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206 (10월 22일)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프리 김앤리 2009. 10. 26. 03:54

아주 오래전 영화 '지붕위의 바이올린'을 다시 봤다.

왜 그 영화가 보고 싶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영화의 배경이 유럽 이야기 였던 것 같기도 하고,

어릴 때는 지겹게 봤던 영화같기도 한데 지금 다시 보면 아마 제법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고,

여행을 다니면서는 음악에 대한 감성이 어느때보다 높아져서

주제음악 'Sunrise Sunset'을 듣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쩜 그 때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라트비아의 리가 광장, 높은 교회 첨탑 꼭대기에 앉아있는 고양이를 보고 나서부터.

광장의 한쪽에는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아카펠라 그룹이 라트비아 전통 음악을 부르고 있었고...

'노래혁명' ' 독립의 노래'... 노래가, 음악이 키워드였던 발트해의 국가에서

문득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던 옛날 영화가 생각났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붕위의 바이올린'

어떤 내용이었는지 까마득하게 잃어버리고 있었는데 배경이 우크라이나의 어느 한 지방이다.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유태인들의 이야기를 중심축에 놓고

한 가족의 삶이 잔잔하게 그려지며,

전통을 고수하던 이전 사회에서 현대식의 사고방식으로 바뀌는 사회 변화상도 나타내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의 노동자 시위장면도 나온다 .

'옛날 영화들은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촬영기술이 지금보다 좀 떨어질 지 몰라도 영화가 주는 메세지도 있고, 음악고 좋고...

괜한 허위나 과장도 없다.

어릴때는 느끼지 못했던 진한 감동을 받은 영화였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신기하게도  그들의 옷차림에도 익숙하고 그들의 집 구조에도 익숙하고 얼굴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여행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우크라이나의 키예프도 여행을 한데다가

마치 불가리아 어느 산골 마을을 보고 있는 듯 익숙한 정경에, 익숙한 얼굴이다.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 엔딩 자막이 올라가는데

어~~~~

"Technical facilities furnished by JADRAN Film Zagreb,Yugoslavia"다. 

 Zagreb,Yugoslavia!!! 

 

이런 절묘한 우연이!!!

이번 여행준비로 처음 알게된 도시, 자그레브에 들어가는 길,

그 옛날 자그레브에서 만든 영화를 봤다.

몇십년도 더 지난 영화...

단지 나라 이름이 다르다 .

그때는 유고슬라비아의 자그레브. 지금은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크로아티아가 수많은 희생자를 내며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것은 1991년이다.

독립한 지 20년이 다되어가는 크로아티아는 어떤 나라일까?

자그레브를 들어가면서 우연히 보게된 영화때문에

우연을 마치 필연처럼 느끼며, 필연이었다고 확신하며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로 들어간다.  

sunrise sunset...

해는 뜨고 해는 지고...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서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로 들어가는 길.

내내 끝없이 펼쳐진 이런 밭이었다.

추수가 끝난 가을 들녁, 다음 농사를 위해 농부들이 밭갈이를 하고 있다.

 

크로아티아부터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래일패스가 적용되어서

베오그라드에서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의 국경마을(토바르니크, Tovarnik) 까지만 표를 끊으면 된다.

일인당 6.3유로(세르비아 돈으로는 592디나).

그 이후부터는 유래일 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표를 안 사도 된다.

 

끝도 없는 지평선아래 밭을 갈고 있는 농부도 보이고

자전거로 씽씽 달리는 아이들도 보인다.

지겨운 듯, 지겹지 않게 갈아엎은 밭들을 지난다.

 

자그레브에 도착.

기차역에서 쭉 뻗어있는 공원을 따라 6~7분 정도 걸어가면

자그레브의 중심광장 반 엘라치차 광장(Ban Josip Jelacic Square)에 들어선다.

자그레브 여행은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간밤에 인터넷으로 예약해 둔 우리 숙소(City center Hostel)도 광장 바로 뒷길에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한 나라의 분위기, 한 도시의 분위기는 도착하자 마자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여행을 오래해서, 혹은 여행을 제법 많이 다녀서 잘 아는 척 하는 건방짐이 결코 아니다.

