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84(6월 22일) 아일랜드 킬라니

프리 김앤리 2009. 6. 24. 05:45

 

 아일랜드의 킬라니.

 지구본을 보면 아일랜드라는 나라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직접 와보면 마치 이웃 같은 느낌이다.

 2006년에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무엇때문일까?

 낯설다거나 불안하다거나 하는 흔히 여행자가 느끼는 어색함은 없고 친근하게 느껴지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건...

 어릴때 부터 많이 들어오던 아일랜드 음악때문일까?

 떠들썩하게 떠드는 사람들 때문일까? 아니면 아일랜드 사람들이 그토록 사랑한다는 술(?) 때문일까?

오후부터 밤늦게 까지 마시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ㅋㅋ

 하여튼 아일랜드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편안하다.

 처음 온 우리 남편의 경우도 마찬가지 느낌이라니...  아일랜드...  참 좋다.

 

킬라니 한 가운데 있는 대성당.

멀리서 버스를 타고 들어오면 한눈에 들어오는 킬라니의 모습이다.

 

밤이면 펍으로 사람들이 가득 모여든다.

바이올린, 기타, 아코디언으로 아일랜드 전통음악을 연주하고 사람들은 기네스 맥주를 한잔 시켜놓고 밤이 새는 줄도

모르게 떠들썩 하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참 신기한 것은 이런 펍의 문화가 젊은 사람들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나이든 사람들도 아주 많이 즐긴다는 거다. 

가운데 앉아 연주하는 사람들도 모두 나이든 사람들이다.

킬라니의 곳곳이 이런 펍에서 나오는 음악들로 가득차 있다.

나이 들었다고 집안에만 가만 있지 않고 시간을 즐기는 어른들이 참 부러운 나라다. 아일랜드는...

 

지금 시각은 저녁 10시 10분전.

그러나 아직 해는 지지 않아 밖은 훤하다. 

킬라니가 북위 52도..

38선 보다도 한참 위쪽이다.

이리도 하루해가 기니, 여기 사람들이 어찌 펍으로 모여들지 않을까?

집에서 저녁을 먹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펍으로 모여드는 것은 당연?

(오른 쪽이 아일랜드 시각이다. 왼쪽은 우리나라 시각, 6시 10분전.

 우리나라가 아일랜드보다 8시간 빠르다. )

 

펍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킬라니 시내는 아주 단정하고 소담하다.

지난번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여기서는 참 살고 싶다.

(기억나니? Ring of Kerry 투어 하기 전의 예쁜 집들...

 여행을 같이 했다는 건 추억을 같이 가지고 있다는 거다.

 같은 장면을 보면 같은 생각을, 같은 시간을, 같은 느낌을 떠올리는 것.

 감사합니다.

 같은 추억을 가지게 해 주셔셔...)

 

킬라니의 우리 숙소 .

Railway Hostel. 

버스 Station 에 내리면 바로 길건너에 있다.

HostelWorld Site 에서 Best로 뽑힌 호스텔이다.

여행을 제법 많이 다녔지만 두번째 묵은 숙소는 전세계에서 여기가 처음이다.

무슨 인연이...

2006년도에 마음에 들어서 고민하지 않고 터미널에 내려서 바로 이리로 왔다.

Web Site에서는 방이 Full이라서 예약을 할 수 없었는데, 역시 바로 찾아오니 해결이 된다.

하루 저녁에 18유로.

3년전에도 왔었다고,너무 좋아서 다시 왔다고 하니까

둘째날은 10% Discount 까지 해준다.

Wonderful!!!

그때는 아침밥을 안준것 같았는데, 이번엔 밥도 준다.

 

우리방. 6인용 도미토리다.  

깨끗하다. 좀 비좁지만...

 

킬라니에서 할 일은 Ring of Kerry 투어, 킬라니 국립공원 가보기, 킬라니 시내 돌아보기.. 등이다.

지난 번에 링오브 케리 투어를 해서 이번엔  과감하게 포기했다.

링 오브 케리 투어가 너무 오랫동안 버스만 타는 것도 있고,

어차피 아일랜드의 산과, 호수, 자연을 돌아보는 거니까

킬라니 국립공원을 더 구석구석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번에는 자전거를 하루종일 빌리기로 했다.

 

불편한 마음으로 이번에 여행을 다시  나오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저 걸어보자고. 자전거를 탈수 있으면 하루종일 바퀴를 굴려보자고...

트레킹이나 실컷 하자고...

아일랜드에 가서도 걷고, 스코틀랜드는 하이랜드, 영국에서는 호수지방...

그저 걷자고... 그리고 나서 무슨 생각을 해보자고....

 

자전거를 타고 킬라니 국립공원으로 들어간다.

간판의 아래는 영어지만, 위 글자는 아일랜드의 언어 게일어다.

 

킬라니 국립공원 안의 Ross Castle도 돌아보고...

  

달리고...

 

또 달리고...

 

숲길도 지나고...

 

이렇게 호수를 만나면 쉬기도 했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한참을 그냥 앉아있기도 하고...

돈 아끼려고 숙소에서 점심으로 준비해간 삶은 감자, 삶은 계란도 먹고...

"여기는 빈부격차가 별로 없는 거 같다."

