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지금은 여행중 /5월 코카서스3국

프로메테우스가 갇힌 산, 카즈베기

프리 김앤리 2018. 5. 2. 18:00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창조하고 인간에게 불을 훔쳐 준 그리스 신화속 인물이다. 프로메테우스는 '먼저 생각하는 자'라는 뜻.
그는 누구보다도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의 편을 들어 신의 제왕, 제우스에게 저항하는 인물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위로는 신을 공경하고 아래로는 짐승들을 다스릴 인간을 흙으로 빚는다. 그는 인간에게 짐승을 다스릴 지혜와 신의 재물을 받칠 손과 신을 찬양하는 목소리를 주었다.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는 피조물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선물을 배분하였는데 '뒤늦게 깨닫기'라는 이름의 에피메테우스는 아무 생각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새에게는 날개, 사자에게는 날카로운 이빨고 발톱, 거북이에게는 딱딱한 등판등을 줘버리고 제일 마지막에 창조된 인간에게는 줄 것이 없었다. 어쨋든 프로메테우스는 흙에 물을 부어 으갠 뒤 신과 같은 형상의 인간을 만들어 이레동안 볕에 말려 생명을 불어넣으려고 했다. 이때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지나가다가 이를 발견,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나비(프쉬케) 한마리를 날려보내 인간의 콧구멍으로 들어가니 인간에게 프쉬케(마음)이 깃들게 되었다 .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렀다. 이 땅에는 인간들로 차고 넘쳤다.
어느 날 제우스는 신과 인간을 모이게 하였다. 제우스는 코로노스의 통치 아래에서는 황금 종족인 인류가 마치 신처럼 복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신과의 구분이 애매하므로 신과 인간의 운명을 명확하게 하겠다고 하였다. 이때 그 역할을 스스로 짊어진 것이 프로메테우스였다. 프로메테우스는 그 일을 위해 거대한 소 한 마리를 잡아서 고기와 내장을 모조리 먹을 수 없는 가죽 속에 숨기고 그 것을 소의 위장 안에 넣어 한 쪽에 쌓아두었다. 다른 쪽에는 뼈를 단정하게 쌓은 다음 그 위를 하얀 지방으로 덮어 아름답게 꾸몄다. 그리고 제우스에게 이 둘중에 신들의 운명을 선택하게 했다.
그러자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의 흉계를 간파했음에도 불구하고 먹을 것이 없는 뼈가 있는 쪽을 골랐다. 왜냐하면 뼈는 소의 신체 중에서 유일하게 썩어 없어지지 않는 부분이며 불사불멸인 신들이 운명을 표현하는 데 어울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고기와 내장은 금세 부패하기 때문에 영원히 살지 못하는 인간의 운명을 나타나내는 데 적당했다.

이후 인간은 신들을 위한 제사를 지낼 때면 소를 죽여서 제물로 바친 뒤 소의 고기와 내장은 자신들이 먹고, 가죽과 위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유자재로 이용하고, 신들을 위해서는 뼈와 지방을 제단 위에서 태워야만 했다. 이 제식을 거행할 때마다 인간은 고기와 내장을 자신들의 위 속에 넣고, 뼈를 향기로운 연기로 승화시켜 천상의 신들에게 올라가게 하였다. 이것은 지상의 유한하며 육적으로 더렵혀진 인간과 천상의 영원하며 영적으로 청정한 신의 근본적인 구별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제우스는 자신을 속이고 부당하게 인간의 이익을 꾀했던 프로메테우스의 불손한 간계에 대한 보복으로 인간들로부터 생명의 양식을 숨겨버렸다. 제우스에 의해 풍요로운 대지의 생명의 양식이 감추어졌기 때문에 인간들은 땀을 통해서만 대지로부터 살아갈 양식을 얻어낼 수 있게 되었다. 노동, 특히 농경이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제우스는 불도 함께 숨겨버렸다.
자신이 창조한 어떤 피조물보다 인간을 사랑한 프로메테우스는 궁리 끝에 인간에게 금지된 불을 훔쳐 주기로 결심했다. 제우스는 불이 인간의 손에 넘어가면 위험한 상황이 초래되리라는 것을 염려하여 그것을 엄하게 금하고 있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번개에서 불을 훔쳐 속 빈 회향나무 안에 넣고 불이 꺼지지 않도록 쉴새없이 흔들며 지상으로 내려와 인간에게 건네주었다.

프로메테우스가 훔쳐 준 불로 인간의 삶은 달라졌다. 인간은 불을 이용하여 날고기를 조리하여 먹을 수 있었고 들짐승을 잡기 위한 기구나 농기구도 불을 이용, 담금질로 만들수 있었다. 더이상 겨울도 두렵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제우스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를 불러 청동 쇠사슬을 만들고 험준한 카프카즈 산 꼭대기에 프로메테우스를 묶었다. 거기다 제우스는 독수리로 하여금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매일 쪼아먹도록 하였다. 밤이 되어 독수리가 떠나도 프로메테우스의 간은 매일 새롭게 돋아나 고통이 끝나지 않았다.  프로메테우스의 죄, 그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었다. 이 형벌은 인간 영웅 헤라크레스가 제우스의 허락을 얻어 프로메테우스를 풀어줄 때까지 3천년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우리가 오를 수 있는 2000m 높이(게르게티 교회가 보이는 지점) 에서 바라다보이는 카즈베기.

프로메테우스가 갇혔다는 산이다.

신의 형벌로 끝이 없는 고통속에 시달리는 프로메테우스를 그리스 신화가 만들어 질 당시의 사람들이 이 카즈베기에 갇히게 했을 꺼다.

그 때 사람들이 보기에 가장 험준하고 가장 두려웠던 산이었을꺼다.



프로메테우스를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은 아주 많다.

그 중에 몇가지만 골라보면...


1.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파블로 루벤스 작 1618년.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소장



2. 프로메테우스 연작 천장화. Christian Griepenkerl(1839~1912) 작

   독일 Lower Saxony의 올덴버그 미술관 천장에는 프로메테우스 연작을 설치해 놓았다.

< 지혜의 신 아테나가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


< 제우스에게서 불을 훔치는 프로메테우스 >


< 카프카즈 산에 갇혀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먹히는 프로메테우스 >


< 프로메테우스를 구출하는 헤라클레스 >



3. 프로메테우스.  Nicolas Sebastian Adam 작. 루브르 박물관 소장




4. <프로메테우스 분수  >  1934년 폴 맨십 작.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 지하광장.



5. 윤동주의 시, 간


   간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우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사쓰 산 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지고

   나는 야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하는 프로메테우스

              1941년 11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