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105(7월 13일) 빙하와 용암의 나라, 아이슬란드

프리 김앤리 2009. 7. 20. 06:22

정말 까마득하게 느껴졌던 8박 9일간의 아이슬란드 여행이 끝났다.

정보도 별로 없고, 주변에 가본 사람들도 거의 없는 미지의 머나먼 땅,

사실 아이슬란드 여행에는 막연한 동경과 두려움이 교차하고 있었다.


‘살아있는 지구’를 보려면, ‘지구의 생성과 그 변화’를 알고 싶으면

경이롭고 놀라운 자연환경을 만나고 싶으면

반드시 우리 눈으로 보아야 할 것 같았던 아이슬란드.

그리고 짧은 여행과는 달리 긴 여행을 생각하고 있는 우리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지 모르는 살인적인 물가로 악명까지 높은 나라, 아이슬란드.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현재의 푸른 지구가 탄생하기 이전 - 원시 지구의 모습,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천연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아이슬란드의 짧지 않은 긴  이야기.

 

 우선 차를 렌트하고 다닌 처음 이틀간의 여행사진을 올린다.

 

레이캬빅에서 차를 렌트하여 아이슬란드를  한바퀴 도는 메인도로 1번 국도를 달렸다.

한여름날이면 여행자가 넘쳐난다는 아이슬란드였지만 도로는 우리 차밖에 없는 듯 씽씽 달린다.

Selfoss라는 마을을 지나 처음 도착한  Kerid(분화구).

화산폭발 이후 만들어진 분화구다.

초록의 풀과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검은 땅, 울퉁불퉁한 지면, 그리고 푸른 물...

묘한 느낌이다.

 

이름도 알수 없는 조그만(?) 폭포. 

조금만 높은 곳에서 물이 흘러도 온갖 이름을 갖다 붙이는 우리나라에서라면 이 폭포는 대왕급이다.

폭포 아래에서 루어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가 생각난다.

 

게이시르.

지금도 땅속의 마그마 활동으로 지하수가 끓어 지면으로 솟아 오르고 있는 곳이다.

어떻게 지면에서 저런 색깔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부글부글...

사람들은 기다린다.

부글부글.... 물이 조금 솟아 오르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려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빙긋 웃는다.

다시 부글부글... 또 물이 솟아 오르려고 한다.

사람들은 바짝 긴장하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그러기를 몇번...

드디어 하늘 저 높은 곳까지 물이 치솟는다.

높게 오르면 80m까지 오른단다.

5분-10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게이시르는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또 기다리고...

뜨거운 기운이 올라와 주변은 아주 덮다.

한여름의 낮 햇살도 따갑고.

부글부글... 사아악... 부글부글... .... 확!!!!!! 치솟는 물기둥... 

 

한번의 힘찬 물기둥이 솟고 나면 그 구멍으로 다시 엄청나게 많은 양이 물이 빨려 들어간다.

저 곳은 얼마나 깊은 곳일까?

얼마나 깊은 곳에서 마그마와 지하수가 만나서 끓고 있는 것일까?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진다.

 

다음은 Gullfoss.

아이슬란드 말로 Foss는 폭포를 뜻한다.

그러니까 Gull 폭포.

저멀리 빙하가 녹은 물이 내려오는 폭포다.

 

얼마나 큰지....

우리는 아직까지 나이아가라 폭포나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를 가보지 못해서

모르지만... 참 크다.

아참 ,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보다는 훨씬 작다.

그래도 대단하다.

 

가까운 곳에서 말하는 소리까지 다 삼켜버리는 엄청난 굉음.

폭포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오는 길은 바람에 날려온 폭포 물로 흠뻑 젖었다.

햇살을 받아 아주 큰 무지개가 걸어가는 우리 곁에 피어올랐다가 없어지곤 한다.

왼쪽에 점처럼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폭포 옆에 서 있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무지개.

 

 엄청난 높이의 굴포스 폭포 앞에 섰다.

우리는 왜 이곳으로 여행을 왔을까?

무엇을 얻기 위해,무엇을 느끼기 위해... 왔을까?

 

폭포가 갈라놓은 땅덩어리.

아마 한때는 이지역이 낮게는 500m, 높게는 1km 높이의 빙하가 쌓여있다가, 빙하속에서 화산이 폭발하여

마그마가 흘러서 계곡이 만들어지고, 그계곡을 중심으로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고해서 만들어진 폭포와 협곡..

