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여행 Tip

스위스는 퐁듀, 퐁당 퐁듀

프리 김앤리 2012. 5. 30. 17:14

 

<스위스 맛집 추천>

" 치즈에 퐁당 · 육수에 퐁당. 퐁당 퐁듀 "

 

 

 

누구는 이상한 냄새에 느끼해서 도저히 못 먹겠더라는 음식,

누구는 스위스를 가장 달콤하게 가장 고소하게 느꼈다는 음식, 퐁듀(FONDUE).

오늘은 퐁뒤를 만나러 가자.

 

 

 

퐁듀(Fondue)는 불어 "Fondre"에서 파생했다. 불어 Fondre는 녹인다는 뜻이다.

치즈를 불에 녹여서 걸쭉하게 만들기 때문에 나오는 이름이다.

식탁 위에 불을 올려놓고 치즈를 끓이면서 잘게 자른 빵을 꼬챙이에 끼워 치즈에 퐁당! 찍어 먹는다.

'퐁당 퐁듀'. 이름도 딱 어울린다.

 

퐁듀는 18세기 초엽, 스위스 산악지대에 사는 사냥꾼들이 마른 빵과 치즈만 들고 나가

밤이면 야외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녹인 치즈에 빵을 적셔 부드럽게 해서 먹었던 게 그 시초다.

원래는 먹다 남은 빵, 딱딱하게 굳은 빵을 치즈와 함께 먹던 소박한 음식이었는데 지금은 스위스의 대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소박했는지 모르지만 요즘은 치즈를 녹이는 그릇도 고급으로 흙으로 짓은 질그릇에

치즈에 마늘과 화이트 와인, 과일 증류수에 녹말가루도 풀고 후추도 뿌리고 

찍어 먹는 것도 빵 뿐만 아니라 고기, 야채, 과일등으로 다양해진 상당히 고급 요리다.

 

그래도 걸쭉한 녹인 치즈가 향기롭기는 커녕 때로 발효 치즈의 끓는 냄새가 우리네 청국장처럼 고약해서 지레 손이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나마 실패하지 않으려면 메뉴판에서 Tomaten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퐁듀를 시키면 토마토 소스 맛이 있어서 냄새에 질려하는 사람에게도 괜찮다.

안그랬다간 간혹 스위스 대표음식이라고 근사한 식당에 찾아 퐁듀를 시켰건만 먹지는 못하고 되레 욕만 하고 돌아나오는 경우도 있다나?

물론 치즈의 고소함과 달콤함을 즐기는 사람에게 세상에서 퐁듀만한 음식은 없다.

 

 

 

그렇다면 냄새에 취약한 사람들은 퐁듀를 정녕 포기해야 한단 말인가?

스위스 대표 음식은 절대로 시도하지도 못한다는 말인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퐁듀에도 세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치즈 퐁듀, 그리고 퐁듀 보르기뇽(FONDUE BOURGIGNONNE), 퐁듀 바쿠스(FONDUE BACCHUS )가 바로 그 것이다.

퐁듀 보르기뇽은 샐러드 오일을 끓이면서 작게 썬 쇠고기 안심과 야채등을 퐁당 담궈서 먹으면 되고,

퐁듀 바쿠스는 얇게 저민 쇠고기를 등심이나 작은 새우를 넣은 진한 쇠고기국물에 익혀 먹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보자면 국물 시원한 소고기 샤브샤브다.

이 때 고기는 칠리나 땅콩 등의 소스에 찍어먹기 때문에 느끼하지 않고 맛있다.

고기를 다 먹고 나서 육수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여러 재료와 함게 만들어주는데 그 맛 또한 일품이다. 

치즈 퐁듀에 느끼하다면???

퐁듀 바쿠스에 도전하라!!!

 

아!! 퐁듀따라 전해내려오는 관습에는 이런 것이!!!

퐁듀를 먹을 때 빵을 떨어뜨리면 여자는 오른쪽에 있는 남자에게 키스를, 또 남자는 일행들에게 와인을 사야한다???

그러니 절대 고기든 빵이든 빠뜨리지 말 것이며... 혹? 오른쪽에 앉은 남자에게 관심이 있다면??? 그건 It's up to you다.

 

그리고 같이 식사를 하는 일행이 많으면 두 사람은 퐁듀를 (퐁듀는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

다른 사람은 치즈에 열을 가해 녹은 치즈를 긁어서 빵이나 햄에 발라 먹는 Racrette나 

감자를 가늘게 채 썰고  양파  베이컨을 넣고 볶아 만드는 Rosti를 곁들이면 그 날의 식사는 환상!!!

 

자~~ 그러면 퐁듀건 로스티건 도대체 어디로 먹으러 가야할까?

 

내가 추천하는 곳은!!!

인터라켄의 Des Alpes와 라우터브룬넨의 Schutzen Hotel Restorant다.

 

   

 

 

 

인터라켄 동역에서 오른쪽으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이 멋진 식당이 보인다.

약간 비싼게 흠이기는 하지만 맛은 끝내준다.

여름밤이면 야외 식탁에 발디딜 틈이 없이 현지인들이나 여행자들이 찾는다.

때로는 앞 산에서 내려앉는 패러글라이딩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만나기도 하는 곳.

 

 

 

 

 

 

 

 

슈첸 호텔의 레스토랑은 여행 중에 두번이나 갔던 곳이다.

두 번 다 퐁듀 바쿠스를 사먹었는데 메뉴판에는 따로 Chinese Fondue 라고 되어 있다.

유럽을 다니면서 국물 있는 음식을 못먹어서 밥을 먹어도 뭔가 허전했는데 소고기 육수가 몸 안으로 들어온 순간... 그 행복함...

역시 한국 사람은 국물!!

게다가 스위스 알프스의 전경이 바로 내 눈앞에서 펼쳐지니 더이상 아무것도 부럽지 않은 순간이었다.

라우터브룬넨 기차역 매표소 뒤편으로 나와 왼쪽으로 언덕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오른편에 슈첸 호텔(레스토랑) 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