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103 (7월 11일) 북위 64도 08분 아이슬란드 레이캬빅에서

프리 김앤리 2009. 7. 12. 08:37

정말 높은 곳 까지 올라왔습니다.

해발고도가 아니라 위도상으로.

북위 64도 08분이랍니다.

여기는 세계지도에서 한참 위에 있는 나라,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빅입니다.

66도 33분만 넘어서면 북극권이라는데, 거의 북극권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정말 먼 곳까지 날아왔습니다.

레이캬빅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케플라빅 공항 (부산으로 치면 김해공항 정도겠죠?)에 도착해서는

"우리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도대체 집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거야? "

실감나지 않는 먼곳으로의 여행에 흥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거의 준비도 안된채 도착했습니다.

어디서 자야 할 지, 도대체 어디를 돌아보아야 할지.. 어떻게 다녀야 할 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채...

겁도 없이...

오기전에 인터넷을 해봐도 별 정보가 없었습니다.

(사실 준비할 시간도 없었지만... 정말 아이슬란드에 관한 정보가 별로 없습디다. )

어찌되겠지... 간 큰 부부가 그 큰 간 믿고  도착한 아이슬란드입니다.

 

레이캬빅 시내 모습입니다.

깨끗합니다.

아이슬란드의 전체 인구가 30만도 안된다는데,

그래도 레이캬빅은 제법 도시가 큽니다.

시청사 바로 옆에 있는 호수에 청둥오리들이 둥둥 떠다닙니다.

 

겨울이면 깜깜한 어둠이 계속되는 나라.

춥고, 어둡고....

 

그러나 여름의 아이슬란드는 찬란했습니다.

저녁 12시가 되어도 어두워지지 않습니다.  해는 밤 11시 40분 경에 진다고 하는 군요.

그리고 아직도 땅 속에는 마그마가 활동을 하고 있어, 따로이 물을 데울 필요가 없이 따뜻한 온천수가 어디든지

흐른답니다.

샤워를 하기 위해 온수를 틀면 너무 뜨거워서 조심을 해야 합니다. 근데 온수에서 달걀 삶은 냄새,유황온천 냄새가 납니다.

 

춥고, 어둡기만 한 아이슬란드가 아니라. 하루종일 환한 햇살이 내리쬐고, 따뜻한 물이 흘러넘치는 곳이기도 합니다.

 

레이캬빅 광장에 있는 작은 굴뚝.

연기가 모락모락 나고 있습니다.

지열을 바로 이용해 발전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화산과 용암의 나라. 빙하와 협곡의 나라, 아이슬란드 입니다.

그에 걸맞게 레이캬빅 바닷가는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바위를 가지런히 놓아 해변길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바위 하나하나를 자세히 보면 그저 화산활동 후 가스가 빠져나간 구멍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수만년에 걸친 퇴적작용, 지각 변동 모습등을 다 담고 있습니다.

바위 하나에 지구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언덕길 아래로 레이캬빅의 해변이 보입니다.

7,8월은 세계에서 모여든 여행자들로 레이캬빅 시내는 아주 분주해집니다.

 

시청사 옆의 잔디밭.

지금 시각이 저녁 아홉시입니다.

여행자는 물론, 레이캬빅 시민들까지 나와 한 밤의(?) 햇살을 즐깁니다.

맥주에 밴드의 음악까지 곁들여져.

우리도 아이슬란드 산 맥주인 Pola Beer, Viking Beer를 한 캔씩 사서 잠깐 함께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이슬란드에 도착해서는 벌써 여기 맥주가 무엇인지도 알아차리고...

정말 제법(?) 입니다.

ㅋㅋ

 

그런데 우리는 추운데 이사람들은 안추운가 봅니다.

우리는 겨울 옷을 꺼내입었는데, 반소매를 입은 사람도 많고, 심지어 민소매까지 보입니다.

여름의 강렬한 햇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통화는 Kr(아이슬란드 크로네) 입니다.

돈을 환전하고 보니, 동전이 참 재미있습니다.

섬나라라고 모든 동전의 한 면은 바다에서 나는 생물로만 만들어져 있습니다.

가만 보면 정어리도 있는 것 같고, 고래도 보이고... 50Kr는 게 그림이 새겨져 있습니다.

깜찍하다는 생각.

  

어디서 자야 할까요?

공항에 도착해서 무조건 Downtown으로 가는 공항버스를 탔습니다.

(으악. 버스비가 일인당 약 2만2천원. 살인적인 아이슬란드 물가라더니만, 공항에서부터 실감합니다. 하여튼 어찌되겠지요..)

공항버스가 레이캬빅 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다시 조그만 셔틀버스로 옮겨 타랍니다.

우리보고 또 어딜가느냐고 물어서 무조건 ' Downtown' 이라고만 대답했습니다.

함께 셔틀버스를 탄 사람들은 하나 둘씩 자기들이 예약해놓은 호텔앞에 착착 내리고 마지막으로 달랑 우리 둘만 남았습디다.

또 어디가느냐고 다시 물어서 Downtown Youth Hostel 이라고 , 하나 이름 알고 있는 숙소 이름을 대니 거기 앞에 세워줍니다.

그런데...

거기서의 대답은 Fully Book(방없다!)이랍니다.

우짜라고...

다른 곳을 좀 소개시켜달라고 다짜고짜 요청하니, 이사람들 친절하게도 여기저기 전화도 해보고 알려줍니다.

