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여행 Tip

천의 얼굴 '파스타'. 뭘 먹어야하지?

프리 김앤리 2012. 5. 18. 14:55

 

 

  이탈리아 식당엘 들어갔다. 파스타를 먹기위해서다.

  그러나 헉!! 이렇게 복잡한 메뉴판.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 하지?

  아무리 뚫어지게 쳐다봐도 정작 '파스타'라는 요리 이름은 없다.

  스파게티, 라쟈냐, 봉골레, 링귀니, 뽀모도르, 까르보나라...

  어디선가 한번씩은 들어본 이름인데 이게 요리 이름이라는 건지, 곁들여지는 소스 이름이라는 건지

  헷갈리는 이름들이 마구 뒤섞여 있는 메뉴판.

  아!!! 파스타 한번 먹으려는데 뭐가 이리도 복잡한 것이야~~

 

 

 

 '파스타'란 밀가루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국수나 만두 같은 것을 물에 끓여 만든 음식을 총칭한다.  

오잉? 국수? 만두?

하기야 우리나라 국수에도 물국수, 김치국수, 비빔국수, 칼국수, 잔치국수... 온갖 종류의 이름이 있기는 하다.

찐만두 군만두 왕만두에다 당면만두, 쇠고기 만두, 야채만두...의 그 만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자기네들도 ○○○○ 파스타, ○○○ 파스타 처럼 뒤에 이름을 붙여주기라도 하면 덜 헷갈리지...

우리가 온갖 파스타 앞에 붙는 온갖 이름을 다 알아야 할 이유는 결단코 없지만... 그래도 여행을 나가서는 잘 먹어야 하니까.

맥도널드, KFC 같은 패스트푸드점이 아니라 근사한 레스토랑에 앉아 메뉴를 보고 정확하게 찝어서 주문하는 그런 여행도 해봐야 하니까...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파스타 요리 전문점이 많이 생겨, 여행을 나가지 않더라도 파스타의 기본을 알고 있는 것은 현대인의 에티튜드?

 

우선 파스타는 면의 굵기와 모양에 따라 종류가 나누어지는데 국수같이 가장 흔한 긴 면발이 스파게티 , 그러니까 스파게티는 파스타의 한 종류다.

긴 면이라 하더라도 기본 스파게티보다 더 굵으면 링귀니, 그보다 얇으면 카펠리니라고 불린다.

물론 이것도 딱 세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세분해놓기도 한다. 개성을 중요시하는 이탈리아 사람을 딱 닮은 셈이다.

Long pasta와 달리  짧게 잘라놓은 Short Pasta는  그 종류가 더 다양하다.

꽈배기 모양의 후실리(Fusilli), 바퀴모양의 로텔레(Rotelle), 나비모양의 파르팔레(Farfalle), 구멍뚫린 마카로니(Macarony) 등이 있고

거기다 만두 타입의 라비올리(Ravioli), 라쟈냐( Lasagna)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메뉴판에 이런 이름이 나오면 그건 면의 굵기와 종류를 나타내는 겁니다. ~~~ 딱 정한 겁니다. ~~~

 

 

그러면 여기서 끝나느냐. 그게 아니란 게 문제다.

이제는 소스나 내용물에 따라 다시 그 종류가 나뉜다.

뽀모도르(Pomadoro, 토마토), 페스카토레(Pescatore, 해산물)가 있고  

모시조개가 들어간 봉골레(Vongole), 와 햄이 주로 들어간 까르보나라(Carbonara)도 있다.

 

주로 고기, 토마토가 들어간 스파게티나 페스카토레는 붉은 소스가 많고

봉골레나 까르보나라는 크림, 치즈가 들어간 흰색 소스가 주를 이룬다.

또 오징어 먹물이 들어간 파스타는 토나렐리(Tonnarelli)라고 부른다.

 

이런 원리로 따진다면 옆의 그림은 Spaghetti al Pomodoro 쯤 되겠다.

 

 

  

Pescatore(페스카토레) 스파게티                               Tonnarelli(토나렐리) 스파게티                                    Vongole(봉골레) 스파게티

 

 

Carbonara(까르보나라)                                               Linguine(링귀니) -    크림치즈                              Linguine(링귀니)   - 파마산 치즈, 바질

 

 

 

위의 네가지는 Short pasta. 면의 모양이 달라지고 넣는 또 소스도 다양하게 조합된다.

토마토 소스처럼 붉게 들어간 것도 있고, 그냥 올리브 오일만 조금 넣기도 하고 치즈가루를 얹어먹기도 한다.

다들 뜨거운 물에 삶아서 볶거나 소스를 얹어 먹는다.

메뉴판에는 마카로니, 파르팔레, 푸실리 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 이런 이름 조차도 아주 약간의 차이들에 의해 또 다른 이름으로 등장하기도 한다는 것.

 파스타란 게 면의 종류에 소스 종류를 서로 조합하면 얼마나 많은 종류가 나오는지...

 개성 만점에 다양성을 존중하는 이탈리아의 문화를 존경할 밖에.)

 

그래도 이건 파스타 분야에서 나름 독자의 영역을 가진 것들이다.

라비올리(Ravioli)와 라쟈냐( Lasagna)

만두처럼 속을 채워 소스를 얹어먹는 라비올리, 밀가루 반죽을 겹으로 붙여놓고 사이사이에 소스와 내용물이 첨가하는 라자냐.

좋은 식당을 만나면 아주 근사한 한 끼의 식사가 된다.

 

 

이 정도면 그래도 메뉴판을 보고 완전 까막눈 수준은 아니어도 될 듯.

 

그렇다면 절대 실패하지 않는 파스타 메뉴는?

그건 볼로네즈 스파게티(Bolognese Spaghetti)다.

이탈리아 볼로냐 지방에서 유래한 파스타로

'볼로네즈 스파게티' 라는 이름 자체가 고유명사로 대부분의 식당 메뉴에는 다 있다.

 

각종 야채와 다진 고기들을 토마토 소스와 함께 뭉근하게 끓여내어

고기의 깊은 맛과 야채의 향긋한 맛이 살아있는 요리다.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맞아

무엇을 먹을까 고민이 될때는 주저없이 시켜도 실패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파스타는?

천의 얼굴을 가진 아리쏭하고 복잡한 파스타 중에 가장 맛있는 것을 고르라면?

 

그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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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파스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