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20101031 영화 콘택트(CONTACT) 처럼, VLA에서

프리 김앤리 2010. 11. 6. 13:16

  

 

 

영화 'Contact'
조디 포스터가 천문학자로 등장하는 영화다.

이 넓은 우주, 지구 이외에 다른 외계에도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믿는 천문학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우주에 인간이외의 지적인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다른 별에 사는 생명체에게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들은 어떤 방법을 쓸까?

 

지구 밖의 외계에서 생명체가 있다고 믿는 과학자들은

그들이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디오 주파수라고 해서 FM이나 AM 같은 긴 파장을 이용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긴 파장은 은하에서 생기는 잡음에 의해 방해받기 때문이다.

 

영화 Contact에서는 베타장이라는 전파가 등장하고
조디 포스터는 외계에서 보내는 전파를 탐지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커다란 위성접시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전파관측소에서 시간을 보낸다.

 

어린 날, 외계인으로 부터 교신을 받은 기억이 있는 주인공 조디 포스터.
영화 내내 밤하늘의 별들이 나오고, 광활한 우주가 나온다.
마치 블랙홀에 빠져들듯이 영화 속 우주를 헤매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녀가 영화속에서 한 말,
"이 무한한 우주에 살아 있는 생명체가 인간 뿐이라면
 그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다."라는 문장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은 채...

 

 

 

영화속에서 외계에서 보내는 전파를 관측하기 위해
그녀가 늘 나가있던 전파 망원경이 줄지어 늘어선 너른 들판.
그 곳이 미국의 뉴멕시코주 어디라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한동안은 까먹고 있던 이야기다.

 

그런데 뉴멕시코주를 들어서니 그 영화 생각이 나고
그 곳이 어딘지 가보고 싶어 마음이 들떠 있었다.


이것 저것 자료를 뒤적거리다 그 곳이 뉴멕시코주 Socorro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란츠에서 40번 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다시 25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그리고 다시 60번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몇시간에 걸쳐서 영화 속 그 장면을 찾으러 간다.

 

사람 사는 동네도 거의 안보이고, 다른 국립공원들도 전혀 안보이고
아무 것도 없는 산길만 산길만 가다가
갑자기 저 멀리 뭔가 커다란 물체가 줄지어 나타난다.

"저기다 !!!"

 

 

VLA라고 한다고 했다.
Very Large Array.
매우 큰 배열?

 

27개의 아주 큰 접시모양의 전파망원경들이 Y자 대형으로 놓여져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의 천문학자들이 태양과 행성과 은하, 우주를 관측하고
그들이 보내는 전파를 분석한다.
새로운 행성의 탄생과 소멸도 이 곳에서 그들이 보내는 전파 신호로 분석할 수 있단다.

물론 우주를 말할 때 이용하는 시간 개념은
인간 세계처럼 '시 분 초'가 아니라 빛의 속도를 말하는 '광년'이라는 걸 쓰니까
그들이 보낸 신호가 지금으로부터 얼마나 먼 과거에서 보냈는지는 감안해야 하겠지.

 

일반인 누구에게나 관람을 허용하는 조그만 박물관 같은 것도 있다.
우리 은하- 은하수에 관한 사진이다.

 

나는 그동안 이곳을 상상하면서
이 곳이 존재하는 이유가
순전히 지구 이외의 다른 외계에 살고 있는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영화에 너무 몰입했었나 보다.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영화에서처럼 전파만 낚아채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 24시간 일년 365일 꼬박을 태양계를 비롯한 우리 은하, 우주 전체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곳이었다.
'전파'라는 것을 가지고 ...

 

 

CONTACT!!! 영화 제목도 얼마나 멋졌는지.
'이 넓은 우주에 살고 있는 다른 생명체를 만난다, 그들과 접촉한다'.

낯선 것과의 만남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당연히 광분할 만한 제목이었다.


실험용으로 놓여져 있는 소규모 접시 앞에서 아~~ 아~~ 소리를 내어본다.
모기만한 소리를 질렀을 뿐인데, 상대쪽에 있는 남편은 내 목소리가 뭣 만큼 크단다.
당신이 말하는 소리도 마찬가지야.
지금 크게 말하고 있는 건 아니지?
낯선 곳에서, 머나먼 저 우주에서 보내는 아주 미약한 신호라도 이래서 잡아 낼수 있다는 뜻이겠지.
그래서 CONTACT 하는 거고.

 

이 곳은 고원지대다.
그리고 사방 천지로 아무것도 없는 곳이다.
왜 여기에다 전파관측소, VLA를 만들어 두었을까?

 

당연한 이치다.
이 곳에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다른 어떠한 전파도 없기 때문에...
높은 곳에 완전히 고립무원으로 있어서 외계에서 오는 전파를 더 잘 받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대형 안테나가 있는 곳으로 여기 뉴멕시코밖에 몰랐는데
여기 와서 보니까 미국의 웨스트 버지니아에도 이런 곳이 있고(Green Bank Telescope),
하와이 동쪽에있는 버진 섬에도 있단다.(Very Long Baselin Array, VLBA)
또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도 66개나 되는 안테나가 설치되어 우주를 관측하고 있단다.
모두들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각종 소음과 전파에서 완전히 차단된 곳이다.

 

여행을 다니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당연히 없는 거지만
이 곳에서는 핸드폰이나 다른 전자 장치를 절대 구동하지 말란다.
전파 관측에 방해를 줄 수 있으므로...


'이 곳에서는 당신의 핸드폰을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하와이라... 칠레 아타카마 사막이라...

 

지난 번 화산 동굴을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장비가 없다고 못들어간 엘 말파이스에서
멋진 화산동굴들이 있는 곳이 하와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여기서도 다시 하와이 섬에 있는 천문관측소 이야기를 듣는다.
막연하게 놀러나 가는 곳이라고 전혀 여행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언젠가의 우리 여행지로 하와이라는 곳을 꼽아둔다.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는 갔었는데, 그런걸 모르고 갔었으니
한 번 더 가야할 이유를 만들어 놓은 것 같아 둘이서 키득키득 웃는다.

 

'이 무한한 우주에 살아있는 생명체가 인간 뿐이라면,
 그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다...'

 

과연 지금 이 순간에도 저 멀리 낯선 별에서 보내오는 신호를
저 안테나들은 잡아내고 있을까? 

 

나도 조디 포스터처럼... 귀를 기울인다...
...

낯선 만남, Contact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