무거운 배낭은 한 명이 지키고 혼자서 여기저기 시내를 한참동안 돌아다녀서, 결국 Youth Hostel Staff이 알려준

Gardur Inn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이건 또 왠 재수입니까?

경치는 더 좋고,

Downtown Hostel은 10명이 쓰는 도미토리에 들어가는데 두사람이 7,400Kr(7만4천원) 이었는데

여기는 더블룸에 7,500Kr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7,500은 아니었지요.

 처음엔 10,000이라고 했는데, 우린 지금 4개월째 여행중이다, 여기와서는 비싼 물가때문에 너무 놀라고 있다.

 그런데 느거 호텔 정말 마음에 든다, 꼭 있고 싶다.  단지 우리가 돈이 없을 뿐이다, 이틀을 잘거다....

 온갖 이야기로 구슬려서 하루에 7,500크Kr로 깍았습니다. )

더구나 Youth Hostel 에서는 밥도 안주고, 타올도 안주고, 린넨(침대보)도 안주는데

여기는 Full Set으로 갖춰진 호텔 아침 식사에,  뽀송뽀송한 타올에 더블룸에...

우하하!!! 겁도 없이 도착한 아이슬란드에서 시작이 좋습니다.

이제 무얼, 어떻게 볼것인지를 해결하면 됩니다.

 

Gardur Inn의 친절하고 착한 Staff, Slavar한테 차를 렌트하면 어떨까하고 상의를 했습니다.

고작 40분 버스 한번 타는 데  일인당 2만 2천원씩 받는 대중교통 버스가 너무 겁나서,

오로지 버스만 태워주는 투어 하루 하는데, 거의 10만원(물론 한명당).

투어에 픽업하는데만 3만원 정도....

7일짜리 버스 패스는 35만원. 둘이라면 70만원.

교통비를 물어보기가 겁났습니다.

윽윽 소리가 저절로 납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게 자동차 렌트입니다.

Slavar도 렌트가 좋다네요.

우리 생각도 마찬가지이고.

그런데 가히 여행자들이 들끓는 7월이라, 대부분 렌트회사가 역시 No car랍니다.

으이구...

겁도 없이 간크게 7월 아이슬란드를 무턱대고 찾았으니...

 

그러나 우리의 착한 Slavar가 이곳 저곳 렌트카 회사에다 전화해서 결국 일본 도요타 오토매틱 차량을 찾아내줍니다.

부라보!!!

하여튼 이것도 해결이 됐습니다.

 

'안되면 되게 하라'

아!! 이건 군대용언가?

'이것 또한 여행이라고 생각하라' ' 그리고 부딪혀라' ' 조금 힘든 것은 각오하라' ' 반드시 될 것이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아이슬란드 이지만,

이제 뭔가 좀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7월 18일까지 8박9일을

우리에게는 정말 낯선 땅, 아이슬란드에서 차근차근 시간을 보낼 겁니다.

 

아이슬란드를 찾아오고 싶었던 이유는

단지 낯선 땅이기에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 살아있는 지구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땅이, 바로 아이슬란드"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오늘은 레이캬빅이라는 도시에서 대충의 Outline만 잡아보고 있지만

내일 부터는 진짜 살아있는 지구를 찾아 떠납니다.

우리 블로그의 이름대로 " 푸른 지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숙소 바로 앞에서.

아이슬란드를 대비해서 스코틀랜드에서 산 겨울 T-shirts를 입고.

스코틀랜드의 피트로클리에서 암환자를 돕기위한 기금을 모으는 secondhand (중고) 옷가게에서

거금(?) 9천원을 주고 산 따뜻한 겨울옷입니다.

 

이 많은 아이슬란드 안내 브로슈어를 앞에 두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루트를 짜기 위해서...

그런데 지명이 정말 어렵네요.

운전하려면 지명이 눈에 팍팍 들어와야 하는데.

 

<오늘의 Tip>

Iceland National Museum에서 였습니다.

9세기경에 부터 아이슬란드에 사람이 살아서 박물관에 그리 볼 만한 것은 많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눈에 띈 건 바로 이 사진들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빅, 그것도 국립박물관 한 칸을 이런 사진들로 채워놓았습니다

"아동 노동"에 관한 사진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자기네 나라의 사진입니다.

어린이들이 어른 뱃사람들과 같이 자기 몸통만한 고기를 잡고, 소금에 절이고, 배에서 고된 노동을 하고 있는 사진을 걸어두고

자기네 나라의 부끄러운 역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동 노동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다른 곳도 아닌 국립 박물관에, 나라의 역사를 자랑하고 선전하는 그 곳에서

자기나라의 부끄러운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모습.

크게 놀랐습니다.

차가운 얼음의 나라, Iceland가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아동노동, 삶의 훈련인가?

네팔이 생각났습니다.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돌을 깨거나 축구공을 만들거나 카펫을 짜는...

요즘도 노동현장에서 일을 해야하는 네팔 아이들... 

 

이건 시내에 있는 상점 앞에 붙어 있는 포스터 입니다.

국립박물관 뿐만 아니라 시내에서도 역시 후진국 아동 노동에 관한 포스터를 붙여 놓고, 기금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슈퍼에서 여러통의 물을 쉽게 사고 있는 서양인과

힘들게 물을 긷고 있는 어린이의 고된 모습이 같이 겹쳐져 있는 포스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