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89 (6월 27일) 상상할 수 없는 광경, 자이언츠 코지웨이에서

프리 김앤리 2009. 6. 30. 01:27

 

두 거인 이야기


아주 먼 옛날 아일랜드 북부해안에 ‘핀 맥콜’(Finn Macool)이라는 거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해안을 끼고 좁은 해협, ‘모일’Moyle 너머에는 스코틀랜드의 거인 ‘베난도너’ 가 살고 있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거인 ‘베난도너’는 ‘핀 맥콜’을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생각하고 핀의 힘과 명성에 도전하고자 했습니다. 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거인은 그러나 바다로 가로 막혀 있어서 서로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었습니다.


어느 날 핀은 베난도너를 아일랜드로 불러들여 한판 승부를 겨루고자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베난도너를  실어 나를 정도의 큰 배가 없었기 때문에 핀은 스코틀랜드 거인이 바다를 건너올 수 있도록, 큰 바위로 된 둑길(causeway)을 만들어 바닷길을 만들었습니다.

배난도너가 한판 승부를 피할 구실을 갖지 못하도록...


한판 승부의 날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핀은 그의 적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고, 두려운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그는 그의  아내에게 충고를 구했습니다.


현명한 그의 아내 오나(Oonagh)는 잠옷과 모자로 완벽하게 핀 맥콜을 아기로 변장 시켰습니다. 

그리고 급하게 만든 커다란 요람에 핀을 눕혀놓고, 그에게 말하길, 자는 채 하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오나는 Causeway를 건너온 스코틀랜드 거인, 베난도너에게 차를 대접한다며 집안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핀의 아기가 자고 있으니 아기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해달라고 사정을 했지요.

그런데 베나도너는 요람 속에 있는 커다란 ‘아기’를 보고서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이것이 아기가 맞다면 그의 아버지는 얼마나 클까?

베난도너는 아기의 아버지를 만나고 싶지 않다며 코지웨이(CauseWay)를 통해 다시 스코틀랜드로 황급하게 도망가버렸습니다 . 무서운 핀이 그를 따라올지 모른다고 겁에 질린 채....

 

 

이게 그 전설이 얽힌 자이언츠 코지웨이(Giant 's Cause Way) 다.

거인들이 뚜벅뚜벅 바다위를 걸어가는 디딤돌이 됐다는...

실제로 자이언츠 코지웨이는 아일랜드 북부해안에서 스코틀랜드로 향해 생성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전설에 비하면 약간 김이 빠지는 기분이다 .

 신나게 한 판 붙어 누가 누구를 이겼다거나, 복수를 했다거나, 착한 사람이 결국 행복해진다거나 하는 이런 건 없고,

 맹숭맹숭하니...

 여기서 나누어주는 브로슈어를 해석한 건데, 우리가 추측컨대 스코틀랜드나 북아일랜드나 모두 영국령이라서

 아일랜드 거인이 스코틀랜드 거인을 이겼다거나, 누가 더 착하고 나쁘고를 나누기가 좀 그렇지 않을까 하는...

 그래서 승자도 패자도 없는 맹숭맹숭한 전설을 만들어놓지 않았을까?....)

 

어쨌든 세계자연유산중 하나인 ,자이언트 코지웨이는 아일랜드의 북동쪽 해안에 있는,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경이로운 바다 풍경이다.

 

이곳에는  4만 여개의 검은색 현무암 기둥들이 바다로부터 튀어나와 늘어서 장관을 이룬다. 

6천만년 전의 용암활동으로 이루어진거란다. 

수많은 육각형 기둥들의 윗부분이 계단처럼 층을 이루어 바다 속으로 점점 이어지는 댓돌들을 형성된 놀라운

풍경으로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곳을 가기 전에 자료도 읽어보고, 싸이트에서 사진을 미리 보고 갔었지만...

직접 내 눈으로...

아!!!!!!!!

 

바다로 삐쭉삐쭉 솟아나 있는 기둥들...

 

 

현무암 각주들은 주로 육각형이지만 5면, 7면,8면으로 된 것들도 있다.

지름은 40∼50cm, 높이는 대개 6∼7m이며 가장 긴 것은 12m에 이르기도 한단다.

기둥의 일부는 바다속에 잠겨 있고, 일부는 드러나고...

밀물과 썰물따라 잠겼다, 드러났다...

 

 육각형으로 된  돌에 앉아  소원을 빌면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Wishing Seat'.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Wishing Point'를 찾아나서고 있다.

 

 

자이언츠 코지웨이는 아직 인류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6천만 년 전,

용암이 분출하여 바다로 흘러나갈 때 생성된 것.

현재 세계 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영국 내셔널트러스트가 소유하며 관리하고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현무암 기둥들...

6,000만년의 기를 받고 싶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사이의 좁고 거친 해협을 거인이  뚜벅뚜벅 걸어간 댓돌이 됐다는

자이언트 코지웨이.

아쉬운 듯 다시 한번 돌아보며...

