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지금은 여행중 /7월 크로아티아

눈부신 설레임.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프리 김앤리 2012. 6. 25. 18:48

<2012. 7월. 크로아티아 여행 준비 11>

 

우선 그건 알고 가자.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쇼는 "두브로브니크를 보지 않고 지상의 천국을 논하지 말라"고 했다.

유럽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여행지 1위,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HOT하게 떠오르는 여행지가 바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다.

2009년도에 여행하였을 때 나는 두브로브니크의 올드 타운에 반해서 하루종일 돌아다녔다.

이 골목 저 골목 그저 걸어다니고 반짝이는 대리석 길 위에서 황홀했다.

권삼윤씨의 책, 「두브로브니크는 그날도 눈부셨다」의 표지에 있던 빼곡한 붉은 지붕과 눈부신 아드리아해가 펼쳐지던 장면의 앞에서

감동했다.

 

유럽 지성인들의 이야기, 찬란한 문화유산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이야기는

여행 이후로 미뤄두고 우선은 사전 공부에 집중하자.

 

두브로브니크에서는 무엇을 봐야 할 것인가?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핵심은 올드타운이다.

붉은 지붕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오밀조밀한 지역, 올드타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곳 올드타운은  높은 성벽으로 둘러 싸여 있다.

성벽의 밖은 바로 깊은 낭떠러지 절벽이다.

천혜의 요새다.

베네치아 공국과 해상무역으로 서로 경쟁했고

발칸 지역과 이탈리아 지역을 잇는 해상 중계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형성하던 두브로브니크 공국이었다.

 

그러나 사실 올드타운은 성벽의 끝에서 끝까지,

구시가지 안을 직선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면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다.

그러나 그 작은 타운으로 세계여행자들이 모여드는 그 매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지를 들어가려면 주로 필레 게이트(Pile Gate, 서문)을 통과하여야 한다.

16세기에 지은 이중문으로 다리를 들어올려 외부의 침입을 차단할 수 있다.

문 위에는 두브로브니크의 수호 성인인 성 브라이세(St Braise)의 조각이 보인다.

블라호 성인이라고도 부른다.

전설에 따르면 972년 베네치아 군대가 두브로브니크를 정복하기 위해 그루즈와 로크룸에 닻을 내렸다.

성 스테판 성당의 스토이코 신부가 도시를 구원해 달라고 기도를 했고,

그때 블라호 성인이 무리를 이끌고 나타나 베네치아 군대의 전략을 알려주어 그들을 격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조각의 한쪽 팔에는 지진이 일어나기 전의 두브로브니크 도시 모형을 들고 있다.

구시가지 안의 브라이세 성당에서도 이런 모습의 조각을 볼 수 있다. 

 

코발트빛 밤하늘에 조명을 밝힌 필레 게이트.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가면 반드시 하는 게 성벽 걷기다.

(입장료 70쿠나? 정확하게 알 수 없다. 2009년에는 40쿠나였는데 2011년에 70쿠나까지 올랐다니 올해는 얼마일지...

 그리고 올 7월부터는 EU 회원국으로 유로를 받는다면 또 얼마일지...)

한쪽 옆은 완전 절벽, 성벽을 따라 걸으면서 왼쪽으로는 구시가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오른쪽으로는 아드리아해의 푸른 바다를 보며 걷는다.

천천히 사진도 찍도 감상도 하면서 걸으면 족히 두시간은 걸린다.

그러나 한 낮에는 너무 더울 수 있으므로 우리는 아침? 혹은 해질녁?에 걸을 생각이다.

 

성벽에 바라보는 두브로브니트의 대리석 길.

 

구시가지 밖에서 바라본 두브로브니크의 성벽.

진짜 천혜의 요새다.

누가 감히 저 바위절벽을 침략할 수 있단 말인가???

 

성벽 돌기를 마치고 내려와서 구시가지에서 만날 수 있는 오노프리오 샘(Onofrio Fountain).

1438년 오노프리오 드 라 카바(Onofrio De La Cava)라는 사람이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20Km나 떨어져 있는 스르지 산에서 물을 끌어와 이 곳의 사람들에게 식수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했다.

물이 솟아나는 구멍 하나하나마다 정교한 조각작품으로 되어 있는데

17세기의 큰 지진으로 일부는 파괴되었지만 기본은 끄떡하지 않고 여전히 이 광장을 지나는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그리고 길게 뻗어있는 플라차 대로.

고현정의 맥심광고를 찍은 바로 그 거리다.

오랜 세월 사람들의 발길에 닳아 대리석이 반짝거린다.

사실 이 거리는 성채를 쌓기 전에는 바닷물이 흐르는 운하였으나 성채 도시가 된 후에는 바다를 메워 만들어진 길이다.

두브로브니크는 두 차례의 강한 지진이 일어나고 나서 도시를 모두 대리석으로 지었다.

덕분에 후손들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선물해 주고 있다.

그래서 두브로브니크의 또 다른 이름은 "돌이 마술을 부린 도시".

 

오노프리오스 분수 옆으로는 프란체스코 수도원이 보인다.

