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97(7월 5일) 스코틀랜드 피트로클리, 아비모어에서

프리 김앤리 2009. 7. 8. 00:06

 

Pitlochry. 

읽기도 참 힘든 이름의 도시다.

피트로클리,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위도상으로 스코틀랜드 북쪽 지역의 산악지대)에 있는 한 마을이다.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는 웅장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지형으로

스코틀랜드나 영국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황량하고 드넓은 산과 들판이 바로 여기다.

겨울이면 끝없는 스키코스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여름에는 산악트레킹, 산악바이크, 암벽 등반등

Outdoor Activity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 여행자들은 보통 에딘버러에서 하루 ‘하이랜트 투어’를 신청하여 버스를 타고

 쭉 산들을 훑어보고 네스호(괴물이 나온다는 그 네스호)에서 배를 타는 프로그램으로 이곳을 돌아본다.

 

-2006년의 여행에서 나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정보가 전혀 없었으니까. 하이랜드는 그렇게 돌아보는 곳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때 하루종일 차를 타고, 아니 차 안에서 졸다가 깨다가 경치만 휙-- 둘러보는 게 너무 아쉬웠었다.

 간간히 차창 밖으로 사람들이 트레킹 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음에 한번 더 올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저 땅을 내 발로 직접 밟아보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빨리 이 꿈이 실현될 줄은 몰랐다.

애초에 이번 여행을 계획할 때는 영국이나, 아일랜드, 스코틀랜드는 없었는데

중간에 잠시 한국을 들어가면서 여정이 바뀌어 다시 한번 하이랜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거다 .-


피트로클리라는 마을도 그 때 알았다. 

하이랜드 일일 버스 투어를 하면서 저녁 먹으라고 잠시 내려준 곳이었다. 해지는 저녁 무렵, 도착한 그 마을이 어찌나 예쁘던지.

그리고 그 때 만난 청소년 연주단. 단체로 스코틀랜드 전통 타탄 의상을 입고 악기를 들고 환하게 웃던 밝은 스코틀랜드 아이들.  ‘아!! 이런 곳은 이렇게 슬쩍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구석구석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엔 하이랜드 트레킹을 며칠간 하기로 제일 먼저 피트로클리를 찾았다.

에딘버러에서 아예 Scotland Bus Pass를 끊어서.

 

 마을 인구가 만명도 채 안되는 조그만 마을. 그래도 여행자들은 아주 많다.

 

야트막한 산에 예쁘게 지어놓은 집, 머리가 맑아지는 듯 상쾌한 공기.

줄지어 늘어선 기념품 가게들. 깜찍하고 귀여운 기념품들이 많다.

우리도 귀여운 네시 한 마리 샀다.

기분이 막 좋아진다. ,


이 마을에서 우리가 머무를 시간은 모두 5시간.

Visitor Information Center에 배낭을 맡겨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나섰다.


그런데... 사진에서의 내 모습은... 초록색 커다란 시장 가방을 들고???

이 예쁜 거리와 어울리지 않게...  ㅋㅋ

아마 오늘 우리의 점심이리라.

어젯밤 슈퍼에서 사와 오늘 아침 숙소에서 준비해 온

 삶은 감자, 삶은 달걀, 구운 식빵, Jam, 켈로그, 그리고 물... 

생활비를 아끼려다 보니 폼 다 구긴다. ㅋㅋ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본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듯 단정하고 아담한 정원. 나무와 꽃들이 잘 어우러진 예쁜 집들이 보인다.

사람이 살지 않는 듯... 조용하면서... 그냥 교회에 종소리만 한번 울릴 뿐이다.

마을 중간에 볼링 클럽이 있다.

우리 나라처럼 실내 볼링장이아니라 넓은 잔디밭에 주먹보다 조금 더 큰 공을 굴린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게임을 하고 있다. 

 

골프코스도 있었는데 가족 단위로 많이 놀고 있다.

입장료를 보니까 어른은 2파운드(4천원정도), 노인들은 1.5파운드, 주니어는 1파운드다. 시간에 제한 없이...

부킹하는 데 힘들고, 아주 돈이 많이 드는 우리나라 골프장에 비하면 천국이 따로 없다.

(하기야 우리 나라 골프족들 중에는 이런 부킹조차 필요 없고, 돈이 거의 들지 않는 골프장은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네? 골프는 그들만의 폼 잡는 스포츠여야 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야 하고, 부킹도 상당히

 어려워 스스로 귀족입네 하는 자기같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어야지 하찮은 천민들까지 골프를 해대는

 사실에 몹시 자존심 상해하는 꼴 사나운 그룹들은...)

 

 피트로클리에 있는 Theater. 뮤지컬,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각종 공연이 줄지어 예약되어 있다.

