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110 (7월 18일) 살아있는 지구, 아이슬란드 네번째 이야기

프리 김앤리 2009. 7. 20. 09:13

아이슬란드에서 벌써 여섯밤을 보냈다.

점차 익숙해지는 느낌.

 

아르카네스의 해지는 해변에서 또 하루밤을 차안에서 보낸 뒤 다시 길을 떠난다.

16일, 오늘 처음 도착지는 씽발라바튼 (Pingvallavatn) 이다.

Vatn이라는 걸 보니 여기도 호수가 있겠다!!

그냥 싱벨러라고도 한다.

 

핑발라바튼은 화산활동으로 지각이 솟아오른 지형으로 지금도 지각활동이 왕성해 땅속 저 깊숙한 곳에서는

유라시아판과 아메리카 판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아이슬란드 의회가 태동한 지역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레이캬빅에서 하는 유명한 투어프로그램의 하나인 골든 트라이앵글투어는 게이시르(간헐천 솟아오르던 곳),

굴포스(폭포), 그리고 여기 싱벨러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다리를 건너면 "법의 바위"가 있고,

예전에는 사진의 저 너른 초원에 아이슬란드의 의회가 열렸다고 한다.

 

싱벨러를 들어서는 길은 엄청난 바위산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양쪾으로 늘어선 바위 터널을 지나가면 드푸른 초원이...

 

 끝도 없이 길은 이어지고....

화산활동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바위산이라는 게 하나의 큰 암석이 아니라 몸통만한 바위들이 깨지고 엉기어 붙어 엄청난 직벽을 만들고 있다.

장관이다.

높은 곳을 올려다 보면 조그만 바위가 절묘하게 걸려 있는 것도 있다.

멀리서 찍은 사진이라 작은 돌덩이처럼 보이지만 그것조차 제법 큰 것이다.

이곳은 지구 땅속 저 깊은 곳에서

유라시아 판과 아메리카 판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1년에 2cm씩...

 

정말 "살아있는 지구"를 확인 할수 있는 곳이다.

 

 

싱벨러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설명하고 있는 지각활동.

아이슬란드를 거의 반으로 쪼개며 오른쪽은 유라시아판, 왼쪽은 아메리카 판의 활동에 의해

1년에 2cm씩 벌어지고 있다고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싱벨러는 지도상에서 중심에서 약간 아래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싱벨러에서 터덜터덜 언덕길을 넘어오면  라우가바튼Laugarvatn이 나온다.

호수와 이를 둘러싼 황량한 산.

 

그리고 마치 달나라 같은 땅.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면서 이런 느낌은 정말 많이 받았다.

'여기는 지구가 아니야...

 여기는 달나라이거나 마치 화성과 같은 느낌이야...'

 

 라우가바튼Laugarvatn은 사진작가들이 아주 좋아하는 지역이다.

그런데 우리가 찍은 사진은 그저 그렇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 그리고 검고 누런 산의 묘한 색깔의 조화...

솜씨좋은 사진작가들은 그 절묘한 색을 잡아내어 정말 놀라운 사진첩, 그리고 엽서를 장식하는 곳이다.

 

또  다른 간헐천  크리수빅Krysuvik (Seltun) .

아이슬란드 나라 온 지역의 지하수가 끓고 있다.

 

크레이파르바튼 Kleifarvatn(호수).

사흘간이나 차안에서 자서 오늘은 레이캬빅으로 돌아가서 편한 잠을 자기로 했다.

라우가바튼이나 싱벨러는 레이캬빅에서 아주 가깝다.

1번 도로를 따라 아이슬란드를 거의 한바퀴 다 돈 셈이다.

가는 길에 만난 또 다른 호수 크레이파르바튼.

역시 묘한 느낌이다.

기괴하고 경이롭고... 때론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17일 아침.

이제 내일이면 떠나야 한다.

마지막 남은 곳. 아이슬란드의 최남서쪽. 레이캬네스로 가는 길이다.

역시 여기도 땅은 뒤집어져있고, 이끼와 풀을 자라나는 원시지구의 모습이다.

 

우리가 최고로 가고 싶었던 곳.

유라시아 판과 아메리카 판이 벌어지고 있는

"살아있는 지구"의 결정판을 볼 수 있는 곳.

 

Bridge between Europe and America. (유럽과 아메리카 사이의 다리)

그 다리의 딱 중간 지점이다.

다리 위에 붙어 있는 조각판에는 Mid Point라고 써놓고 왼쪽은 웰컴투 노스아메리카, 오른쪽은 웰컴 투 유럽이다.  

오른 쪽의 EU기는 선명한데, 미국 국기는 누가 뜯어놓아 버렸다.

우리도 심정적으로 미국보다는 유럽을 더 선호하는 지라 오른쪽 편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유라시아와 아메리카의 딱 중간을 걸어가며..

지형을 설명해놓은 안내도에는

"당신이 지금 이글을 보고 있는 순간에도 땅속에서는 지구가 움직이고 있다....

 1년에 2cm씩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 서있다"

라고 써있다.

전혀 감지하지는 못하지만 지금도 지구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는 느끼며...

 

 두 대륙판의 딱 중간에 서 본다.

 

그리고 그 남쪽 해변.

새들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절벽위에 섰다.

