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20100609 북극이 가까이 있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프리 김앤리 2010. 6. 10. 16:26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여행을 떠나왔다는 생각도, 원래 우리가 살던 곳에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왔다는 생각도 별로 안듭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다 낯설고 어리벙벙하고 긴장되어야 하던 우리의 이전 여행과는 달리

모든 것이 너무 편안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촌 형님네의 편안한 환대 때문일겁니다.

아침 저녁 한국에서의 식탁보다 더 한국적으로 배불리 먹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불편한 영어에 대한 부담감없이 아주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것처럼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동안의 우리 여행이

잠시 한숨돌릴 틈도 없이 열심히 일을 하다가 날아갈 듯한 해방감을 가진 채 떠나온 여행이라면

이번 여행은 아직까지 지난 여행의 여독을 채 풀지 않은 채,

일도 그렇게 열심히 한 것이 아닌 채  떠나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

그래서 여전히 한국의 모습이 더 그립고, 한국적인 것이 더 가슴 설레게 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는 생각.

낯선 이국땅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익숙한 것들을 더 그리워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

하여튼 건방지게 몇달만에 다시 배낭을 덜컥 싸가지 나와놓고선 아직 우리는 여행을 나와있다는 느낌을 못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오늘... 그냥 설렁설렁 기웃거리기만 할 뿐입니다.

이집에서의 아늑한 이 생활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다시 두려움에 떨며(?) 어딘가를 여행하는 느낌을 받고 있을까요?

 

Anyway, 여기는 캐나다 토론토입니다.  

 

"캐나다 토론토!" 하면 항상 등장하던 모습.

온타리오 호수에서 바라본 토론토 다운타운의 모습입니다.

상징적인 CN 타워가 있고 아주 멋진 스카이라인의 빌딩들.

지금 우리는 이 곳에 있습니다.

 

동서남북 바둑판 모양으로 길이 잘 나있다는 다운타운의 거리를 그저 아무 생각없이 걸어다녔습니다.

역시 빌딩이 많은 곳입니다.

서울하고 비슷하다고 할까?

아닙니다.

가끔은 각각 다른 모양의 높은 빌딩사이에서 오래된 건물이 폼잡고 있습니다.

 

뭐 우리나라도  '디자인 서울'이다, '아침을 맞는 도시 부산'이다 하여 각자 나름대로 도심을 꾸미고 있는 것 처럼

이곳도 비슷합니다.

세계 어디를 가나 도시는 이제 비슷해지는 느낌입니다.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도 그다지 다르지 않고...

비행기로 하루만에 날아다니고, 인터넷으로 실시간으로 통하고 있는 세상이라는 게 여행을 떠나오면 정말 실감합니다.

 

그래도 여기  빌딩들은 그저 네모낳고 반듯반듯하게 지어놓은 것만은 아니네요.

곡선으로 굽어져 있는 시청건물이 눈에 띕니다.

 

'최고 높은' ' 가장 먼저' ' 세계에서 제일'... 이런 단어에 집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건축들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에게

비슷하다거나 같은 네모 모양의 빌딩들 대신 나름 삐죽삐죽 외부선을 살린 빌딩들이 있어

빌딩 숲을 거니는 우리같은 여행자들을 지겹게 하지는 않는 곳입니다.

 

세계 어느 도시엘 가도 보이는 시티투어 버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는 조금 색다른 투어 버스도 있습니다.

시내의 볼만한 곳을 돌아다니며 중간중간에 내려주고 태운다는 건 다른 시티투어 버스와 마찬가지인데

이 버스는 온타리오 호수에서는 배로 변신하는 수륙양용버스입니다.

 

이런 시티투어 버스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도 본 적 있습니다.

동생과 조카들과 함께 한 여행에서였는데,

아스팔트를 달리던 버스가 물 속으로 들어갈 때는 어찌 그리 떨리던지요.

물속으로 버스가 들어갈때 버스를 타고 있던 관광객들이 다함게 있는대로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냥 제가 말로만 설명하고 생략.

 

DUNDAS 역에 내려 남쪽으로 빌딩만 구경하다 내려오니 어느새 온타리오 호수까지 도착했습니다.

이른바 하버프론트입니다.

이쯤 오면 바다처럼 넓게 펼쳐져 있는 온타리오 호수가 눈에 보여야 하고,

호수를 내려다 보고 있는 CN타워에 감동해야 하고,

호수쪽으로 나있는 베란다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캐나다 사람들에게서 느긋함을 떠올려야 정상인데,

우리는 내내 두고 온 우리나라의 후배 한 명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토론토 바로 이곳, 하버프론트에서 핫도그 장사를 했다는 친구.

이곳에서 했을까? 아님 바로 저곳에서 했을까?

저런 핫도그를 팔았을까? 저런 햄버그를 만들고 있었을까?

