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지금은 여행중 /7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있기 없기?' ' 하기 안하기?'

프리 김앤리 2012. 8. 16. 10:00

 

<2012년 7월 투어야 여행사 크로아티아 단체배낭 3>

두브로브니크에서의 2박 3일 우리는 이렇게 놀았다.

보고 듣고 느끼고 먹고 마시고 걷고 타고 뭔가를 사고 못 사고 또 하고 못하고 ...

남들 노는 거 쳐다보고 우리도 놀면서 깔깔대고 킥킥거렸다.

 

두브로브티크 올드시티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스르지산을 케이블카로 오르기.

(카메라의 날짜 조정이 잘못되어 2011년 2월 자로...

 분명히 조정한 것 같은데... ㅋㅋㅋㅋ 나는 이런 거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멍충이다. ㅋㅋㅋ)

 

스르지산 꼭대기에서 아드리아해로 태양 넘겨 보내기. 그리고 붉은 노을.

저 속에 숨겨져 있는 두브로브니크의 우리 집 찾기.

 

두브로브니크에 오면 봐야 한다는 유명한 것들 섭렵하기.

스폰자 궁전 그리고 슬픈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 기록물 보관소.

 

렉터 궁전 돌아보기.

그 보다는 그 앞 대리석 의자에 앉아 더운 여름의 열기를 대리석의 차가운 기운으로 식히기.

 

오노프리오 분수 둘러보기.

조각 입술 사이로 지금도 콸콸 쏟아지는 공짜 물 마시기, 그리고 페트병에 담기.

 

프란체스코 수도원 들어가보기.

그보다는 입구에 있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 들르기, 수도원 입구에 있는 피에타 상에 눈길 잠깐 주기.

 

그러는 와중에도 붉은 지붕이 아름다운 두브로브니크 올드 타운 한번 더 봐주기.

 

올드 타운 안에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보기.

 

이 아름다운 마을에서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들의 흔적 숨쉬기.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엿보기.

 

두브로브티크의 상징, 반짝거리는 대리석에 우리 발길도 보태기. 그래서 더욱더 빛나게 만들기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밤에도... 아무도 없는 새벽에도... 두브로브니크의 빛나는 세월을 보태기.

 

그래서 새벽에는 정숙한 기도를... 밤에는 푸른 하늘을 즐기면서 함께 북적거리기.

 

성벽을 따라 밝혀놓은 가로등에 마음 설레이기.

 

거리공연에 귀기울이기.

 

그리고 다리를 오므리고 앉은 채 그들의 연주를 오랫동안 바라 보기.

 

그들의 광란에 어깨를 들썩이며 같이 춤추기.

 

저녁이면 렉터 궁전에서 열리는 연주회에 참가하기.

때로는 박수를 치면서...가끔씩은 감동도 하면서... 그리고 한참동안은 졸기도 하면서...

 

몇백년의 대리석 기둥에 기대어 한밤의 궁전 연주회를 즐긴다.

 

우리는 현지인들처럼 버스를 타기도 했고

 

관광객인 것 처럼 가장(?)하고 배를 한 척 통째로 빌려 저녁 바다로 나서기도 했다.

 

배를 타고 두브로브니크의 밖으로 나가 외갓 남자의 벌거벗은 몸을 포착하기도 하고...

(그곳은 공식 나체 해변이었는데... 우리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벌거벗은 남자는 벌떡 일어났고...

 헉!!! 그러나...  남자는 절묘한 타이밍에 절묘한 부위를 가리는 가방이 있었던 것이었다...)

 

올드타운의 성벽 바로 그 너머로 지는 태양을 보기도 했다.

 

물론 우리는 그 맑은 바다에서 수영하는 그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했고

 

해질녁 물소떼 처럼 달려나오는 카약들을 한없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했다.

노를 젓는 그들의 미소 띈 얼굴을 바라보며

씩씩거리며 엔진으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 배의 선장을 힐끗거리기도 했다.

 

사람들의 입소문도 모르고, 품질도 알 수 없지만 그저 좋을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약국에서 크림들을 사고

 

오후 1시까지만 열린다는 야채시장에서 복숭아도 사고 아로마 오일도 샀다.

 

그렇지만 힐끗거리기만 했을 뿐 끝내 사지 못한 초록 파랑의 유리 그릇이 아쉽고

(이 유리제품들, 구미쌤이랑 성희쌤이 사고 싶어하는 걸 나중에 쟈그레브 가서 사라고 말렸는데...

 혹시 못사면 다음 팀 한테라도 부탁해서 반드시 사 주겠다며 사진 찍어놓은 건데...

 결국 쟈그레브에서도 못사고, 다음팀은 이미 두브로브니크를 나와버렸다는 안타까운 소식...

 ㅋㅋㅋ 여행이 늘 이렇습니다. )

 

우리 호텔 바로 아래 있던 맑은 바다에서 수영 한 번 못한 것도 못내 아깝다.

 

대장이라고 뭐, 믿음직해야 설명을 듣고 있을 맛이라도 나지.

설명보다는 뙤약볕을 가려 줄 그늘이 더 소중했으며 지식보다는 한 모금의 시원한 물이 더 필요한 시점이었다.

 

저 초롱거리는 눈빛을 부러워한 건 어쩌면 나 혼자만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일행들도 저렇게 초롱거리고 싶었을지도....

ㅋㅋㅋㅋ

 

그래도 우리의 시간은 잘도 흘렀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두브로브니크 항구의 식당에 자리를 잡아

 

해물 리조또, 홍합탕, 오징어 튀김...잔뜩 시켜서...

 

짭아 죽겠네... 이 놈의 소태... 운운하며 먹고 또 먹고...

 

피자에 파스타에 먹고 또 먹고

 

맥주까지

 

마시고 또 마셨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또 누군가는 사진을 찍는 사람을 찍으면서 깔깔대고 킥킥거렸다.

 

두브로브니크를 온 몸으로 감싸 안으려면

올드타운을 감싸고 있는 성벽을 따라 걸어보면 된다.

 

그 길에는 두브로브니크의 붉은 지붕들이 있고,

반짝이는 대리석 길이 있으며

푸른 아드리아 바다가 보인다.

 

털썩 성벽위에 주저 앉아 자신만의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이렇게 지친 순간이 오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뭔가 시비(?)를 거는 일도 생길 지 모른다.

ㅋㅋㅋㅋㅋ

 

그러나 결국 우리는 하나. 두브로브니크의 그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