기차역이건, 광장이건 도착하면 풍기는 그곳의 냄새와 색깔이 있다.

우울해 보인다거나, 활기차 보인다거나, 밝아보인다거나,  대단해 보인다거나...

자유로워 보인다거나 아니면 뭔가에 움츠리고 있어 보인다거나...

그게 사람들의 표정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옷차림에서도

건물들의 구조나 색깔에서도 드러나기도 한다.

물론 날씨가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쾌청하고 맑은 날씨라면 좀 더 밝아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쾌청한 하늘과 밝은 날씨가

전체적으로 우울해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까지 살아나게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그레브.

우리가 도착한 시각에는 억수같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숙소까지 걸어가는 10여분동안 가방은 있는 대로 젖고 앞 뒤가 분간이 가지 않았었다.

과연 숙소를 제대로 찾을 것인가? 걱정도 되고 두려움도 있고 비를 뿌려대는 자그레브의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런데도 자그레브에 대한 우리의 첫 느낌은 '자유로움'이었다.

근 한달여동안 계속 동구 사회주의권을 다니면서

어딘지 모르게 움츠려 있는 듯한 사람들의 표정과는 사뭇 다른 자유로움이었다.

경제적으로 좀 더 나아보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하기야 유고연방시절 보스니아나 코소보등 다른 유고연방의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상태가 나은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재산을 가지고 다른 못사는 연방국가를 먹여살리는데 대해 늘 불만이었단다.

마치 우리나라 서울의 강 남쪽에 있는 어디 사람들과 비슷한 생각처럼 말이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약간 실망스러웠던 크로아티아였기는 했다.

(여기서 잠깐! 지붕위의 바이올린에서 나왔던 대사 한마디.

 "부자들이 우리 같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서 대신 죽으라고 한다면

  우리는 지금 참 풍요롭게 살 수 있을텐데... "

  듣고 있던 마을 주민들은 다함께 굉장히 즐거워 하며 웃는다.

  가난해도 행복한 모습이 엿보였던 장면...

  왜 이 순간 그 대사가 생각날까?)

 

자신의 부를 다른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기 싫어했다는 데 실망을 했으면서도

남들보다 약간 나은 경제적 상태가 이유이어서인지 어쩐지는 모르는 뭔가 때문에 다른 곳보다

좀 더 '자유로워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스스로도 모순덩어리의 정의이기는 하지만...

어쨋거나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하늘은 시커멓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받은 자그레브의 첫 느낌은 '자유롭고 밝은 분위기'였다.

사람들의 표정이 살아있었다.

 

비가 갠 다음 날 아침 다시 나선 반 옐라치츠 광장에서 '밝은 분위기'를 재차 확인했었다.  

옛 사회주의권의 나라가 아닌 서유럽의 어딘가를 보고 있는 듯한.

서유럽이 동유럽에 비해 훨씬 살기가 좋다거나 삶의 질이 높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분위기가 다른 것은 분명한 사실.

자유로움과 밝음의 차이는 약간씩 있었다는 거다.

 

광장 앞은 '에코마트(Eco Mart)'가 열리고 있었다.

개개인 상점들이 자기가 생산한 치즈, 쨈, 과일 등을 내다 팔고 있다.

모두다 유기농으로...

 

도심의 가장 번화한 거리, 중심 광장.

우리로 치자면 서울시청 광장에서 사람들의 건강과 관련된 유기농 제품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농산품, 가공품을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모두 분주하게 움직인다.

서울시나 부산시에서도 이런 행사를 할까?

안한다면 몰라서 일까 주변의 다른 상인들의 압력때문일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도심의 가장 중심이지만

이 광장앞길에는 트램밖에 다니지 않는다.

자동차는 전혀 진입할 수 없다.

이것 또한 우리는 놀라게 한 사실이다.

우리로 따진다면 서울시청 광장 주변으로는

부산으로 치자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서면이나 남포동 주변으로 자동차의 진입을 막고

친환경의 트램만 다니도록 한다는 거다.

사람들도 거기에 동의했다는 것이고.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트램 외부에 그려진 그림.

그래피티(graffiti art)다.