지금은 유럽을 주름잡고 있는 그 친구의 예전 어느 한시절에 우리가  멈춰있음을 문득 발견합니다. 

 

그 친구가 팔았다는 핫도그를 우리도 사먹을까? 고민하다가 하버프론트 바로 앞에 있는 슈퍼로 들어갔습니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줄을 지어 있습니다.

우리도 줄을 섰습니다.

그래도 조금은 다릅니다.

자기가 원하는 채소와 소스 등을 주문해서 먹는 샐러드가게...

 

닭고기 튀김과 샐러드, 그리고 치즈 빵.

우리의 첫 점심식사입니다.

형님이 차려주시는 든든한 아침을 먹고 난 후라 아직 그리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TIP'이라는 걸 반드시 줘야 한다는 아메리카 대륙의 식사 예절을 앞으로 어떻게 견뎌낼까(?) 잠시 고민중입니다.

 

 

<토론토 아일랜드> 

10년전엔가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라는 곳을 여행할 때 였습니다.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호수가 이렇게 넓을 수도 있구나!!!'

'호수가 끝이 없을때도 있구나!!!'

'호수에도 파도가 치는구나!!!'

 

'내 마음의 호수'니 ' 호수같은 눈동자'니 은유법, 직유법을 배우면서 생각했던 호수는

그저 한눈에 쏙 들어오는 자그마하고 고요하고 잔잔해야 하는데

끝도 없이 펼쳐진 호수를 더구나 파도치는 호수를 만났을 때의 놀라움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토론토 시내에서 걸어가면 만나는 온타리오 호수.

이곳도 참말 크고 넓고 대단합니다. 

 

새로 산 사진기를 가지고 남편도 드디어 날아가는 새떼를 찰칵찰칵 찍어댑니다.

똑딱이 사진기로 그저 새떼를 보고 한번 찰칵 찍고 말았던 시리아 다마스커스 언덕위의 부러움을 앙갚음(?)합니다.

그 때 바로 우리 옆에 있던 외국인은 길게 나온 망원렌즈를 왼손으로 잡고서 착착착착 연속사진을 찍어대던게

어찌 그리 부럽던지...

 

토론토 아일랜드는 토론토 다운타운의 제일 남쪽 끝 다운타운에서 페리를 타면 금방 데려다 주는

온타리오 호수안의 조그마한 섬입니다.

토론토 야경이라고 보여주는 멋진 사진은 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토론토 하버타운에서는 별로 보이지 않던 요트들이 여기 다 모여있는 듯 합니다.

요트는 호수든 바다든 어디든 물을 가까이 하고 있는 사람들의 주요한 레져인가 봅니다.

 

이곳에서는 카누를 즐기를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탈 수는 있으나 능숙하지 못한 내가

우리도 저렇게 두사람이 같이 타는 자전거를 빌릴까 말했다가

남편한테 한마디로 거절당했습니다.

같이 타고 가면 나는 거의 놀고 있고 자기 혼자서만 열나게 발을 굴려야 할꺼라며...

결국은 두사람 몫의 노동을 자기혼자 쏠랑 해야한다며...

ㅋㅋㅋ

다른 남자들은 여자들이 놀거나 말거나 잘도 하고 있는 것 같구만...

덩치 큰 마누라가 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디립다 걸었습니다.

오늘 하루만에 13시간의 시차를 적응하려면 하루를 엄청 피곤하게 만드는 게 상책입니다.

집으로 돌아가서 밥만 먹고 바로 누워자면

우리는 어느 새 한국 시간이 아닌 캐나다 시간에 적응하고 있겠지요.

그래서 그저 걷고 또 걸었습니다.

 

토론토 아일랜드에서 다시 다운타운으로 돌아오는 배안에서.

여행을 나오기 전에 사진 강좌를 몇번 들었던 남편은 이것 저것 실험들을 하고 있습니다.

금발의 외국인과 검은머리의 내 뒷모습을 나란히 넣은 사진을 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토론토 대학> 

사촌형님네의 아들이 토론토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교 4학년입니다.

여기는 지금 방학중인데 여름학기를 듣고 있어서 여전히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인데도 여기는 거의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시험을 친다네요.

그래서 우리가 도착한 날도, 그리고 그 다음날도, 또 오늘도 하루종일 공부만 하네요.

참 반듯한 청년입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도서관으로 들어가고 우리는 비오는 교정을 이곳저곳 둘러봅니다.

토론토 대학은 도시 관광에서 필수코스 일만큼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고 합니다.

 

학교의 중심에서 보면 남쪽으로 토론토의 상징 CN타워도 보입니다.

 

학생이 3만명도 더 넘는 캐나다 최대의 대학이랍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대학 캠퍼스를 갈 때마다 우리 둘이 하는 말.