여름날 밤에도 공연이 있지만 겨울에도 이 극장에서 많은 공연이 있단다.

무척 길고도 추운 겨울밤을 이 극장에서 공연도 즐기고 사람들도 만나면서 별 문제 없이 보내고 있단다.


아직은 낮 시간이라 공연은 없고... 우리는 여기 탁자에서 감자도 계란도 까먹고... 점심을 떼웠다.

 

마을 공원, 교회, 거리 등을 한참 돌아다니다...

결국엔 한 식당에 앉았다. 2006년에도 들렀던 거리의 예쁜 집...

신선한 대구살로 튀긴 Fish & Chips를 사먹어 버렸다.  5.45 파운드, 만원도 넘는다.

“Only one?”  하나만 주문하는 우리를 보고 깜짝 놀라는 종업원에게

“Sure”이라고 말하고는 콜라도 안먹고 버텼다.

(이 사람들아, 우린 벌써 자가(?)점심을 먹었다구요...)


으!!!!!!!!!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영국을 벗어나면 괜찮을라나?

아이슬란드에서는 어쩌지?

 

다섯시간 동안의 피트로클리를 돌아보고 아비모어(Aviemore)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하이랜드를 우리 발로 걸어다녀보리라 생각하고 찾아낸  첫 번째 트레킹 지역이 Cairngorms National Park.

(이 국립공원 이름도 왜 이리 어려운지. 야들 이름은 읽기조차 어려워!!

세 번씩이나 찾아간 에딘버러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알게 곳이다. )

Cairngorms National Park를 가려면 아비모어(Aviemore)라는 마을에서 오늘 밤을 묵어야 한다.


5시 20분에 온다는 버스가 한시간이나 연착되어, 역시 그 버스를 기다리는 동네 할머니와 한참동안을 놀았다.

 Perth에서 오는 그 버스에 손녀들이 타고 와 기다린다며...

할머니에게서 피트로클리, 스코틀랜드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Aviemore에 도착하여... 오늘 저녁 우리가 묵을 Aviemore Youth Hostel에 들어가는 중.

어젯 밤 전화로 미리 예약하고, 카드로 돈도 다 지불해 두었다.

한참 비싸기는 하지만( 1인당  하룻밤 17파운드) ....

 

내부 시설이나 경치는 정말 끝내줬다.

그냥 숲속에 있다.

다시 여행 나온지 20일도 채 안됐는데... 이번엔 많이 걸어 다녀서 그런지... 많이 피곤하다.

 

숲 속 호스텔에서 상쾌하게 자고, 아침밥 해먹고 (여기는 아침밥을 안줘서 해먹어야 했음)

Cairngorms National Park로 들어왔다.

여기는 Glenmore 호수에서 수영하기, 카누 보트 타기, 산악 자전거, 암벽등반 등 많은 Activity가 있는데

역시 우리는 트레킹을 택했다.

그저 두발로 뚜벅 뚜벅 세상을 걸어 가보기 위해... 하이랜드 황량한 산을, 벌판을 내 발로 밟아보기 위해...

오늘 우리가 오르려고 하는 Cairngorms산은 1,245m. Local Bus로 산 중턱까지는 데려다 준다.

 

 버스에 내리면 푸니쿨라로 거의 산 정상까지 데려다 주는데...

물론, 역시, 아니나 다를까 우리는 그냥 걷고 있다.

일인당 9.5파운드 (2만원) 인 푸니쿨라비를 아끼려고... zz ...

이렇게 살면 한국에서 가서 아주 부자되겠지?

한국에서는 택시도 팡팡 타더니만, 여행을 나오면 어찌 이리 변하는지...zz


“봐라, 나하고 결혼 잘했지?

 이런 데서도 못 걷겠다, 푸니쿨라 타자도 안하고...

 밥도 직접 해먹지는 못하겠다, 맛있는 거 사내라 안하고...”

“... ”

 

그런데 사실 푸니쿨라를 타고 휭 하니 정상으로 올라가버리면 버스를 타고 ‘하이랜드 투어’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나고요... 

한발 한발 천천히 걸어가면서 황량한 산도 한 번 돌아보고,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도 한번 쳐다보고...

 이름도 모르는 형형색색의 들꽃도 보고...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고...

나름의 이유로 위안을 하며.... 등줄기에는 땀이 나지만 기분은 날아갈 듯 상쾌하다.

 

푸니쿨라가 도착하는 지점에서도 30분 정도 더 걸어 올라가야 Cairngorms산 정상이 나온다.

1,245m이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도 여기는 위도 자체가 높아서 그런지

정상에는 나무 한 그루 없이 거친 돌과 차가운 바람만 가득하다.

사방 천지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천개의 바람, 만개의 바람이 여기 하이랜드에도 불어온다...

