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지금은 여행중/7월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헝가리 음식의 대표주자, 굴라쉬와 토카이

프리 김앤리 2013. 6. 14. 17:00

하기야 걱정은 없다.

지금까지 여행에서 먹는 것 가지고 그다지 문제가 있은 적은 별로 없다.

까탈스럽지 않는 이유들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도 아닌 남의 땅에서 음식이 입에 안맞은들 어쩌겠냐구.

걍 먹는거지. 그게 남의 나라 여행 온 기분 아니겠냐고.

너무 척척 들어맞으면 재미가 없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헝가리 음식이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맞다는 건 이미 정평이 나있다.

맵고 짜고 얼큰한 걸 좋아하는 우리 국민이 외국 여행, 그것도 아시아가 아닌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을 찾았을 때 가장 아쉬운 건

아이들은 도저히 알 수 없는 뜨거운데도 속이 시원하고 매운데도 속이 풀리는 듯한 국물인데, 그게 있는 곳이 헝가리다.

이름하여 굴라쉬(Gulyas/Goulash)!

하기야 요즘은 유럽 대륙 전역에 걸쳐 대중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만은

그래도 굴라쉬의 본고장에서 먹는 맛하고 비교를 하랴.

더구나 조상이 아시아의 어느 민족 정도가 되어서 붉은 고추 좋아하고 매운 파프리카 좋아하는 헝가리임에야~~~

 

 

그렇다고 식당에 앉아 '굴라쉬(혹은 구야쉬)라고 외친다고 반드시 얼큰한 국물의 요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때로는 스파게티나 마카로니에 버물려서 나오기도 한다.

굴라쉬는 소고기를 주요 재료로 해서 각종 야채와 마늘, 고추, 토마토 등을  넣어서 만드는 요리로

국물이 먹고 싶다면 반드시 '굴라쉬 스프'를 주문해야 한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육개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원조 논쟁에 하나 더 올리자면 우리가 크레페라고 부르는 펄러친터(Palacsinta)다.

얇은 밀전병에 과일이나 생크린, 초콜렛, 치즈등을 얹어 먹는 간식거리.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크레페는 항상 있고, 가장 손쉽게 사먹을 수 있는 간단요리다.

그런데 이 것도 헝가리가 원조라는 사실. 본고장 맛을 느끼려면 한번쯤은 시도해 볼 만~~~

서민적인 까페에서는 우리 돈으로 1000원 정도면 사먹을 수 있다.

 

헝가리를 갔다면 절대로 빼먹어서는 안되는 또 한가지는 토카이 와인(Tokaji Wine)!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토카이 와인의 주요 원산지는 헝가리 북부의 토카이 지방이다.

천년도 더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토카이 와인은 단 맛과 진한 향으로 유명한데 사실 슬픈(?) 기원을 가지고 있다.

11세기 오스만 제국이 이 곳을 침입하여 농부들이 포도 수확시기를 놓쳐

눈도 맞고 곰팡이도 핀 포도를 그제서야 따서 포도주를 담궜는데~~~ 그 맛이 환상이었다나?

그래서 지금도 토카이 와인은 눈을 맞은 후의 포도를 수확한다고 한다.

토카이 와인을 맛본 루이 15세는 '와인의 왕이자 왕의 와인'이라는 호들갑을 떨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토카이 아수(Tokaji Aszu)는 당도에 따라 Puttonyos 라는 등급을 매기는데 3등급부터 6등급까지 있다.

포도주 병의 겉면에 등급이 표시되어 있는데 높은 등급일수록 오래 숙성되어 당도가 높고 당연히 가격도 비싸다.

일반적으로 4등급 정도가 가장 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 그러면 우리는 굴라쉬와 토카이를 먹으러 어느 식당엘 가야할까?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을 꽂으라면 단연코 '군델GUNDEL'이다.

투어야 우리 식구들도 대답도 그러했다. 분위기 좋고 맛도 그런대로 있단다. 그리고는.... "굳이..." 라며 말 끝을 흐린다.

유럽 식당에서 분위기가 좋다는 것은 품위가 있다는 것이고 품위를 따진다면 당연히 가격일 터.

'부다페스트'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영화 '글루미 선데이'의 배경이기고 하다.