(한국 여행에서는 꼭 이렇지는 않는데, 외국으로 여행을 나와서 멋진 풍경을 보면 꼭 이런 생각이 든다.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 그래서 매번 아쉬운 생각이...)

 

코지웨이를 한 발 떨어져서 보면 이런 모습...

그래서 또 걸었다.

지난번 Doolin의 Cliff of Moher가 직벽의 절벽이었다면, 이곳은 또 어떨까?

지난 번에는 아일랜드의 서쪽 해안을 이번에는 아일랜드의 북쪽 해안을 우리 두 발로 걷는다. 

 

거대한 코지웨이가 쭉 이어져 잘 만들어진 산책 길.

트레킹이란 바로 이런 거겠지?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오면 많이 걷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정말 푸지게 걷는다.

 

이제 언덕 위로 올라와 한참을 걷다보니...

 

대형 파이프 오르간 모양의 현무암 기둥들이 하나하나  솟아있는 절벽이 보인다.

지난 번 모어 절벽과는 분명히  다른 모양이다.

6천만년 전의 지구 활동, 용암분출...

인간이 농사를 시작한 건 겨우 6천년전이라는데...

시간 개념이 한참을 거슬러 올라간다.

 

거대한 자연 속의 그저 한 점,

억겁의 영원한 시간 속의 한 순간이 되어

계속 길을 걸어간다.

 

 걷고 또 걸어서...

 

바다를 바라보니...

 

걸어 온 길도...

 

앞으로 걸어갈 길도...

참으로 위대하다.

거대하다.

대단하다.

 

 

 자이언트 코지웨이 Giant's Cause Way를 가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주로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에서 일일 투어를 신청해서 간다.

(아일랜드의 북동쪽 해안은 자이언트 코지웨이 뿐만 아니라 White Rock , Dunluce castle, Rope Bridge등

 해안을 따라 여행지가 많다. 투어버스는 이곳을 다 두른다.

아침 9시 출발- 오후 6시 벨파스트 도착, 1인당 20파운드. 다른 곳을 가지 않고 자이언트 코지웨이만 간다면 15파운드.)

 

아니면  벨파스트에서 출발하는 252번 버스를 개인적으로 타고 자이언트 코지웨이를 가서 시작하면 된다.

(벨파스트 - 자이언트 코지웨이 싱글 버스 8.5 파운드 )

혹은 코지웨이와 좀 더 가까운 대도시 Colerine으로 가서 여름동안에만 하는 버스표를 사서 여러 지점을 돌아다녀도 된다.

(4.5파운드)

 

그렇다면 우리는...


투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우리는 역시 자이언트 코지웨이와 가장 가까운 도시까지 찾아가서 직접 발로 걷기로 하고

Bushmills라는 아주 작은 도시로 갔다.

사람들도 별로 없고, 정말로 조용한 곳이었다.

Bushmills에서 자이언트 코지웨이까지는 3Km.

숲길을 따라, 예쁜 집들을 따라 Giant Cause Way Visitor Center까지  길이 아주  잘 나있다.

트레킹 하기 그만이다.

 

그리고 자이언트 코지웨이에서는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 아주 좋다.  Rope Bridge 까지 모두 22Km.

갈때는 걸어가고 다시 돌아올 때는 버스를 타도 된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을 아주 많이 걷는데...

아일랜드 트레킹도 정말 추천할 만하다. 자전거를 잘탄다면 자전거 투어도 좋다.

아일랜드는 정부가 국립자전거망을 만들어서 권장하고 실제로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닌다.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트레킹도 조금 있으면 할 건데...)

트레킹에 관한 안내도 아주 잘 되어있다.

아이랜드나 스코틀랜드 정부가 운영하는 싸이트에 들어가면 트레킹에 관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아!! 또 하나!! 몰랐는데, 여기 Bushmills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스키 공장이 있다네요.

위스키 좋아하는 사람들은 Bushmills라는 브랜드를 잘 안다는데...

 

아일랜드 북쪽 해안에서 또하나 유명한 Dunluce Castle.

자이언츠 코지웨이와는 반대방향이라서 포기했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히치하이킹 한 Driver가 이 근처에 산다길래,

재수좋게 찾아간 곳...

 

비바람이 몰아치고 안개까지 자욱하게 끼었다면..

정말 영화속의 한 장면이었을걸...

바다속으로 통하는 동굴도 있는 성이었다.

 

Bushmills 위스키 공장과 판매중인 위스키

위스키 공장에 들어가면, Shop을 들러서 까페로 간다.

한잔씩은 공짜로 마시게 해준다.

위스키라 그저 독하기만 합디다.

 

 

Bushmills에서 자이언트 코지웨이 가는 길...

그 길 따라 있는 예쁜 집들 구경해보실래요?

이 길을 따라 가다가 숲길로 들어가 조금 더 걸으면 코지웨이 Visitor center가 나옵니다.

 

 

 

 

 

 

 

 

 

대서양에 지는 해가 이집의 창문에 걸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