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여행 Tip

한국에는 떡볶이, 영국에는 Fish & Chips

프리 김앤리 2012. 5. 15. 16:48

 

 

유럽에서 떠도는 농담 하나.

 "지옥엘 가면 이탈리아인 경찰, 독일인 연인, 영국인  

  요리사가 있다."

무슨 뜻일까?

그만큼 영국에는 먹을 요리가 없다는 뜻이다.

별 요리도 안한 영국요리사는 지옥행 예약? 뭐 그런뜻? 

 

영국을 가면 뭘 먹을까?

뭐 특별한 전통음식이 없나?

프랑스하면  '달팽이', 이탈리아하면 '파스타' 처럼 말이야......

 

음~~ 영국의 대표 음식은 없다.

그래도~~~ 아쉬움?

 

있다. 영국에도 있다.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이 떡볶이라면 영국에는 Fish & Chips 가 있다.

 

영국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반드시 먹게되는 게 바로 Fish & Chips.

영국의 어느 동네를 가도 반드시 만나게 되는 길거리(?) 음식. 가장 편하게 사먹을 수 있는 음식...

 

 

 

Fish & Chips 는 패스트푸드다. 영국의 대표 음식이라서 오스트레일리아나 뉴질랜드에서도 인기가 많다.

여기서 잠깐! 한국 떡볶이와 영국 Fish & Chips의 다른 점.

한국 떡볶이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팔지는 않지만 Fish & Chips는 멋드러진 레스토랑에서도 엄연히 사먹을 수 있는 메뉴라는 점.

물론  동네의 조금만 가게에서 사서 Take out 도 가능하다.

Take Out을 하면 종이 box에 담아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신문지(요즘은 위생상의 이유로 신문지는 거의 없다. )나 흰 종이 봉투에 담아주기도 한다.

가격 싸서 좋고 들도 다니기 편해서 좋고...
Fish & Chips의 Fish는 대부분 대구살이나 가자미살 같은 흰살 생선, 그리고 달아날 수 없는 바삭바삭한 맛 감자튀김이 한 셋트다.

흰살 생선이라서 튀김음식이지만 좀 덜 느끼하고 담백할 수 있다는 게 장점.

또 밀가루 옷을 입히고 고온에서 금방 튀겨내서 생선살에 물기까지 촉촉하게 남아있기까지...

 

그렇다면 소스는 뭐지?

소금, 후추가 기본, 이 동네 사람들은 식초를 뿌려 먹기도 한다.

생선에 식초를 뿌려 먹던 습성은 기름기가 많은 청어요리에서 시작했대나???

그리고 케첩이나 마요네즈는 기본 제공.

그래도 좀 더 세련되게 먹으려면?

타타르 소스나 완두콩을 갈아만든 Mashy Peas에 찍어먹기도 한다.

 

그렇다면 영국 사람들은 Fish & Chips를 얼마나 사랑할까?

놀라지 마시라.

21세기 초에도 영국에서는 여전히 60,000 톤의 물고기와 500,000 톤의 감자가 Fish & Chips를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단다.

와우~~

 

 

Fish & Chips 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1800년대 중반부터 영국의 대중음식으로 부상한  Fish & Chips 덕분에

1900년 경에는 영국 전역에 30,000개 이상의 점포가 들어섰다. 

Fish & Chips 가게 소상인들은 1913년부터 전국 튀김장수 연맹(National Federation of Fish Friers)을 결성하여 단결을 과시했다고.

NFFF!  전국 튀김장수연맹!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NFFF는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We stood between the Government and grave discontent (…) and, more than any other trade in the country, between the very poorest of our population and famine and revolt

"우리는 정부와 불평분자들 사이에 서 있었다. (…)

그리고 국내의 다른 어떤 업계들보다도

가장 빈곤한 빈민층의 굶주림과 폭동을 막는 역할을 했다."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을 때 값싼 Fish & Chips 덕분에 어려운 사람들도 굶주리지 않아 전쟁 기간 동안 영국 사회의 안정에 이바지한 자신들의 역할에 큰 자부심을 가진 NFFF의 성명서였다.

 

 

 

사진: 영화 풀몬티의 한 장면

        '풀 몬티'는 한 때 잘 나가던 영국 철강도시 셰필드의 경기가 침체하면서

         해고당한 철강 노동자 여섯 명이 궁여지책으로 스트립쇼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