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사는 이야기

터키 반의 사람들

프리 김앤리 2011. 10. 25. 07:00

 

터키 반에 큰 지진이 일어났단다.

터키의 동부도시 반.

터키가 아니라 자신들을 쿠르드 민족이라고 불러주기를 원하던 사람들이 살던 그 곳.

진짜 친절한 터키 사람들을 만나려면 동부로 가야한다는 걸 확인시켜줬던 곳.

지금 그 사람들이 삶과 죽음을 오가고 있단다.

지진의 공포속에서 떨고 있단다.

 

온 몸이 얼어붙던 그 겨울,

숙소를 찾아 헤매던 우리를 데리고 반 시내를 같이 헤매어 주던 사람들,

인터넷 접속이 제대로 안되는 우리 방엘 몇번씩이나 들락거리며 결국 고쳐주던 그 아저씨,

달콤한, 아주 달콤한 군밤을 팔던 그 할아버지,

반 호수에서 생선을 구워 팔던 수줍은 미소를 띄는 아저씨들,

언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음식을 배달하며 Hello! Hello! 하며 우리를 따라다니던 아이들,

...

그리고 반의 유명한 짝눈 고양이,

반대학에서 우리를 데리고 다니며 여기저기를 구경시켜주던 반듯한 대학생 바이럼,

아침 저녁 우리가 밥을 먹던 가게에서 일하던... 하루종일 빵 배달을 하느라고 반의 온 거리를 헤집고 다니던

그 해맑은 아이...

 

모두들... 모두들... 살아있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