1960년대 미국의 빈민가에서 시작됐다는 그래피티 예술은 

얼핏 보기에는 스프레이로 직직 그려진 낙서같아

도시의 이미지를 무질서하고 어지럽게 만드는 요인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지금도 없잖아 그런면이 있고..)

그런데 예술이라는 것이 닫힌 공간에 잘 포장하여 만들어 고상하고 우아한 사람들만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스프레이 하나로 젊은이들이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개방적으로 표현한다는 뜻에서

최근에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많이 부상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잘 그려진 그래피티 작품은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예술적 가치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아일랜드 골웨이의 어느 골목에서 그래피티 작업을 하는 젊은 애들을 직접 본 적이 있다.
 오로지 색색깔의 스프레이 통 하나씩만 들고 그림을 그려나가는데 옆에서 보고 있는 우리가 감탄을 자아냈었다)

아직까지 어떤 나라나 도시에서는 그래피티 작업을 금지하고 있기도 하지만

점차 그래피티를 '예술'의 한 분야로 인정하고 오히려 이를 도시의 색깔로 드러내고 있기도 하단다.

 

자그레브를 돌아다니고 있는 트램에는 그래피티 아트를 도시의 이미지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트램 외부를 보면 자그레브의 상징인 슈테판 성당을 비롯한 도시의 풍경이 그려져있다.

 

그렇게 봐서 그렇나?

우리 숙소 골목의 바로 옆의 한 까페 입구도 아기자기 하게 이쁘게 꾸며놓았다.

 

광장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반 엘라치차 동상.

크로아티아의 영웅이란다.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침입을 물리친 장군이란다. 

이제 광장의 이름이 된 영웅.

 

자그레브의 또 하나의 상징.

슈테판 성당.

옛 유고연방국가중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는 서로마 제국의 영향을 받아

국민의 대다수가 기독교 신자란다.

그래서 다른 동유럽 권에서 보였던 정교회 건물보다

서유럽에서 많이 보았던 첨탑 양식의 성당 건물이 더 눈에 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다른 곳 보다 많은 신자가 참가한 가운데 미사를 드리는 모습도 많이 보이고...

(서유럽의 다른 성당은 주로 관광용인 것 처럼  성당 안이 미사를 드리는 모습은 거의 없었고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여행자들이 더 많이 보였는데...) 

 

평지에 있는 반엘라치차 광장을 지나서 언덕위로 올라간다.

깨끗하고 단정한 집들이 보인다.

 

언덕으로 올라가면서 아주 오래되어서 쓰러져가는 나무로 된 집들도 있고...

 

자그레브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로 올라갔다.

푸니쿨라를 타는 것도 있었는데

그냥 걸어 올라가도 잠깐이다.

한 나라의 수도라는 데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다.

슈테판 성당의 첨탑이 안개에 가려졌다.

  

하늘이 개었더라면 파란 하늘과 빨간 지붕이 대비되면서

더 멋진 장면을 연출하였을 곳인데...

상상만 해본다.

우리에겐 간밤 처럼 비가 억수같이 내리지 않는 것만으로 감지덕지다.

 

푸니쿨라를 타고 오르면 만날 수 있는 곳.

층층이 계단을 따라 비슷한 높이의 집들이 순서대로 놓여있다.

지붕에는 세월의 두께도 보이고...

 

시청사 바로 앞에 있는 St.Mark 성당.

지붕의 왼쪽은 크로아티아, 오른쪽은 자그레브 문양이란다.

(사진 속의 숨은 그림 찾기: 오른쪽 흰머리 할머니의 사진찍는 포스... 대단하지 않으십니까?)

 

성 마크 성당 바로 앞에 있던 건물의 한 모퉁이.

한 귀퉁이도 그냥 놓치지 않는 모습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선입견을 가져서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진짜 어디를 가든지 미사를 드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스톤게이트(Stone gate) 의 길거리 제단앞에는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신자들이 많이 모여있다.

다같이 성가를 부르고 기도 드리는 모습이

그동안 그렇게나 많은 성당을 돌아보았던 우리에게는 오히려 새롭게 보여지는 광경이었다.

 

스톤 게이트는 1731년의 큰 불로 많은 부분이 유실되었지만

사람들의 기금으로 복원되었단다.

