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여행/공감 라오스&베트남

신문에 난 '공감여행'

프리 김앤리 2010. 4. 27. 23:35

  지난 주 금요일, 국제신문에 내가 기획하고 있는 '공감여행'에 관한 기사가 나왔다.

 

 부산교육연구소에서 선생님들에게 하기로 한 강좌를 취재한다고 인터뷰를 한다 했는데

내 이야기에 '공감 여행' 이야기를 더 많이 실어놨다.

 

ㅋㅋ

졸지에 나는 제 3세계 국민들 착취에 눈을 뜬 젊은 여행가로 변신해 버렸다. 

세상 곳곳을 여행하고 돌아와서 소비적인 여행이 불러오는 환경오염, 왜곡된 관광문화 등에 대해 고민하고

공정여행을 본격적으로 보급하는데 앞장서는 사람으로 만들어져 있다. 

별로 착하지도 않는데,

내 좋자고 떠나는 여행이 다른 사람만을 위한 고귀한 여행로 그려져 있다.  

 

착함을 뛰어넘는 '공감여행'이 아니라

완전히 착한 여행을 하는 것에 자신이 없어서

현지인도 좋고 여행하는 사람도 즐거운, 그러면서 조금은 가치있는 여행을 하자는...

말하자면 착함에 도달하지 못해 '공감' 정도까지는 가보자는 취지였는데

오히려 착함을 뛰어 넘는다고 표현해줘서 부담스러울 뿐이다.

 

지난 1년간 베이징에서 시작해서 동쪽으로 동쪽으로 여행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험하다는 이유로 비자를 받지 못해, '파키스탄'을 쏠랑 빼먹고 인도에서 이란으로

바로 풀쩍 날아서 갔는데 파키스탄을 당당하게 여행한 것으로까지 나와있다. 

지금도 파키스탄을 여행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기는 하지만...

 

아직도 다국적 기업인 스타벅스의 커피맛을 버리지 못하고

된장녀처럼 그 가게를 뻔질나게 드나드는 나를 한참은 미안하게 만드는 기사다.

 

거 참!!! 

 

<2010년 4월 23일, 국제신문 24면 기사>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여행을 떠나도… 모두에 이롭고 착하게"

착한소비 · 공감소비

 

- 제3세계 국민들 착취 현실에 눈 뜬 젊은 여행가 김승란 씨 '공감여행' 운동

-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만으로도 '환경보호 효과 만점' 인식 확산

- 부산YWCA, 아파트 부녀회와 '착한소비' 합창

 

직장인 이지영(여·32) 씨는 공정무역 커피인지 아닌지를 꼭 확인하고 마시는 까다로운 소비자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면서 중간상인들에게 이윤을 빼앗기고 착취당하는 제3세계 농민들의 아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 씨처럼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기업의 영향력,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 등을 구매 기준으로 삼거나 생활 속에서 탄소나 쓰레기 배출 등을 줄이는데 앞장서는 '착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남에게 베풀거나 자신이 희생해서 두 배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윤리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회 곳곳에 '착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착함을 뛰어넘어 '공감여행' 어때요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감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최근 라오스를 방문한 김승란(맨 오른쪽) 씨.

김승란 씨는 지난해 2월까지 양산 효암고에서 생물을 가르쳤던 교사출신 여행 기획자(http://cafe.daum.net/feelwith)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사직을 박차고 나와 남편과 함께 1년간 세계 여행을 했다.

 

"여행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방학 때마다 틈틈이 해외로 나갔지만 50대가 되기 전 여행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학교를 떠났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생활도 만족스러웠지만 더 두근거리는 일을 하고 싶은 걸 어떡해요."

 

김 씨는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파키스탄을 거쳐 아메리카 유럽 대륙 등 세상 곳곳을 누비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됐다. 소비적인 여행이 불러오는 환경오염, 왜곡된 관광문화 등에 대해 고민하면서 공정여행을 본격적으로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안나푸르나를 트레킹할 때 포터를 고용했는데 많은 것을 느꼈어요. 슬리퍼 차림인 사람에게 어떤 관광객은 40~50㎏씩 짐을 지워 그 높은 산을 오르게

하더군요."

