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금은 여행중 /5월 코카서스3국

고대도시, 주님의 요새 우플리스치헤

프리 김앤리 2018. 5. 2. 14:00

<2017년 5월 우플리스치헤는 바람이 몹시 불었다. 날씨는 쾌청했으나 거의 날아갈 수준의 바람.... 그래도 너무 좋았다. > 



터키의 카파도키아를 떠올리게 하는 동굴 도시.

그런데 카파도키아가 기독교인들의 은신처였다면 조지아의 우플리스치헤(Uplistsikhe)는 사람들의 집단 거주지였다.

우플리스치헤란 조지아어로 '주님의 요새'.

청동기시대부터 조성된 거주지로  기독교가 전파되기 이전의 시대(BC 6세기 ~AD 1세기)는 태양신을 숭배한 흔적이 보인다.

7세기 아랍이 조지아 지역을 점령했을 때의 우플리츠시케는 기독교인들의 집단 거주지였다.

11세기 실크로드 교역 당시에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주요지점으로 한때는 인구 2만명을 자랑하던 거대한 도시였다.

실크로드 시절, 세계 공용어가 우플리스치헤어였다니 조지아 지역이 동서양의 중심 교차로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보여준다.

앞으로는 쿠라 강이 흐르고 너른 평야에 뒤로는 험준한 산을 등진 천혜의 장소다.

1240년 몽골의 침략으로 큰 피해를 입어 현재 남아있는 동굴 도시는 원래 모습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

거대한 도시를 형성한 우플리스치헤 유적에는 신전과 왕의 방을 비롯, 일반인들의 거주지, 극장 약국 교회 감옥 등 한 사회의 기본 건물들과 빵을 굽던 터, 와인 저장소, 강까지 연결되는 비상통로까지 찾아볼 수 있다. 마을의 제일 꼭대기에 있는 교회는 10C 경의 건축물.



2016년 유월의 어느 날, 우플리스치헤는 몹시 더웠다.

내리쬐는 햇살 덕분에 한낮의 우플리스치헤는 바짝 달궈져 더위를 피할 곳은 동굴 안 뿐이었다.

오래 전 사람들이 살던 그대로, 더위를 피하고 갈증을 피하고 바람을 피하고 동물(?)을 피하고... 완벽한 동굴 체험이었다.

바위산 위에서 바라본 앞 풍경은 끝도 없이 너른 벌판!!

"그래, 사람들이 굶어죽을 일은 없었겠구나. 저리도 땅이 넓은데..."

마을 꼭대기에 우뚝 선 교회.

"유럽의 여느 마을처럼 교회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네. 아직은 신이 더 중요했던 시기!!"

한때는 2만명이 거주했다는데 진짜 그 말이 맞는 듯 했다. 엄청나게 큰 도시다.

 

 

 


하릴없이 이 바위 저 바위, 이 동굴 저 동굴을 서성인다.

밖으로 나오니 이제는 바람이 사정없이 불어댄다.

귀를 때리는 바람을 피하려면 역시 동굴?? 그런데 그 바람을 놀고 있는 여자애를 본다.

우리도 슬쩍 따라하기.

 

바위산을 바라보며 폼을 잡으면 나도 슬쩍 고독한 연기로 따라하기.


 

바람에 맞서 스카프를 휘날리면 나도 슬쩍 따라하기.


 

동굴 틈에 폭 안기면 나도 똑같은 장소에서 따라해보기...

ㅠㅠ 근데 이 친구들은 폼이 나는데... 나는 왜 이리 폼이 안나는 것이야 ㅠㅠ


 

하릴 없이 서성거리다, 햇살을 피하며 동굴 입구에서 잘익은 토마토만 실컷 먹다 터덜터덜 내려오는 길.

일명 우플리스치헤의 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