 

 Cairngorms산의 등산 지도. 푸른 선이 Foot step이다.

우리나라 산을 오르는 것보다는 훨씬 쉽다.

길도 잘 나있고...

 

다시 내려오는 길...

우리 보다 늦게 출발한 푸니쿨라가 우리를 앞질러 내려간다.

 

어디를 돌아보아도 인공구조물은 없다.

사방 천지가 산이고 나무고 하늘이다.

푸른 산군들을 바라보며...

 

어젯밤 같은 방을 썼던 독일 여자애들.

한국에서는 내가 아주 큰 여자라고 했더니만 한명 (내 왼쪽에 있는 샤흘리, 이애 이름도 왜 이렇게 어렵냐?)은

독일에서는 자기가 아주 작은 여자란다. 사실 길 한쪽으로 내려서서 사진상으로는 나보다 작게 보이지만 나보다 쬐금 작았다.

그리고 오른쪽 애는 (이름을 못 외우겠다, 너무 어려워서) 거의 180m 정도 되는 거구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뭐, 그렇단다.

내 키가 유럽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란 걸 알려주기 위해 찍은 사진...


대학에서 외국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하루종일 산악 자전거를 빌려 튼튼한 두 다리로 자전거 하이킹을 하고 야간열차를 타러 가는 중이란다.

 

 저녁 밥 해먹고 산책으로 나선 Aviemore 거리.

사진을 찍은 시간이 저녁 10시가 다 된 시각이다.

그런데 아직 햇살은 힘을 잃지 않았다(?).


여기서 민경이에게 질문.

우리는 여기 지도가 없어요.

인터넷 구글을 열어보면 금방 알수 있겠지만...

(우리가 여행을 준비할 때는 구글 지도를 많이 열어봤거든요...그런데 스코틀랜드에서는 인터넷을 하려면 일일이 돈을 내야해서 인터넷 시간을 굉장히 아끼고 있어요. 블로그의 이 글도 미리 정리해서 써가지고 인터넷에 연결해서는 최소한의 시간만 써요. )


“여기가 북위 몇도 쯤 되나요?”


구글지도를 검색해보든지, 아니면 언니 세계 지도 책을 찾아서 좀 가르쳐 주시와요.

여기는요.

지도상에서 영국을 우선 먼저 찾아서...

오른 쪽 위로 올라가 영국지도의 잘록한 허리부분에 보면 에딘버러(Edinburgh)가 보일 겁니다.

거기서 다시 조금 더 올라가면 피트로클리, 그리고 아비모어(Aviemore) 가 나올 겁니다.

지구본으로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지요?

(참, 구글 지도 검색에서는 그대로 Aviemore라고만 치면 지가 알아서 찾아줍니다.)


내일 우리는 좀 더 위로 Inverness로 갔다가

조금 왼쪽 아래에 있는 Port Williams(혹은 Glencoe)로 가서 잘 겁니다.

거기가 또 굉장히 멋진 하이랜드 풍경이 있거든요....


<오늘의 Tip>

1. Scottland Explore Bus Pass

  스코틀랜드 지역을 여행할 때 이 버스 패스를 사면 거의 모든 지역을 다닐 수 있다.

버스도 자주 있고.

3일패스(5일동안 유효)- 35파운드, 5일패스(10일동안 유효) - 59파운드, 8일패스(16일유효) 79파운드

해당일자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탈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같은 경우 에딘버러에서 피트로클리까지 가서 5시간 있다가 다시 다음 버스를 타고

아비모어까지 왔다. 물론 스코틀랜드에서도 기차 패스가 있지만 기차보다 훨씬 싸다.


2. Aviemore

-에딘버러에서 버스로 3시간 거리 (중간에 피트로클리를 들러 몇시간 있다오면 좋다)

- Cairngorms National Park의 중심 마을이다.

- 버스 정류소에 내려 오던 방향을 다시 7분 정도 걸어내려 가면 유스호스텔이 있다.

  Aviemore Youth Hostel (01479 810 345)

- 버스 정류소에 내리면 바로 옆에 큰 테스코 슈퍼마켓이 있다.


3. Cairngorms National Park

- Aviemore Bus stop에서 Local bus를 타면 20분 만에 푸니쿨라 타는 곳 까지 도착.

- 푸티쿨라 왕복 9.5파운드(Down만 1회 6.9파운드)

  20분에 한 대씩.

  오후 4시 반이면 푸니쿨라가 끊어지므로 타고 내려오려면 시간을 잘 계산 해야 한다.

- 걸어서 올라가는 데 1시간 20분 정도밖에 안걸린다. 아주 쉬운 길.

  산 정상에 올라서면 Highland의 광경의 아주 잘 보인다.

- 사실, 겨울에 스키타면 정말 끝내주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