"다시 대학을 다닌다면 열심히 공부를 하겠지?"

나름 치열하게 살았지만

다시 대학을 간다면 공부도 그렇게 치열하게 하고 싶기는 합니다.

 

 

<로얄 온타리오 박물관>

여행을 다니면서 부터 어느 순간부터 박물관에 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 내가 가본 우리나라의 박물관이라는 곳은

그저 깨진 그릇들이나 도자기, 화살촉, 부처님 상과 몇가지의 그림들만 모아 놓은 것 같아

그저 밋밋하고 심심하기만 했었습니다.

그보다 역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였을 겁니다.

그리고 당시 내가 살고 있는 학생시절의 현재의 내 시간이 너무나 즐겁고 다이나믹해서

구태의연한 과거 사람들의 삶을 드러내놓은 쪼가리들이 전혀 매력적이제 않았기 때문일겁니다.

그런데 여행을 다니면서 내가 만나는 박물관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다시 공부를 한다면 고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박물관에서 처음 한 것이었습니다.

거기에는 깨진 그릇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건축물이 있기도 하고

옛날 사람들의 구태의연한 생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만년전부터 현재까지 위대한 인류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캐나다 최대의 박물관이라는 로얄 온타리오 박물관에 들어갔습니다.

 

중국관도 있고...

 

일본관, 한국관도 있었습니다.

하기야 캐나다의 역사가 짧으니 자기네 나라의 역사로 캐나다 최대의 박물관을 만들기는

좀 어려웠을겁니다.

중국 콜렉션은 중국을 제외하고 지구사아에서 가장 많은 수장품을 보존하고 있는 박물관이라고 합니다.

일본 것도 만만찮고.

그런데 한국관은 영 별로입니다.

한국관의 입구에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가진 한국이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거기도 여전히 몇가지의 그림들과 유약바른 도자기 몇점들 뿐입니다.

쬐금 아쉽기는 합니다만

캐나다까지 와서 우리가 한국의 역사를 알아보는 박물관을 원한 건 아니기에

관람객으로서 우리는 뭐, 괜찮습니다.

다만 다른 외국인들이 보기에 중국관이나 일본관에 비해 한국관이 너무 초라해서

괜히 속상하다는 말입니다.

 

역시 이곳에는 우리나라 박물관이나 유럽의 박물관에서는 만나기 힘든 공룡들이 가득합니다.

캐나다 대륙의 곳곳에서 발굴되었다는 공룡 뼈들을 통째로 모아 거대한 공룡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미국의 박물관도 공룡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다더니만...

여기도 참 대단합니다.

하여튼 아메리카 대륙에서 '쥐라기 공원' 영화가 나올만 합니다.

 

그러나 로얄 온타리오 박물관에서 우리의 관심을 가장 끈 것은

원래 이 땅의 주인이었던 원주민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아메리칸 인디언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까요?

북극권에 가까우니 이누이트족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일까요?

 

영국인, 프랑스인들이 점령하면서 수만년의 역사를 다 잃어버리고

그들의 삶터도 전통적인 생활방식도 다 잃어버린 사람들.

그러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캐나다는 이제와서

이들의 아주 오랜 역사를 자신들의 박물관에 전시해놓고 있습니다.

 

삼나무로 만들었다는 이들의 배.

뱃머리에는 인디언 추장으로 상징되는 깃털을 단 사람의 얼굴이 새겨져 있습니다.

짧게는 2m도 안되는 카누에서 길게는 10m가 넘는 카누까지...

나무의 껍질로 정교하게 만든 카누를 봅니다.

 

물고기를 잡는 데 사용한 도구.

뾰족한 촉이 가운데에도 있고 양쪽으로도 각도를 약간 눕혀 달려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 꽂으면 잡힌 물고기가 빠지지 않을... 

 

이누이트족은 수만년전 빙하시대에 베링해를 건너 아시아지역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강렬한 자외선에 얼굴이 아주 검게 그을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애초에 우리와 피부색도 거의 비슷했을 테지요.

새카만 머리에 쌍꺼풀 없는 눈, 그리고 그 유명한 몽고반점까지.

아시아에서 건너갔다는 게 틀림없을 이들의 삶이 우리와 닮아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 아닐까요?

이누이트 족 전시관에서 발견한 멍석,

짚으로 만든 모자,

대바구니등이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동물의 가죽을 대고 만든 꼬까신까지... 

 

또 하나 눈에 뜨인 것은 '혹독한 자연환경과 철저하게 싸우면서 살아온 삶'이었습니다.

얼마나 추웠을까?

살아간다는 그 자체가 바로 자연과의 투쟁의 역사였음을...

'눈은 펑펑 내리고 날을 꽁꽁 얼어붙는데 털달린 짐승이란 녀석들은 잘도 다니는 구나...

