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지금은 여행중 /6월 코카서스

예레반에서 하루 나들이 2. 세반호수

프리 김앤리 2016. 5. 10. 11:23


세반 호수 (Sevan Lake)

해발 1900m에 위치한 코카서스 최대의 호수.

Se는 검은 색을 뜻하니, Sevan이란 검은 Van이다.

터키 동부에 있는 Van 호수에서 이름을 따왔다.

Van호 주변에 살던 아르메니아 인들이 이 곳으로 왔을 때 호수가 어두운 색깔을 띤다고 해서 Se Van 이라고 이름을 붙였단다.

호수의 색깔은 지금도 날씨에 따라 하루에도 몇번씩 바뀐다.

호수 안의 섬(물론 지금은 섬이 아니다) sevanavank로 가면 두 채의 교회가 나온다.

천년도 더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서야 지금처럼 복원되었다.

원래 이 교회가 있던 자리는 세반 호수 안의 작은 섬이었지만 1950년 소련 연방시절 호수의 상류에 수력댐이 생기면서 더이상 섬이 아닌 육지가 되었다.


최상의 스케쥴은 아르메니아 국경 지역 알라베르디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6월 28일 되시겠다),

우리만의 택시를 잡아 딜리잔을 거치면서 화덕에서 즉석으로 구워주는 그 맛있는 빵도 사먹고, 세반 호수를 들렀다가 저녁 무렵 예레반에 도착하는 것이다. 시간상으로는 충분하지만 시골동네 알라베르디에서 딜리잔으로 세반으로 예레반으로 가주는 우리만의 택시가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고 예레반에 있으면서 따로 시간을 낼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호수라고 해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수영을 할수 있는 것도, 다른 무슨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예의 그 교회와 조용한 시골마을, 이때쯤이면 질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서다.

바다가 없는 아르메니아 사람들에게는 더 넓게 펼쳐진 호수가 그들에게는 파도치는 바다 같아서 여름 최대의 휴양지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환경에서 생각이 시작되고 익숙함과 부족함을 느끼니 말이다.

이란 쉬라즈에서 "절대 빼먹으면 안된다"고 "반드시 가야한다"고 현지인들이 강력 추천하던 식물원이 우리에게는 그저그런 정원이었다.

푸른 색이라고는 거의 없는 사막 사람들에게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는 식물원이 얼마나 감동적일까라는 사실에 우리는 더 놀랐다.

유럽의 곡창지대라고 불리는 폴란드. 끝없는 평원이 펼쳐지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폴란드 남부의 산악지방에 얼마나 열광하던지...

제주도 출신 후배가 육지로 나와 처음 기차를 봤을때의 그 전율을 말하던 느낌과 비슷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 국민, 우리들이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바다, 세반 호수에서 어떤 감동을 느낄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무릇, 호수라고 하면 갈대를 이어만든 땅(?)과 집을 가지고 사는 해발 3,900m 티티카카호수 위의 우로스 섬 정도는 되어야

감동적이고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호수와 섬 안에 떠있는 그림같은 성당 정도는 되어야 온 몸에 전율이 생기지 않을까?

혹은 흰 눈이 덮힌 바이칼 호수이거나 파도가 몰아치던 아르헨티나 바릴로체 호수처럼 아주 평온하고 느긋한 시간이 보장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