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무실에 '발'이라는 친구가 있다.
이름이 '발'이다. 외자 이름이다.
이름 한자가 무엇인지 묻지는 않았으나 내게는 사실 별로 필요가 없다.
나는 그의 이름이 순 한글 '발'이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부터 투어야 여행사와 인연을 맺은 그는 유럽 배낭여행의 대장으로 스카웃된 친구다.
이미 수십번 유럽을 여행해서 이제는 유럽의 웬만한 도시는 골목골목까지 다 꿰뚫고 있다.
5대 박물관의 그림 하나하나는 물론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는 맛집까지 그의 레이다망에 걸려있다.
그와 함께 유럽을 여행한 이가 벌써 천 명을 넘는다고 하니 '발' 이라는 그의 이름은 참 어울린다 싶다.
뚜벅뚜벅 발로 걸어다닌 여행가, 보다 좋은 여행을 위해 발로 뛰어다니는 여행가, '발'.
언젠가부터 발씨가 동영상에 재미를 붙였다.
원래부터도 사진을 참 잘 찍는 친구였다. 색감도 뛰어났고 사진의 구도도 잘 잡았다.
우리 회사의 대장들이 다 만드는 블로그에서 그의 블로그가 좀 더 눈에 갔던 건 사실 한 편의 영화같은 그의 사진들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진 솜씨에 동영상 솜씨가지 보태지니 한 번 쓱 찍어온 장면으로 런던, 유럽등 유럽 도시를 안내하는 작품은 쉽게 뚝딱 만들어낸다.
남들도 다 가지고 있다는 DSSR 카메라로 찍어왔다는데도 말이다.
그러던 발씨가 며칠전에는 하루종일 뭔가를 붙들고 씨름하고 있다.
간혹 잔잔한 음악까지 흘리더니 또 뚝딱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IWU - I'll be with you."
선배가 하는 좋은 일에 자기 재능을 기부하는 중이란다.
티셔츠를 하나 사면 또 다른 한 장의 티셔츠를 전 세계 아동들이나 의복이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되는 '나눔 티셔츠' 운동과 관련한 동영상이다.
IWU는 이미 캄보디아와 미얀마 태국등에 수천장의 티 셔츠를 전달했다고 한다.
위의 사진은 한 대학의 봉사 동아리들과 함께 했던 어느 순간이란다.
캄보디아의 한 학교에 외벽 페인트 공사를 도운 모양이다.
봉사자도 일을 하고 이 학교의 학생들도 같이 일을 하고, 그리고 가지고 간 티셔츠를 나누어주었겠지...
그 때 그랬을까?
티셔츠를 받아든 한 꼬마가 말했단다.
"태어나서 처음 입어보는 새 옷이예요."
발씨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smil007)에서 퍼온다.
사진으로만 동영상을 만들어 정적인 느낌이 든다고 수줍게 건네 준 동영상이다.
다음에는 자신이 직접 봉사활동에 참가해서 아이들의 실재 모습을 담아와 진정한 동영상을 만들고 싶다며...
까만 첫 화면이지만... ▷을 누르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아직 첫화면을 만드는 수준까지는???
"태어나서 처음 입어보는 새 옷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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