 

김 씨는 관광객들이 여행하면서 소비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현지인들의 삶은 피폐하고 나아질 것이 없는 현실을 보면서 새로운 여행 문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체험했다. 부산으로 돌아오자마자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고 여행에서 쓴 돈이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고 자연을 지켜주는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남에게 무엇인가를 해줘야 한다는 '착한 여행'이란 단어가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들어요. 일상 탈출을 위한 여행인데 봉사하고 돕기 위한 여행이라면 거부감이 들 수 있어요. 저는 여행자도 즐겁고 현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공감여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 씨는 최근 유럽 배낭전문 여행사인 '투어야여행사' 직원들과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느긋하고 평화로운 도시인 라오스 루앙 프라방을 방문했다.

이곳 어린이센터를 방문해 라오스어로 된 책을 선물하고 지역 주민과 함께 라오스 전통요리를 만들고 음악도 배우면서 라오스 사람들의 삶 속으로 한 뼘쯤 다가갈 수 있었다.

 

김 씨는 오는 27일부터 한 달간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부산 동래구 명륜동 부산교육연구소에서 '공감여행' 강연을 한다.

교사들을 중심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여행을 알리기 위해 '라오스' '러시아' '발트 3국' 등 가치있는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부산YWCA는 환경을 생각하는 특별한 여행을 기획했다. EM(유용 미생물)의 신비와 효능을 직접 체험하는 캠프로 오는 6월 9일부터 3박4일간 일본 오키나와를 여행한다. EM방식의 우유를 생산하는 목장, 토마토 재배 농원, EM 발견자인 류큐 대학의 히가 박사를 만나 환경 문제에 대담을 하는 일정이다. 희망제작소는 국내에서도 공정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희망탐사' 프로그램을 매달 운영한다. 강연, 답사, 현지 주민과의 만남 등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으로 첫 여행지는 경남 남해 다랭이 마을이다. 다음 달 1~2일 떠난다.

 

'착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대안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은 '희망의 지도(http://cafe.naver.com/hopemap)' '공정여행 까페(http://cafe.naver.com/fairtravel)'등에서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공정여행 방법과 후기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정기모임 등을 통해 방법과 경험담을 공유한다.

 

 

생활 속에 파고든 '착한 소비' 바이러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운동을 통해 '착한 생활'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나라 전체에서 발생하는 하루 평균 음식물 쓰레기는 1만5000t.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8조 원이다. 부산YWCA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게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현명한 소비를 하는 '환경사랑 실천 아파트'사업을 펼치고 있다. 연산9동 한양아파트, 거제2동 현대타운, 연산8동 현대아파트 주민들이 동참하고 있는데 성과도 좋다. 참가 아파트의 지난해 7~9월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여름철이었지만 전년과 비교해 총 1만9670ℓ나 줄었다. 주민들은 지금도 식단점검표를 작성하고 냉장고 가계부를 쓰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있다.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음식물 낭비를 줄였어요. 음식재료를 마구 사는 일도 줄어들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생활전반에 걸쳐 환경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됐어요."

 

현대아파트 부녀회장 이도생(55) 씨는 시장이나 슈퍼마켓에 갈 때도 시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이웃 주민들이 많이 늘었다고 자랑했다. 탄소 배출 절감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늘면서 운동도 친환경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부산 서구 주민들은 지난 1일 구청 광장에 설치된 자가발전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한다. 사람이 운동할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휴대 전화를 충전하거나 야간에 전등을 밝히는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끔 고안한 운동기구다. 서구청은 자전거 발전기 2대와 허리돌리기 1대, 줄당기기 1대 등 총 4대를 갖췄다. 주민들은 운동하면서 건강을 다지고 전기를 생산해 다른 용도로 활용 가능해 보람 있다는 반응이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입력: 2010.04.2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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