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지금은 여행중 /10월 터키

<터키 여행 15> 화려한 색으로 승부한다. 터키에서 살만한 것들 2

프리 김앤리 2011. 8. 4. 06:00

 

<푸른 하늘 빛깔, 터키석>

'터키의 선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터키석이다.

터키석은 원래 아프가니스탄 등이 산지이지만 이스탄불이 큰 시장이었던 이유로

'터키석'으로 불려졌다.

터키석은 이슬람 사회에서 영원을 상징한다는 푸른 빛, 그렇지만 보통의 블루라고 말하는 빛깔과는 또 다른

특유의 고유색을 가지고 있다.

목걸이에서부터 팔찌, 펜던트까지 터키석으로 만든 보석은 그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

 

원래의 터키석은 다른 광물과 마찬가지로 결정을 캐어서 보석으로 세공해야 하는데

터키석 가루를 개어서 굳혀서 파는 가격이 좀 싼 제품들도 있다.

진짜를 구별하려면 뒤를 보아 깍아낸 흔적을 발견할 수 있으면 된단다.

 

나는 보석에는 정말 통 관심이 없는데

여행지에서 산 찌질한(? 자잘한 이라고 표현할까?) 귀걸이류는 아주 좋아한다.

나의 거의 유일한 사치인 귀걸이는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때로는 터키의 바람이, 베오그라드의 향기가 페트라의 분위기가 전하기 때문이다.

그 곳을 여행했을 때의 행복한 기운이 일상으로도 스며들어오게 하는 묘약이기 때문이다.

 

내게는 귀걸이로 만들어진 푸른 바닷 빛깔의 이 돌멩이가 직접 산지에서 캐어 온 것이 아니어도 별 상관이 없다.

원석이 아니어도 괜찮고 물에 개어 굳혀서 만든 것이라도 별 상관없다.

아주 근사한 가게가 아니라 귀걸이 목걸이 팔찌가 주렁주렁 매달린 저런 싸구려 가게들에서 샀지만  

녀석들은 내가 여행했던 곳의 바람의 향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차도르 아래 가려진 여인들의 화려한 치장, 금은 세공품>

터키에서는 재산을 금으로 비축해두었던 관습이 있었다.

(하기야 우리나라에서도 부자 동네 사람들은 여전히 그러하시겠지만)

이스탄불의 이집션 바자르, 그랜드 바자르 안으로 들어가면 금은 세공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번쩍 번쩍 화려함으로 깜짝 놀랄 정도로.

이슬람이 여인네들의 얼굴을 가린 차도르 아래 어쩌면 저렇듯 화려한 보석이 걸려 있을 걸 생각하면 아주 흥미롭다.

 

작년에 터키를 여행했을 때 친정의 여자형제들과 시댁의 시누이, 동서에게 줄려고

여러개의 은팔찌를 골라놓고 아주 오랫동안 흥정을 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 불렀던 가격에서 30% 이상을 내린 가격을 제시했지만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는 너무 큰 부담이어서 결국 빈손으로 돌아섰던 슬픈 기억만이...

 

 

 

<가장 터키다운 소품, 온갖 색깔의 조합 패브릭 가방>

 

가장 터키다운 문양이 들어있는, 가장 터키 다운 색깔을 가지고 있는

가장 터키다운 분위기를 풍기는 직물 가방.

여행의 시작과 함께 사서 여행 내내 들고 다니면 당신은 진짜 멋진 터키 여행자 !!

 

 

 

<동굴집 한채가 한국 우리집으로 쏘옥, 카파도키아의 명물 기념품>

 

세상에 이렇게 생긴 모습이 또 있으랴.

이런 자연을 또 만나랴.

카파도키아에 있는 동안 여행자들은 동화속 마을안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어느새 자신이 주인공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걸 가지고 싶어할까?

카파도키아의 신비한 자연을 꼭 닮은 동굴집 기념품.

이걸 사고 싶으면 바로 그자리에서 사자.

나중에 가면 떠 멋진게 더 싼게 나올까 기대하지 마라.

카파도키아 지역을 벗어나면 다시 만나기는 쉽지 않은 기념품이다.

 

 

 

<여행의 향수, 물담배 나르길레 도구> 

이색적인 풍경, 터키의 나르길레가 일상으로 돌아온 내 집 한쪽에 버티고 있을 때

여행을 하던 시간의 향기가 번져나올 수 있는 법.

터키 여행을 해도 이걸 사올 생각은 꿈에도 못해봤는데

큰언니네 집에 가니 애들 방에 이게 딱 모셔져 있다.

터키를 다녀온 조카가 장식품으로 사왔단다.

아주 폼나는 장식 소품.

 

 

< 마지막까지 망설였던 장식등 >

 

작년 터키 여행의 제일 마지막날이었다.

거의 1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이제 눈으로 바뀌고 이스탄불에는 이미 한겨울의 어둠이 내려 있었다.

쌀쌀했다.

볼이 얼고 발이 얼고 온 몸이 얼어붙는 듯 했지만

추운 날씨와 상관없이 이제 긴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추운줄도 몰랐다.

보이는 모든 것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터키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아니 우리 1년 여행의 마지막 저녁을 아주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마치고 나선 걸음.

술탄 아흐멧의 한 골목에선 온갖 치장을 한 화려한 등이 반짝이고 있었다.

 

" 아!!! 저걸 사고 싶다. "

우리가 가지고 싶었던 건 아니다.

우리집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집이 마치 사무실같다고 했다.

단순하다는 의미에서는 좋은 뜻일까?

아무런 치장이 없다는 의미로는 별로 안좋은 뜻일까?

하여튼 우리 집과 저 화려한 등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 문득 사고 싶었다.

우리 집이 아니라 저걸 달아놓으면 꼭 어울릴 '어떤 집'

그를 위해 살까 딸막딸막거리다 결국 그냥 돌아서버린 터키의 오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