심심하면 한국사람들이 들어와 '글루미 선데이'를 연주해 달라고 한다고...

 

 

세체니 온천 바로 옆에 있다고 하니... 생각해볼까???

비싸거나 말거나 우리도 분위기 한번 잡아봐!!!

(결과는 다녀와서 알려드리겠습니다.)

   Gundel

   주소 : 1146 Budapest, Gundel Károly út 4 헝가리 ‎

   전화 : +36 1 468 4040

 

그러면서 더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곳은 보행자 전용도로인 바찌 거리의 Fatal 레스토랑이다.

무엇보다 양이 푸짐해서 먹고 나오면 행복 만땅이란다.

조금 비싸도 분위기를 즐길 것인가? 양이 많은 행복감을 즐길 것인가???

상황에 따라 선택할 예정이다.

또 아나? 둘 다 꽝이고 우린 또 다른 곳을 찾을란지... 정해져 있지 않은 일정을 충분히 즐길 생각이다.

하여튼~~~

바찌거리의 퐈탈 식당을 간다면 입구에 떡하니 만들어져 있는 4인용 ~5인용 셋트메뉴를 자세히

봐야 한다고 했다. 고기부터 소세지 야채까지... 눈짐작으로 감당할 수 있는 셋트를 주문하기만 하면 된다고...

 

  Fatál Étterem 
  주소 : 1146 Budapest, Gundel Károly út 4 헝가리 ‎

  전화 : +36 1 468 4040

 

 

멋진 식당 하나 더 찾아보자.

부다페스트의 다뉴브(두나) 강 가에 있는 멋진 레스토랑, SPOON.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강 위에 떠있는 보트 레스토랑이다.

테이블에 앉아 바라보는 경관으로 이미 한 몫한다.

론니 플래닛에서도 추천하고 있고, 트립 어드바이저의 리뷰 수도 엄청 많다.

 

 

세체니 다리 바로 아래 있는 레스토랑이니 찾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겠다.

 

  Spoon Café & Lounge
   주소 : 1052 Budapest, Vigadó tér 3. kikötő 헝가리 ‎

   전화 : +36 1 411 0933 ‎

 

그런데 나는 왜 이럴까?

한강변에 아주 멋지게 차려놓은 근사한 레스토랑보다 저기 동대문 시장안의 어느 국수집이나

해운대 해변이 바라다보이는 분위기 있는 식당보다 동래산성 올라가는 길목의 어느 막걸리 집에 더 애정이 가는 건 뭘까?

홈페이지까지 근사하게 만들어 놓고 여러 잡지에 자주 등장하는 레스토랑 보다는

이름도 없는 어떤 집, 여행자들은 모르지만 현지인들은 잘 알고 있는 그런 집이 왜 더 좋을까?

여행을 갔다 와서 주변 사람들이 던지는 " 너, 거기는 가봤냐?"는 질문에 

 "우리는 안갔노라"고  아니 "전혀 몰랐노라"고 대답할 때면 섭섭하기도 하고  또 뭔가 여행을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 아쉬운 느낌은 아주 잠시.

실제는 현지인들이 아는 뒷골목의 어느 허름한 식당에 더 애착이 가고

거기서 마주친 수줍은 주인의 얼굴이 삼삼거리는 이유는 뭘까?

 

그렇게 따진다면 여길 한번 더 가고 싶다.

(찾을 수 있을라나 모르겠다)

중앙시장 길 건너 어딘가에 있던 조그만 식당.

우리가 묵었던 호스텔의 젊은 스텝이 추천해 주던 동네 식당.

배고프고 추웠던 우리를 몇번씩이나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던 이 곳.

나는 여기를 한번 더 가고싶다.

 

 

그리고 이 곳.

중앙시장 2층의 어느 식당.

한 손에는 넵킨을 걸치고 또 한 손에는 와인을 따르는 점잖고 품위있는 종업원은 없지만

사람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복작복작한 시장의 어느 식당.

마음대로 골라 먹어도 부담이 없고, 주인 아줌마가 푸근한 웃음을 건네오는 그런 식당...

그런 곳엘 다시 한 번 더 가고싶다.        <2013년  7월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여행준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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