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지금은 여행중 /7월 크로아티아

바다의 오르간, 태양의 인사. 크로아티아 자다르

프리 김앤리 2012. 6. 19. 16:16

<2012. 7월. 크로아티아 여행 준비 08>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일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상이라는 단어가 주는 일련의 연상작용, 정해져 있음- 기본 틀- 틀- 네모상자 -시간 엄수- 질서- 규칙 등에서 살짝 벗어날 수 있는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주는 짜릿함이다.

그러나 불확실성에서 연상되는 단어는 위험함이고 그래서 떠오르는 감정은 두려움이다.

 

인간은 모순덩어리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때는 나이가 빨리 들기를 원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서 지금의 행복을 잠시 접어두는 모순 덩어리.

 

틀에 갖힌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행을 꿈꾸면서도 그 여행이 가져다주는 불확실성을 두려워 한다면 얼마나 웃긴 이야기가 되버리는지...

그래서 나는 딱 정해져 있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 정해놓은 여행을 즐겨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여행을 떠날 때는 주로 항공권과 첫날 저녁의 숙소만 정해놓고 간다. 나머지는 가서 처리한다.

물론 큰 outline은 잡아두지만  그것도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떠나는 길에는 항상 두려움이 있지만 세상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어디든지 누군가가 우리를 도와줬고 항상 그랬다.

 

ZADAR를 가려고 한다.

물론 전혀 계획에 없었던 거다.

그러나 함께 떠나는 배쌤이 어디선가 찾아낸 블로그 한편에 마음이 동해서 얼른 일정을 바꿨다.

방이 제대로 없어서 콘도처럼 빌려주는 아파트 몇 칸을 예약해 두었다. 두렵지만 설렘을 안고 가기로 했다.

2009년을 여행할 때 물론 Zadar를 가기는 갔다.

이탈리아 앙코나에서 야간 크루즈를 타고 크로아티아쪽에 도착한 곳이 자다르였다.

가이드북에는 자다르에 대한 별 설명이 없었고 우리는 황제가 반한 도시 스플릿으로 달려가기에 바빴다.

항구에 도착해서 무슨 성벽 같은 걸 지나 버스를 타고 터미널까지 갔던 기억 이외에 아무 것도 없다. 

안그래도 론니플래닛에 '자다르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여행지'라고 해 두었단다.

 

그런데 공부를 해보니까 아주 매력적인 도시다.

덕분에 또 새로운 곳을 가게됐다.

불확실하지만, 그래서 두렵기도 하지만 이런 여행을 제안해 주는 동행들에게 참 고맙다.

 

 

자~~~ 자다르 공부하러 갈까요?

 

우선 여기.

태양의 인사 (Sun Salutation)

330개의 유리판이 아드리아해의 뜨거운 햇살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거대 유리판은 한 낮의 태양열을 그대로 모아두었다가 밤이면 그 에너지로 불을 밝힌다.

어둠이 찾아와도 한낮의 '태양이 인사'를 하는 거다.

 

이렇게...

 

 

이 곳은 꼭 해가 지는 시간에 가야겠다.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와 접해 있어서 대부분의 도시가 서쪽 해안으로 나있다.

바다에 지는 노을과 함께 태양의 인사를 받으러 가리라.

 

그리고 자다르에서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

 

바다 오르간(Sea organ)이다.

바다에서 파도가 치면 계단 틈에 설치된 파이프와 호각이 연주를 한다.

사람들은 대리석 계단에 앉거나 누워 바다가 들려주는 자연의 노래를 듣는다.

 

파도가 세게 치면 세게 치는 대로, 파도가 잔잔하면 잔잔한 대로

바다 오르간의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담아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전달한다.

 

  

  

이렇게...

들리세요?

바다가 들려주는 노래소리가 들리세요?

 

이곳에도 물론 로마시대의 다른 유적들 처럼 광장도 있고

 

성당도 있지만...

 

크로아티아의 다른 도시들 처럼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의 도시이지만..

 

그 곳엘 가면 바다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바다 오르간이 춤추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노을진 저녁에 한 낮의 뜨거운 태양이 전해주는 인사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