 저 녀석들의 털을 벗겨서 우리 몸을 감싼다면 우리도 살수 있지 않을까...'

 

먹을 것을 위해서도 사냥이 필요했겠지만 추위로 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사냥이 필요했을 겁니다.

짐승을 잡아서 가죽을 벗긴 뒤에 사람도 꼭 짐승처럼 털옷을 몸에 둘렀습니다.

'사람도 동물이다'라는 대 전제가 생물학적 분류로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몸에 두른 털가죽을 보고 든 생각이었습니다.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들여놓은 영국인이나 프랑스 사람들은 이들의 이런 차림을 보고 짐승과 같은 삶이라고

미개하다고, 그래서 아무렇게나 죽이거나 짓밟아도 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 박물관을 들어온 우리들의 눈에는

이들의 삶이 혹독한 자연을 이겨내는 투쟁의 역사라는 사실을, 이것이 인류가 가지는 위대한 역사라는 사실로

감동스러웠습니다.

 

동물의 가죽으로 털옷을 만들더라도

어떤 것은 모자를  머리에 꼭 맞게 만들어 둔 것도 있고, 어떤 것들은 사람머리가 두개는 더 들어가도록 만들고

등판에도 제법 불룩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 있습니다.

사냥을 나갈때는 머리에 꼭 맞는 것을 입어 추위에 단단히 대비해야 했고,

집에서는 아이를 업고 그 아이까지 추위를 보호하기 위해 모자부분을 크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현명합니다.

사람들은 늘 이렇게 지혜를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박물관의 이누이트 관 입구에 걸려있는 큰 그림.

언제 왔는지는 잘 모르지만

배링해협을 건너온 한 가족이 자신들의 조상일 것이라는 글이 함께 적혀져 있습니다. 

어라??? 빙하기에 꽁꽁 언 얼음위를 걸어서 온 것이 아니었나?

왜 난 그동안 꽁꽁 언 얼음위를 반드시 걸어서만 왔을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왜 그 먼길을 내내 걸어만 왔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또 하나 박물관이 우리를 사로잡았던 곳은 암석 전시관이었습니다.

수많은 광물들의 결정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최근 특히 지구의 역사, 광물 암석등에  관심이 많은 남편은 눈을 뗄줄 모릅니다.

안그래도 암석의 이름, 광물의 이름을 모르는 데 전부 영어로 써놔가지고 더 답답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고작 금, 은, 동... 현무암, 화강암... 이 정도뿐인데

어찌 그리 색깔도 다양하고 결정의 모양도 천차만별인지요.

이럴때마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을 가르치고 계시는 선생님이 아쉬워집니다.

남편은 여행을 나올때 마다 그 선생님과 함께 나와야 한다고,

그래서 여기서 다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 아이들처럼 말입니다.

고등학교 학생은 됨직한 한무리의 아이들이 학습지를 들고 다니며 제법 오랜 시간동안 박물관 구석구석을 보고 다닙니다.

중간 중간에 선생님이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실제 아이들은 일일이 보고 찾아가며 학습지에 답을 적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같으면 야외수업을 하는 날, 이리저리 놀고 있다가 모범생인 한 두명이 답을 적으면 나중에 마칠 시간쯤 되면

단체로 베껴 내기도 하는 것 같더니만

이 아이들은 정말 성실하게 탐구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괜히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박물관에서 만난 다른 나라 아이들의 학습 모습이 보입니다.

그나저나 이 아이들처럼 우리도 여기서 그 유능한 지학선생님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싶은데... 

 

가르침은 전혀 못받고 그냥 종일 우리 둘이서 스스로 깨우치고 있습니다.

그러자니 다리가 퉁퉁 붓는 것 같습니다.

피곤해서 쉬다가 보다가 또 쉬다가... 

 

 

<우리의 여행은 쭈~욱 계속됩니다> 

 

토론토 아일랜드 제일 남쪽 끝에서 이정표를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나이아가라폭포가 65Km, 밴쿠버 3,300여 Km.

이번 여행의 종착지 밴쿠버가  여기서 부터 3,300Km 정도 떨어져 있답니다.

토론토에서 캐나다 동부로 더 들어갔다가 미국 동부로 내려가 미국을 횡단하여 서부로 가서

다시 밴쿠버로 올라가야 하니 이 보다 훨씬 더 먼길을 가야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갈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정표를 가만보니 여기서 북극까지의 거리가 4,521Km 정도 밖에 안됩니다.

북극까지 가는 그 거리만큼 여행을 다 마쳐야 도달할 수 있는 곳에

우리를 사랑하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참 까마득합니다.

아니 마음을 바꿔먹어서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북극이 알고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까요?

 

 

지치지 않고 서로 기대며 부지런히 열심히... 함께 여행하겠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우리의 여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