 

여기와서 본 다큐멘터리, 'Home'.

거기서 그렇게 말했다.

지구의 화산활동, 그리고빙하, 빙하가 녹은 물이 내려오는 폭포.

폭포가 지각의 미네랄들을 바다로 끌고 내려와 바다의 염분 농도가 높아지는거라고.

폭포는 지금 아이슬란드 바다로 흐르고 있다.

 

 또다른 폭포 Seljalandfoss.

아이슬란드 남서부에 있는 미르달 빙하에서 흘러내려오는 폭포다.

이 폭포는 폭포 속에 들어가서 건너까지 사람들이 걸어다닐 수 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폭포 뒤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보인다. )

 

다시 우리의 애마,도요타(렌트한 우리 차량)는 달리고 달려 바트나 빙하의 한쪽 끄트머리에 도착했다.

여기는 Skogafoss, 역시 엄청난 크기의 폭포다.

스코틀랜드에서 산 한 겨울이 옷이 제 몫을 한다.

춥다.

그런데 앞의 이 좋은 잔디밭은 여행자들의 캠핑지이다.

많은 텐트, 캠핑카들이 벌써 잠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곳곳에 닭, 소, 돼지, 감자, 양파등을 올려놓고 바베큐를 준비하고 있다.

아!!! 맛있는 냄새.

예전에 칠레의 파이네 국립공원 트레킹 할때도 생각했지만.

무릇 캠핑이라는 것은 이런곳에서 해야 하는데...

 

스코가포스의 이 대단하고 강력한 포스(?)를 보라.

저 엄청남. 저 장엄함.

그 앞에 서있는 나( 빨간 점)은 그냥 조그만 점일뿐...

넋을 잃었었다.

 

 우리도 잘 곳을 찾아야 하는데...

Vik의 유스호스텔을 찾았다.

그런데 역시 ...

방은 없단다. 아니 하나의 남은 침대도 없단다.

어떻게 해야하지...

 

다행히 현지인이 방하나를 빌려줄수 있다고 한다.

9,000Kr. 우리 돈으로 9만원이다.

이것 저것 가릴때가 아니다.

이미 저녁 10시가 넘었다.

아이슬란드라서 다만 어두워지지 않았을 뿐.

배도 고픈데...

 

우리가 묵을 곳으로 소개받은 에리카네 집.

에리카는 독일에 살다가 나머지 여생을 여기 아이슬란드에서 보내기로 했단다.

혼자 사는 할머니.

아름다운 Vik 마을이 다 내려다 보인다.

갑자기 횡재한 기분이다.

할머니네 부엌에서 스파게티도 만들어먹고, 오랜만에 예쁘게 꾸며놓은 방에 더블침대에

호사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여행은 이처럼 계획되지 않은 일에서 행운을 만나게 하는 매력이 있다.

 

13일 아침 .

다시 길을 나섰다.

미르달 빙하를 찾아가느라 길을 다시 거꾸로 돌렸다.

그런데 미르달 빙하가는 길은 비포장인데다가 엄청나게 산으로 오른다.

무시무시하게 찾아 올라가서 만난 미르달 빙하...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그랬다.

 

직접 빙하로 걸어들어가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여름이어서 입구에는 얼음이 녹아버려 마치 버려진 탄광같았다.

괜히 길을 돌려서 가기까지 했다는 실망감...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Dyrholaey(검은모래 해변) 을 찾아가는 행운을 만났다.

어제는 그냥 지나쳤던 길.

검은 모래해변과 해안의 절경으로 이름난 곳이다.

 

끝없는 검은 모래 해변.

가을 부터는 오로라를 볼수 있다는 곳.

여름이라서 아이슬란드에선 컴컴한 밤을 볼수가 없었고, 별도 달도 없었다.

물론 오로라도 볼 수가 없다.

아쉽다.

 

용암이 분출되고 나서 만들어진 검은 현무암. 그것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쪼개져 작은 바위가 되고

또 쪼개져 자갈이 되고 모래가 되고...

해변에 있는 사람이 콩알만하다.

 

해안가에는 주상절리의 현무암 기둥들이 보인다.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처럼, 혹은 지난번 아일랜드 자이언츠 코지웨이에서 보는 것 처럼

직벽으로 되어 있지 않다.