"여기는 공원이라는 게 정말 자연 그대로 둔 것 같다. 우리는 막 인공적으로 가꾸는데..."

"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 우리끼리만 봐서 미안하다"...

문득문득 드는 생각대로 이야기도 하다가... 또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킬라니 국립공원은 전체 넓이가 100Km2이나 된다.

그중에서 우리는 Mukross Lake를 한바퀴 도는 (25Km) 루트를 도는 코스라 중간중간에 호수를 만난다.

우리는 가는 도중 길을 잃어서 10Km는 더 달린듯하다.

호수에는 배를 타는 사람도 있고, 낚시를 하는 사람, 카약을 타는 사람도 있다.

 

....

 

 Mukross 호수 안에서 1인용 카약을 타는 사람들.

"평화롭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오랫동안 앉아서 이 사람들을 봤다.

여행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한국에서 아주 바쁘게 살았던 사람들은 이런 조용한 시간을 여행을 통해서 즐기는 것 같다고..

나름 치열하게 산 우리들이 가지는 평화로움은 사실 여행을 통해서 가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이 느긋한 기억으로 또다시 한국에서 바쁘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가 되는것 같다고...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만난 할아버지 할머니 ...

이곳에서는 저런 분들을 자주 만난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킬라니 국립공원은 아일랜드에 유명한 트렉킹코스다.

그러다 보니 단단히 준비하고 트렉킹을 하는 사람들과 노부부가 천천히 느리게 걷는 모습도 많이 본다.

  

자전거는 숲길도 달리고...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

점심 먹고, 물마시고 잠시 쉬는 것을 제외하곤 거의 7시간 동안 자전거를 탄듯하다.

 

아름다운 경치도 만난다.

 

 Mukross House.

중세 장원의 건물이다.

최근에는 결혼식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단다.

 

 MuKross House 옆 길...

우리처럼 자전거로 돌아보는 사람도 있고, 마차로 돌아보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마차는 큰 길만 다닐수 있고, 좁은 숲길이나, 호수 옆길은 가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겠지..

아이랜드의 운치는 확실히 있겠지만, 당연히 돈도 비쌀것이라고 생각되고...

 

정말 아일랜드 풍의 작고 예쁜 집...

 

 

Mukross Abbey.

국립공원 안에 있는 성당이라고 해서 찾으니,

성당은 흔적만 있고... 사실은 성당 묘지다.

기도실의 흔적이 있기는 하지만 성당안도 온통 묘지다.

 

그중 하나의 비석이 우리 맘을 아프게 한다.

자세히 보면 온가족이 함께 묻혀있고, 부인이 30년 일찍 죽고, 아들들도 먼저 죽고...2차대전 후인데...

그러다 온가족이 함께 묻힌 작은 묘지와 가족 비석..

아주 힘들게 살다가 간 모르는 이의 삶.

 

마음이 무겁다.

두고 온 한국 생각에...

 

작은 비석도 생각나고...

하늘 공원도 떠오르고... 

수많은 여기 비석은 모두 이렇게 시작한다.

" In Loving Memory of....  His(Her) Wife, son, daughter..."

아름다운 추억속의...... 

 

그리고 이렇게 끝난다.

"Rest In Peace"

평화롭게 잠드시기를....

 

우리 가방에 달고 다니는 노란 리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Loving Memory를 떠올리는 것과. Rest In Peace를 비는 것...

그리고

끝이 없는 매듭, 다시 돌아오는 윤회의 매듭

노란 리본을 우리의 가방에 달고 다니는 것

기네스맥주의 고향 아일랜드에서 기네스 맥주를 한잔 올리는 것뿐....

In Loving Memory...... Rest In Peace......

 

미안합니다. 

 

 

<아일랜드 킬라니 정보>

 .킬라니는 아일랜드의 남서부 지방에 있는 도시다.

 .런던에서 저가항공을 이용해 케리공항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20분정도 가면 킬라니에 도착한다.

  (우리의 경우, 런던 루톤공항에서 케리까지 라이언에어를 이용해서 1인당 31,000원(택스 포함)으로 왔다.

   라이언에어는 어느 날짜에 어느 시간을 이용하는지에 따라, 그리고 얼마나 빨리 예약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

 .케리공항에서 킬라니까지 버스 요금 4.5유로

 .킬라니 숙소:  www. hostelworld.com에서 예약 가능.

                     Railway Hostel (도미토리 18유로) - 버스터미널 바로 맞은편 걸어서 2분

                     비슷한 가격대의 Sugan Hostel 도 사거리에 있다.

                    그외에도 일인당 25유로 정도면 B&B는 넘쳐난다.

 .관광: 시내는 조그마해서 걸어다니면 충분하다.

          킬라니 국립공원: Ross castle과 시내에서 가까운 쪽으로의 국립공원은 충분히 걸어다닐 수있다.

                                  Mukross Lake 까지 가려면 자전거를 대여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 대여: 1일 1대 12유로)

          Ring Of Kerry 투어: Kerry 반도를 한바퀴 도는 프로그램으로 아일랜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볼수 있다. 

                                     환상적인 경치가 펼쳐진다.

                                    투어비: 1인당 27유로.

             

<대표적인 저가항공 라이언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