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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메리크리스마스 앤 키스

프리 김앤리 2011. 12. 26. 00:21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의미를 붙이는 일은 이제는 거의 없다.

부산이라는 동네에서 지금까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설레이면서 기대하고 

밤이 되면 어디라도 꼭 나가야 할 것 같은  괜히 들뜨는 기분은 한참 어릴때의 이야기다.

그래도 이 날을 아직도 평상시의 어느 날과 똑같이 넘기지 못하는 이유는???

덜 자란 어른처럼 산타클로스의 기적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가슴 설레는 사랑이야기가 있어서는 더더구나 아니다. 

단지 크리스마스 이브가 내 생일이라는 사실이 '선물'이라는 단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하기야 모든 사람들에게 다 하루씩은 있는 생일이니 그것 또한 그리 중요하지 않게 여긴 것도 아주 오래 전이다.

 

그런데 오늘 저녁, 생일도 하루 더 지난 크리스마스 저녁.

외출했다 들어온 남편의 손에 들린 크리스마스 선물에는 잠시 설레었다.

물론 자기 솜씨도 아니고 아내의 생일에 대한 배려는 더더욱 아니다.

누구 집에 들렀는데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손수 한지로 싸고 붉고 노란 꽃까지 끼워 리본으로 장식한 와인을 주시더란다.

분명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으면서도 현관으로 들어서며 내 생일 선물이라고 안긴다. 

내 생일인 크리스마스 이브는 애저녁에 다 지났는데 말이다.

ㅋㅋㅋㅋ

 

봐줬다.  평범한 와인을 이렇게 예쁘게 장식해주신 그 분께 감사드리며 무심한 남편을 봐줬다.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사온  크림트의 키스 옆에 두니 아주 멋지다.

 

굿바이 메리크리스마스 그리고 크림트의 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