벽에는 복원을 도운 사람들의 기원이 적혀있는 대리석판이 총총이 박혀있다.

거기에 적혀 있는 대부분의 내용이 HVALA(크로아티아어로 '감사합니다")이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소박한 판이다.

 

스톤게이트를 내려오면서...

이 동상은 누구인지 ,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자그레브 시에서 나누어준 책자에도 설명이 없고...

말 아래 이구아나인지, 악어인지... 괴상망칙한 동물이 놓여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탄 이 기사를 왜 저 동물을 딛고 서있는 건지..ㅋㅋ

 

다시 언덕 아래로 내려온다.

자그레브는 몇시간만 돌아봐도 될 만큼 아주 자그마한 도시다.

엘라치차 광장 주변으로 교회와 구시가지 골목이 있고,

거기서 바로 언덕위로 올라서면 도시 전체가 다 내려다 보인다.

도시 북쪽으로 가면 산도 있어서 한 겨울에는 스키도 타고 한다는데

도심 자체는 그저 발로 걸어다니면서 예쁜 거리, 정겨운 건물들을 만날 수 있다.

  

머리를 하늘로 들어 멋진 구도로 사진 한장 찍어보려는데...

초점을 맞추기가 힘드네...

 

구시가지 골목으로 들어왔다.

별로 길지 않은 구시가지 골목은 레스토랑과 거리 까페로 가득 차 있다.

간밤에 비가 오는데도 아직까지 많이 춥지는 않아선지

거리 까페에 밤새도록 사람들이 가득했었다.

저 나무 바로 뒷쪽이 우리가 묵었던 시티센터 호스텔이 있었다.

 

체크인 하면서 숙소의 매니저가 우리에게 귀마개를 준 곳은

여행 다니면서 처음 있었던 일이다.

귀마개가 필요할 만큼 밤새 시끄럽냐는 우리 물음에

아마 오늘 저녁은 비가 와서 괜찮을 거란다.

그런데 금요일 저녁이거나 날씨가 좋다면 귀마개가 몸에 좋을 거라고.

바짝 긴장하고 잤는데...

뭐, 밖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는 애교정도..

 

떠들썩했던 간밤의 여흥이 지나고

이른 아침에는 그저 오가는 사람들만 쳐다보고 있는 텅빈 의자들 뿐이다.

오늘 밤에 다시 이곳은 사람들로 분주해 지겠지...

 

슈테판 성당이 보이는 좁은 골목.

여기도 역시 레스토랑이다.

간밤에 우리도 저기 보이는 Noctorno라는 식당에서 피자와 맥주로 저녁을 즐겼었다.

 

.... 

 

다시 이곳을 떠난다.

학교에 있으면서 방학을 이용해 나오면 늘 여행에서 빨리 돌아가야 하는 현실이 아쉬웠다.

그래서 한번 오지게 여행해보자고...

어디 한 곳에 가면 푹 쉬어가면서 천천히 여행해보리라 생각하며  떠나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또 마찬가지가 돼버렸다.

욕심이 생겨서 그럴게다.

학교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겠다는 내 말에 어떤 선생님이 그러셨다.

"김선생님, 아직도 가 볼곳이 남았어요? 다 안다녀왔나?"

무슨 그런 말씀을...

아직도 세상에는 내가, 우리가 못가본 곳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남들은 20일만에 한달만에 유럽을 돌고 다시 돌아간다는데

우리가 유럽을 들어온 지 벌써 넉달도 더 넘었다.

그것도 처음 나와본 곳도 아니고

두번, 세번째 가보는 곳도 더러 있는데도...

한달 정도만 더 있다가 아프리카 쪽으로 내려가서 중동으로 올라가려고 하니까

유럽에서의 일정이 또 다시 바빠지는 것 같다.

쉬엄쉬엄 가야하는데...

콕콕 찍고만 다니는 여행은 정말 싫어하는데...

이달 말, 수리를 마친 우리 노트북을 들고오는 후배를

로마에서 만나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길을 떠난다.

그 친구를 만나고 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까?

쉬엄쉬엄, 천천히,천천히...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를 떠나 오늘 우리는

언젠가부터 내 가슴속에 박혀있던 플리트비체 호수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