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에서 퍼왔습니다.
한겨레신문 7월 16일자 사회면 [이사람]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542573.html
[이사람] “311일 나란히 뚜벅뚜벅 지구와 연애했죠”
중국·유럽 배낭여행기 펴낸 이호철·김승란씨 부부
2009년 민정수석 뒤 47개 도시 여행
“책상 아닌 길에서 세상 느끼고 싶어”
중국에서 유럽까지 311일 동안, 그날그날 만보기에 찍힌 걸음을 더하니 모두 484만 걸음.
하루 1만5천번이 넘는 걸음을 걸었으니 고행이라 할 만했다.
참여정부 민정수석을 지낸 이호철씨와 부인 김승란씨 부부가 하루 12만원 남짓으로 세상을 누비고 다닌 기록을 담아
<뚜벅부부의 배낭 여행기-지구와 연애하는 법>을 펴냈다.
2009년 3월8일부터 2010년 2월4일까지, 1년 가까이 부부가 둘러본 47개 도시의 여행기를 담은 책으로
블로그 ‘푸른 지구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올렸던 글·사진·일러스트를 찬찬히 되살렸다.
이 전 수석은 “청와대 생활을 마친 뒤 외국에 공부하러 갈 수도 있었지만
책상에서 배우기보다는 길 위의 세상에서 배우고 느끼고 싶었다”며
“그냥 뚜벅뚜벅 두 발로 세상 속으로 걸어들어가 익숙한 시간과 습관을 버리고 낯선 것과 만나려,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1981년 노 전 대통령을 운명처럼 만나 20년 넘게 함께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내 운명을 바꾸었던 ‘그 사건’(부림사건)을 만나고 나서야, 나는 판사로 변호사로 사는 동안 애써 억눌러왔던 내면의 소리를 진지하게 듣게 되었다.
내 삶이 부끄럽게 느껴졌다”고 썼다.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에서 피고인과 변호인으로 만났다.
부부는 여행 두 달만인 2009년 5월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에 잠시 귀국하기도 했다.
“하루 24시간 같은 장면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그 시간들을 추억으로 공유하는 것이 우리의 여행 방식”이라고 소개한 부부는 ‘서로가 여행의 가장 좋은 파트너’였다.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은 추천사에서
“이들이 길 위에서 띄운 편지들을 읽고, 이들이 만난 사람들의 역사 이야기를 듣고 하다 보면,
이 자유롭고 아름다운 영혼의 부부가 세계 곳곳을 함께 다닌 것 자체가 경이로움으로 느껴진다”고 적었다.
이 책은 스마트폰과 연결해 풍부하고 생생한 정보도 제공한다.
‘지구와 연애’ 무료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책 속 47개의 스마트팁 마크를 인식시키면
책에 미처 싣지 못한 여행지 사진들과 각 나라 입국 비자 필요 여부, 머물렀던 숙소, 주변 식당 같은 유용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부산/이수윤 기자 s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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