절벽의 흰 부분은 모두 새들의 배설물이다.

 

절벽위에서 본 아이슬란드 서남쪽 해안, 레이캬네스의 절경.

저멀리 우리의 차, 우리의 포근한 잠자리(?) 하얀 차가 보인다.

내일이면 저 차도 이제 이별이다.

 

아이슬란드 최고의 관광지 블루라군.

천연온천지형이다.

아이슬란드에 오면 누구나가 다 즐긴다는 온천이다.

우리도 준비를 다하고 들어가려는데...

 

막상 가까이 와서 보고는 마음이 달라졌다.

그런데 입장료가 일인당 4,000Kr(우리돈으로 4만원) 이란다.

아무리 좋은 온천이라고 해도 우리가 여기서 놀 시간은 1시간, 조금 더 길다해도 2시간.

 

아이슬란드는 사방천지에 물이 끓고 있고, 전지역이 온천수인데

굳이 여기에 들어갈 필요가 있냐는 생각.

두사람의 의견이 단번에 모아졌다.

'그냥 맛있는 거 사먹고, 동네에 있는 수영장엘 가는 게 어떨까?'

"Good!"

 

입구에서 그냥 구경만 하고 사진만 찍었다.

"후회하지 않겠나?"

"Never!"

 

여행을 하다가 비싸다는 이유로

뮤지컬을 보지 않았다거나, 아니면 괜찮은 곳을 구경하지 않아서 (예를 들면 칠레의 이스터섬 같은 곳)

후회는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블루라군은 그냥 온천일 뿐이고

이미 구경은 다 했으니까...

 

이 온천에 몸을 담그지 않았다고 해서, 이건 절대 후회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하면서...

냉정하게(?) 돌아나왔다.

 

블루라군 바로 옆에 있는 블루라군과 꼭 같은 지형에서 여러장의 사진을 찍어본다.

 

온갖 폼을 잡으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자꾸 웃음이 나온다.

남들 다 들어가는 블루라군에 안들어간 결정이 무슨 그리 즐거운 결심이라도 되는듯이...

ㅋㅋ

 

파란 온천물과 불쑥불쑥 솟아있는 바위덩어리.

그리고 그 위에 앉아 있는 희고 검은 새.

ㅋㅋ

 

대신 10분 거리에 있는 그린드빅Grindvik서 에서 동네 수영장을 찾았다.

300Kr.(약 3.000원)

블루라군의 1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이다.

실컷 수영하고, 온천물에 한참동안 몸을 담갔다...

 

아이슬란드의 마지막 날 밤.

공항이 있는 케플라빅Keflavik에서 마지막 밤을 맞기로 했다.

역시 차안에서...

 

케플라빅 해안 공원에서.

연어, 대구포, 땅콩, 빵, 우유.... 그리고 매일밤 우리가 즐겨 찾던 아이슬란드 맥주 바이킹과 함께...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역시 이 날 밤에도 어둠은 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름의 백야를 즐기며...

 

6일간 무사히 차를 잘 몰고, 잘 구경하고, 잘 자고

케플라빅 공항에서 차를 반납했다.

 

차를 렌트하면서 아이슬란드 도로 지도책을 2,000Kr(2만원) 까지 같이 사서 결재를 했다.

일주일동안 우리에게 아이슬란드 길을 무사히 안내한 저 책은 이제 제 역할을 다한 거다.

그 값도 충분히 했고...

 

그래도 우리같은 프로(?) 배낭여행자 가 이 책을 그냥 용도폐기 할 수는 없지...

공항에서 이제 막 도착해 차를 렌트하고 있는 덴마크 부부를 꼬셨다.

"우리는 이제 여행이 다 끝났다.

 이 책이 있어서 운전하는 데 정말 편리했다....

 ....

 니네들도 이 책이 있으면 정말 좋을거다.

 모든 도로가 다 나와있고, 가는 곳 설명도 잘되어 있고...

 ....

 누이 좋고 매부좋고 아니냐...."

 (그런데 누이좋고 매부좋고는 영어로 설명하기가 참 힘들었다.

  머리속으로는 우리나라 속담으로만 떠오를 뿐.

  그래서 "You good!  I Good! " 이라고 해 버렸다. ㅋㅋ 그래도 금방 무슨 뜻인지 마음이 통하더라구.)

꼭 일주일전에 2,000크로네를 주고 샀다며 딱 잘라 절반만 받겠다고 하니

선뜻 사겠단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Thank you!"를 연발했다.

 

마지막까지 즐거운 여행!!!

아! 이제 안녕이다. 아이슬란드!!!!!

 

<16일부터 18일까지의 일정>

7월 16일 (T 108, 목) Arkanes - Pingvallavatn(화산폭발 지형솟아오른 곳. 지구 판이 벌어지는 곳)

                    - Laugarvatn(황량한 산)- Olfusa(갯벌)  - Krysuvik (간헐천 지역 Seltun)

                    - Kleifarvatn(화산폭발이후 지형) -Reykjavik          

7월 17일 (T 109, 금) Reykjavik -Midlina(유라시아판과 아메리카 판이 갈라지는 곳)- Reykjanes

                     (해안 절경) -Blue lagoon(천연온천) - Grindvik(마을, 수영장) - Keflavik(도시)

7월 18일 (T 110, 토) Keflavik - 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