 지하에는 가우디의 묘가 안치되어 있으며, 한쪽에는 박물관이 있어

사그라다파밀리아 성당의 설계에 관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옥수수 모양의 탑을 개방하고 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항상 열려있으며 힘써 읽기에 적절한 위대한 책은 자연이다.

 ... 세상에는 두 가지의 진리가 있다. 하나는 도덕과 종교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사실에 의거해 우리를 인도하는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이다. "

 - 가우디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설계하면서 가우디는 모든 것을 자연에 기초하였다.

성당을 돌아보면서 문득 자연의 한 부분을 만난다는 것은 상당히 즐거운 일일 것이다.

해와 나뭇잎을 형상화한 지붕, 옥수수 모양을 닮은 첨탑, 딸기와 오디를 형상화한 첨탑의 꼭대기,

그리고 나뭇가지가 뻗은 모양과 마디마디의 옹이까지, 달팽이를 닮은 계단부터 햇살이 비치는 나뭇잎 사이,

기둥을 타고 내려오는 뱀 한마리와 기둥을 받치고 있는 거북이 까지...

 

신을 믿든 믿지 않든, 자연 속의 모든 것을 통해 신의 영광을 드러내는 가우디에게 존경과 경탄을 보낸다.

자!!! 어디에 이것들이 숨어있는지 찾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