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지금은 여행중 /1월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 작품 해설. 라파엘로 < 방울새의 성모>

프리 김앤리 2016. 12. 14. 17:00

< 2017년 1월 투어야여행사 단체배낭, 품격 이탈리아 여행  준비 12>


꿈속에서나 그리워 한 작품


< 방울새의 성모>  라파엘로 작, 우피치 미술관

 르네상스 최고의 인기 스타 라파엘로. 그가 남긴 가장 인자한 성모상인 '방울새의 성모'는 오랜 복원 작업을 거쳐 2008년에 지금과 같은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라파엘로! 그리고 <방울새의 성모>!

나는 다른 어떤 말도,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꿈 속에서나 그리워했던 작품. 눈물이 한 줄 흐릅니다.

아직 다른 관람객이 오지 않은 텅 빈 전시실. <방울새의 성모>와  바로 맞은편, 라파엘로의 <자화상>만이 내 눈물을 보아주고 있습니다.  

인자한 성모와 아기 예수와 요한의 모습. 그리고 아직도 섬세하게 살아있는 라파엘로의 터치. 이 그림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린 시절 짧게 다녔던 시골 교회의 소책자를 통해서였습니다. 낡은 사진 속의 성모와 아기 예수와 요한. 나는 무엇보다 아기 예수의 천진난만한 미소와 방울새를 건네주고 떠나는 아기 요한의 (요즘 말로) 시크한 표정에 완전히 빠졌습니다. 그러면서 아기 예수와 아기 요한이 나누는 대화를 상상하곤 했지요.



"야, 가지 말고 같이 놀자."
"아냐. 난 가야 돼. 대신 방울새를 선물로 줄게."
"정말? 고마워. 다음에 꼭 같이 놀자."

신성이라고는 생각할 필요도 없는 아기들의 순수. 그리고 그 순수를 세상에서 가장 인자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어머니 마리아의 미소. 그 시절의 나에게 이 그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었습니다.

이후 그림의 작가인 라파엘로를 알게 되었고 이어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와 르네상스와 이탈리아를 알게 되었지요.

말하자면 이탈리아를 향한 내 그리움의 근원은 바로 이 그림, <방울새의 성모>였던 것입니다.

이번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만나고 싶었던 그림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나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아니라 라파엘로의 이 그림, <방울새의 성모>였습니다.

<방울새의 성모>는 라파엘로가 선배인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익히기 위해 피렌체에 머물던 20대 초반, 친하게 지냈던 로렌초

나지의 결혼 선물로 그려준 작품입니다. 그런데 얼마 후 지진이 나서 그림이 산산조각 나고 말았지요.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여러 번의 복원을 거쳤지만 오히려 원래의 모습에서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1998년부터 10년간의 정밀 복원 과정을 거쳐 현재와 같이 거의 원본에 가까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온화한 색조의 배경에 안정적인 삼각형 구도,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그려진 성모의 옷자락, 아기 예수와 요한의 뽀얀 살결과 앙증맞은 골격. 르네상스 미술의 다양한 성과들을 완벽하게 조화한 라파엘로의 특성이 잘 드러납니다. 특히 라파엘로는 이 그림과 함께 여러 편의 성 모자 상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성모상을 그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림 속 중요한 소재인 방울새는 생각보다 깊은 함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가시나무 수풀에 산다는 방울새는 십자가를 진 예수가 골고다 언덕에 오를 때 예수의 이마에 박힌 가시를 부리로 빼내었다고 합니다. 이후 방울새는 예수의 수난을 상징하는 새가 되었지요.

귀여운 모습이지만 방울새는 고통의 삶을 살게 될 예수에 대한 아기 요한의 예언이었던 셈입니다.


오마이뉴스  : 이탈리아 미술기행 [이탈리아 미술 기행 8-1] 우피치 미술관에서 옮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35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