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지금은 여행중 /11월 일본

건담? 말린 웅담? 일본 여행 8

프리 김앤리 2011. 12. 2. 22:30

혹시 '건담'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만약 건담이라는 걸 한방에 아셨다면 당신은 신세대임을 인정합니다.

당신은 아이들의 눈 높이에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음을 인정합니다.

아니 그렇게 거창하게 표현하지 않더라도 당신은 적어도 무식하지 않음을 인정합니다.

ㅋㅋㅋㅋ

 

일본에 도착한 첫날 저녁이었다.

고꾸라 시내로 나갔는데 점잖은 남자 한명이 살며시 다가와 굵은 목소리로 묻는다.

"혹시 건담은 어디서 살 수 있습니까?"

헉~~ 이 남자~~

금방 모르겠다는 대답이 안 튀어나온다.

그래도 말이지, 여기가 중국도 아니고 말이지, 무슨 일본에 와서 웅담을 찾는담.

하여간 남자들이란... 곰 쓸개즙이 왜그리 필요하냔 말이지... 삐죽삐죽삐죽...

 

어라? 그런데 자기네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슬쩍 엿들어보니

뭐 조카 운운, 장난감 운운이다.

어라? 건담이 뭐지???

 

ㅋㅎㅎㅎㅎ

이게 바로 그 건담이라는 거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조립용 로봇, 변신 로봇. 이 녀석 이름이 건담이다.

 

알고보니 종류도 꽤 여러 종류다.

그런데 이걸 나는 말린 웅담이라 생각했으니... 이런 무식한...

그것도 모르고 철모르는 어른이 일본까지 와서 몸보신용을 구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니...

 

"나는 당신이 말린 웅담을 찾고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속으로 삐죽거렸다"는 나의 고백을 듣고 그는 자지러진다.

ㅋㅎㅎㅎ

 

그런데 뭐 그리 쪽팔리는 일도 아니다.

같이 여행온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건담'이라는 단어를 듣고 '말린 웅담'을 떠올리는 사람이 여럿이다.

그러니 내가 딱 평균수준이다.

우쒸~~~ 그래도 부끄러바서...

 

후쿠오카에 도착해서 그는 결국 건담이라는 놈을 사가지고 왔다.

조카에서 선물할 거라면서...

건담이 뭔줄도 모르는 내가 어디 파는 줄은 당연히 모르는 일이고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 왔다.

 

저기 뒷줄 왼쪽에서 두번째 해맑은 얼굴의 사내가 건담의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