지각변동 작용으로 이마저 휘어져 있다.

 

 

 Vik로 돌아가는 길.

엄청나게 높은 산을 다시 넘어야 한다.

우리의 도요타는 힘겹게 넘어간다.

그래도 숨막힐듯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지지 차는 힘들겠지만 우리는 즐겁다.

 

우리차가 힘들어 해서 중간에 잠깐 쉬면서 만난 스위스  할아버지.

73세란다.

"존경합니다"

차도 올라가기 힘들어 하는 길을 73세의 할아버지가 자전거로 오르시고 있다.

별로 힘들지 않단다.

Vik가 얼마나 남았냐는 물음에 그저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곧 도착하실거라는 말밖에 못했다.

가방은 우리차에 실어드릴까 여쭈었는데 괜찮으시단다.

 

우리를 버려 두고 먼저 산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으시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서...

...

이번 아이슬란드 여행 내내 이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우리가 힘들기만 하면....

그 할아버지는 그 높은 산을 자전거 페달을 밟고 계실텐데...

자기 나라 땅도 아닌 이 먼곳까지 와서 길도 모르는 미지의 땅을 두려움 없이 가고 계실텐데...

아니 두려움이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나이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진정한 젊은 분이겠지...

 

이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준 에너지는 엄청난 것이었다.

  

Vik 언덕길을 열심히 달려와서 또 쉬고 있는 우리 차

차가 쉬고 있다기보다는 아름다운 경치가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아이슬란드 곳곳에서 만나는 모습.

화산이 폭발하고 용암이 분출된 뒤에 만들어진 아무것 도 없는 돌밭에서

시작되는 생명.

나대지에서 박테리아 (지의류) 가 나서 태양빛을 받아들여 최초의 생명이 되고,

그 위에 이끼류가 오랜 시간동안 자라고...

그 위에 풀들이 자라나서 초원으로 되는 모습...

 

생물 수업시간에 그렇게나 많이 설명한 모습이다.

"애들아, 그래. 그렇게 자라나는 거야.

 식물의 천이과정은 1차천이가 있고.... 2차 천이가 있는데....

 나대지에서 지의류- 이끼류- 초원- 관목.... 양수림... 극상..."

뭐 이따위의 이야기를 한번도 내 눈으로 본적도 없이

아니 상상하지도 전혀 못하면서... 그냥 외우라고 설명을 했다.

그러면 아이들은 외우고...

못외우면 혹시라도 수능에 나오면 틀릴거라는 협박까지 하면서..

 

그런데 여기 이곳에는 정말 그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도 있고,  이끼가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 자라왔던지

밟으면 푹신푹신 할만큼 몇 10cm이상이나 자라있고...

 

그냥 나대지- 지의류-이끼류- 초원..처럼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착착 진행되는 것 처럼

되는대로 말해버린 나를 발견했다.

지구가 탄생된 40억년이 시간 중에 황무지에서 한포기의 풀이 자라나기 위해서는 얼마나 오랜 사간이 필요하다는 걸

싹--- 지워버리고...

 

이런 초원이 생겨나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그리고 여기위에 다시 인간이 집을 짓는 시간은...

사람사는 집이 너무 작아보인다.

 

다시 길을 떠났다.

 Dverghamrar(현무암기둥) 이 있는 곳.

 

두사람이 여행을 다니면 두사람이 다 들어가는 사진을 찍기는 참 힘들다.

더구나 사진찍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런데 이건 프랑스 단체 여행자들 사진을 찍어주고 되받은 사진이다.

항상  생각하고 있는 거지만...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오게 해주셔서...

 이렇게 함께..."

 

 달리는 차안에서 찍은 모습.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 모습이 여기서는 내내 이어진다.

행복이 지겹도록...

 

바트나 빙하의 또 한쪽 끝.

멀리 산에서부터 이어지는 빙하가 보인다.

 

  Skaftafell을 직접 걸어가까이가서 보기로 했다.

입구에서부터 4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빙하로 가는 길이 너무 편해보인다.

 

 입구에서 본  Skaftafell.

빙하에 세월이 묻어있다.

검은 먼지와 흙, 얼음이 함께 섞여 있는 모습.

하늘과 눈 덮힌 산의 구분이 잘 안간다.

