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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김- 책 소개] 311일간 세계 곳곳 누빈 경험담 세상 공개

프리 김앤리 2012. 7. 20. 15:30

한국일보에서 담아왔습니다.

한국일보 7월 12일자 사회면  http://news.hankooki.com/ArticleView/ArticleView.php?url=society/201207/h2012071202333321950.htm&ver=v002

이호철 전 민정수석, 311일간 세계 곳곳 누빈 경험담 세상 공개

부인과 배낭 여행기 '지구와 연애하는 법' 출간

 

 

잠시나마 고된 현실을 잊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낯선 땅에서 현실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여행이 주는 사색의 즐거움 때문이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그의 부인 김승란씨와 함께 최근 발간한 <지구와 연애하는 법>은

그런 맥락에서 흔치 않은 여행서적이다.

그는 부인과 2009~2010년 311일간 세계 곳곳을 누빈 경험담을 세상에 공개했다.

 책은 이들 부부가 타국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담담하게 소개하고 있다.

언뜻 금슬 좋은 중년 부부의 '로맨틱한 여행'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기억하는 이라면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가슴 한쪽이 시큰거림을 느낄 것이다.

이 전 수석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필한 참여정부의 핵심 참모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봉화마을로 와 농사를 짓던 중 부인과 길을 떠났다가 서거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했다.

삼재까지 마친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다시 짐을 꾸렸다.

"지금 이곳에선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는 게 당시 그가 남긴 말이었다.

'대통령님이 돌아가신 지 벌써 삼년. 이제는 그가 떠난 것에 조금 익숙해간다.

그러나 낯설고 새로운 것을 만나는 우리의 일상은 여전히 여행 같다'는 책의 서문에서 당시 심정을 드러낸다.

특히 그는 "바람으로 늘 우리와 함께하신 대장님(노 전 대통령)께 이 책을 바친다"고 서문을 갈무리했다.

이 책이 다른 여행서적에 비해 흥미로운 것은 흔치 않은 여행지가 자주 등장한다는 데 있다.

요르단의 와디럼 사막, 인도 맥그로드 간지, 룩셈부르크 뮬러탈 숲 등 등….
특히 독일 아우슈비츠에서의 기록은 여행이 정신적 성장에 얼마나 단비가 될 수 있는 지 엿볼 수 있다.

책 말미에는 재미있는 기록도 있다.

여행 내내 사용한 숙박비, 교통비, 식비, 입장료는 물론

매일 두 사람이 걸은 걸음수까지 꼼꼼하게 기록해 배낭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될 만하다.

예린원, 407쪽, 1만5,8000원.

강성명기자 smk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