입구의 문 위에는 죽은 그리스도를 안고 슬픔에 잠겨있는 성모 마리아의 조각, 피에타가 눈에 띈다.

그러나 그 보다 이 수도원이 내게 의미를 준 것은 1391년 세계 최초로 일반인들에게 개방한 약국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옛날에는 수도원이 교육이나, 의료, 복지의 중심이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나

14세기 당시의 일반인을 위한 약국이라... 혁명과도 같은 일이다.

이 약국은 지금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

거기서도 피렌체의 오래된 약국에서처럼 고현정 수분크림을 살 수 있을까?

웬만한 크린싱 크림보다 더 좋다는 비누를 살 수 있을까?

같은 이탈리아 문화권이니까 가능할까???

 

그리고 여기는 스폰자 궁전과 국립기록 보관소.

건축 당시에는 전세계 상인들이 드나들면서 물건을 거래하는 무역센터 기능을 했다.

이후에는 지식인들이 과학, 문화,예술을 논하는 문화센터로 이용되기도...

 

역시 이 건물이 나의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문화센터나 무역센터가 아니라

지금 현재의 기능인 국립 기록보관소라는 점이다.

그곳에는 얼마되지 않는 오늘날의 전쟁, 유고내전에 관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불타는 두브로브니크

화염에 휩싸인 두브로브니크...부숴지고 폐허가 된 오늘날의 전쟁터.

20세기 말, 바로 우리의 시간과 겹쳐지는 시간대에 그곳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었음을 알게 해주는 곳이었다.

 

루짜 광장의 또다른 한 편으로는 성 브라이세 성당이 보인다.

입구에는 필레 게이트와 마찬가지로 두브로브니크 시가의 모형을 들고 있는 브라이

세 성인의 조각상이 있다.

두번에 걸친 지진과 화재에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 기적과 같은 건물이다.

 

그 옆에 있는 렉터 궁전.

사진의 각도로 보자면 베네치아의 두칼레궁전을 보는 느낌과 비슷하다.

 

옆의 스폰자 궁전이 경제 중심이었다면 이 렉터 궁전은 두브로브니크의 정치적 중심이었다.

나는 저때 입장료(40쿠나?)가 아까워서 입구에서만 서성댔다는...

이번에는??? 모르겠다. 현재까지는...

여름에는 안쪽 뜰에서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는데... 클래식 공연에는 살짝 마음이 댕기기도 한다.

 

 

 

 

스폰자 궁전, 레짜 궁전, 성 브라이세 성당은 필레 게이트에서

플라차 대로를 따라 구시가지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면

바로 옆옆에 붙어 있다.

그 광장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동상.

롤랑(Roland) 동상이다.

롤랑의 이탈리아식 표기가 올란도다.

 

세계 여행중에

라트비아의 리가에서도 보았고, 독일의 브레멘에서도 보았던 동상이

이 곳 두브로브니크에도 있었다.

 

롤랑은 8세기에 살았던 전설적인 기사다. 그는 샤르마뉴 대제 휘하의 군인으로 에스파냐를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피레네 산맥에서 죽었는데

그의 이야기가 15세기 이곳 두브로브니크에 전해졌고,

그의 독립과 자유정신이 평가되어 1418년에 롤랑상이 세워지게 되었다.

그의 무용담은 영웅 서사시 <롤랑의 노래>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왼손에 방패를 오른손에는 칼을 들고 있는데

이 칼이 바로 요정들이 만들었다는 명검 뒤랑달(Durendal)이다.

 

올란도 동상이 있는 돌기둥의 위에는 자유를 상징하는 축제 깃발이 걸려 있는데

1950년 7월 10일부터 매년 이곳에서 두브로브니크의 여름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자유를 향한 축제의 시작이라고 할까?

 

 

 

 

 

이렇게 우리는 구시가지를 구석구석 보고나면 두브로브니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스르지 산으로 올라야 한다.

시간이 될 지, 체력이 될 지 모르지만...

현재는 케이블카가 놓여져 있으므로 체력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시간이 문제다.

왜 시간이 문제냐고?

사실 직선의 대로를 따라 걸으면 10분 정도 밖에 안된다는 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지,

사진을 찍고 아드리아 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다 즐기고도 성벽을 한바퀴 도는데 두시간 정도밖에 안걸린다는데

왜 시간이 문제냐고???

 

두브로브니크의 치명적 매력, 골목들 때문이다.

우리는 이 골목 어딘가에서 두브로브니크 사람들이 걸어놓은 빨래를 쳐다보고 히히덕 거리기도 해야 하고

어느 햇살이 따가운 광장에서는 파라솔 아래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기도 해야 하고,

해산물이 가득한 스파게티, 혹은 구운 문어탕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감이 뚝뚝 묻어 나올 것 같은 푸른 바다로 뛰어드는 사람들을 한참동안 보고 있어야 할 지도 모르고

어쩌면 우리가 그 물속으로 뛰어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천천히.. 마음가는 대로...

걷고 싶으면 걷고... 가고 싶으면 가고... 쉬고 싶으면 쉬고...

볼 것도 많지만 버나드쇼가 말한 지상의 낙원에서 우리가 누려야 할 평온함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