 

Jokulsalon.

아이슬란드 말로 Jokul은 빙하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미르달요굴은 미르달 빙하, 바트나요굴은 바트나 빙하.

요굴살롱은 빙하조각이라는 뜻일까?

아니면 빙하가 모여 살롱이 되어있다는 뜻일까? ㅋㅋ

바트나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하 조각들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

가만히 들어보면 빙하가 녹아서 떨어지는 소리도 들린다.

 

 경이로움. 아름다움. 놀라움. ....

뭐라고 표현을 못하겠다.

한 조각 한조각 빙하가 엄청나게 크고, 물속에 가려진 것은 90%이상일 것을 상상해본다.

 

 우리도 사진 한장.

몇만년의 세월과 함께...

 

빙하조각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조각을 만지며...

이건 얼마나 오랜시간이 걸려 만들어진 걸까?

최소한 기원전에 내린 눈이라고 생각하면서...

 

요굴살롱을 끝으로 오늘 저녁을 맞는다.

계획으로는 Hofn이라는 항구마을에서 잠을 자려고 했으나

hostel부터 guest house ,  야외 캠핑장의 cottage까지 어디에도 우리가 잘 곳은 없단다.

모두 꽉 찼단다.

돌아다니다가 돌아다니다가...

숙소는 찾는 노력도 아깝고 시간도 너무 걸리고...

결국은 100km를 더 달려  한 피요르드의 끝 해안 Djupivogur에 자리를 잡고

차안에서 밤을 보냈다.

아니 한밤이 되어도 어두워지지 않는 북극권근처, 아이슬란드의 새하얀 밤을 차안에서 슬리핑백 덮고 잘 잤다.

사진에서 보는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

 

< 아이슬란드 전체 일정>

 7월 10일 (T 102, 금) 아이슬란드 케플라빅 공항 12시 30분 도착 - 레이캬빅

 7월 11일 (T 103, 토) 레이캬빅 시내 관광

 7월 12일 (T 104, 일) 레이캬빅 - Kerid(분화구)  - Geysir(용암분출)  - Gullfoss(폭포)

                      -Seljalandfoss(폭포-미르달 빙하지역)  - Skogafoss(폭포-바트나 빙하지역) -

                       Vik(마을)  

 7월 13일 (T 105, 월) Vik - Myrdalsjokull(빙하보기) - Dyrholaey(검은모래 해변) - Vik -

                      -Laufska lavarda(용암분출후 지형)-Dverghamrar(현무암 기둥) -

                      Skaftafell(바트나 빙하지역 걸어보기) - Jokulsalon(바트나 빙하 조각 떠내려온 곳) -

                      Hestgerdi(기름넣고) -Hofn(어촌마을) - Djupivogur(피요르드 해안끝)   

7월 14일 (T 106, 화) Djupivogur - Faskruddsfjordur(피요르드) - Reyderifjordur(피요르드) - Egrisstadir

                     (화산폭발, 돌쌓기) - Dettifoss(폭포)  - Namaskard(용암분출지역) -

                     Reykjahillo(황량한 산) - Myvatn(호수) 

7월 15일 (T 107, 수) Myvatn(Dimmuborgir용암분출로 만든 호수, 기괴한 풍경 - Skutusta∂irgigur분화구 )  -Godafoss(폭포)

                      - Laufas (옛날 아이슬란드 집)- Akureyri(아이슬란드 제 2의도시)   - Hrutafjordur(피요르드)

                      - 옛집 - Grabrok(용암분출후 지형) - Borganes(마을 수영장 들림) - Arkanes(해안가 마을)

7월 16일 (T 108, 목) Arkanes - Pingvallavatn(화산폭발 지형솟아오른 곳. 지구 판이 벌어지는 곳)

                    - Laugarvatn(황량한 산)- Olfusa(갯벌)  - Krysuvik (용암분출지역 Seltun)

                    - Kleifarvatn(화산폭발이후 지형) -Reykjavik          

7월 17일 (T 109, 금) Reykjavik -Midlina(유라시아판과 아메리카 판이 갈라지는 곳)- Reykjanes

                     (해안 절경) -Blue lagoon(천연온천) - Grindvik(마을, 수영장) - Keflavik(도시)

7월 18일 (T 110, 토) Keflavik - 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