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지금은 여행중 /10월 터키

괴레메의 새벽, 하늘을 날다

프리 김앤리 2012. 11. 19. 16:51

 

[투어야여행사 2012년 10월 터키 단체배낭 3 - 열기구 투어]

 

해가 지는 괴레메에서는 장미꽃을 만난다면

해가 뜨는 괴레메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비상'

그래,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

 

동도 트지 않은 깜깜한 새벽이었다.

부시시 일어나 가장 두꺼운 옷을 챙겨 입고 담요를 뒤집어 쓰고 머플러를 휘감았다.

잠도 아직 덜 깼다.

몸을 녹일 수 있는 건 고작 뜨거운 커피 한 잔뿐이었다. 

 

기다렸다. 추위에 벌벌 떨며 기다렸다.

우리를 태울 열기구는 차가운 바닥에 힘없이 드러누워 있었다.

부지런한 터키 사내들은 열기구 안으로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데워진 열기구는 서서히 제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한 잔의 커피를 마셨건만 우리 몸은 여전히 추위로 떨고 있었다. 

그래도 하늘을 날아오를 기대에 눈빛만은 초롱초롱. 

 

천지를 태울 듯 뜨거운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뜨거운 공기를 가득 품은 열기구가 드디어 일어섰다.

하늘 위로 고개를 바짝 들었다. 

하늘 한쪽에서는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자!!! 이제 올라타세요.

광주리에 담긴 아기들 마냥, 우리들은 폴짝 폴짝 거렸다.

여기 저기서 카메라 셧터 소리가 났다.

우리도 모르는 어느 순간, 열기구는 어느 새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우리도 어느새 하늘을 날고 있었다.

괴레메 깊은 계곡 구석 구석에서도 수많은 열기구들이 하늘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또 몇몇은 이미 하늘을 날고 있었다.

 

어떤 녀석은 우리보다 더 높이, 어떤 녀석은 우리보다 더 낮았다.

 

어제 저녁 서편으로 우리가 떨어뜨린 붉은 태양이 이제는 동쪽 하늘 너머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괴레메의 일출!! 

주변이 붉게 물들었다.

 

괴레메 마을도 희미하게 밝아오는 새벽 여명으로 아침 잠을 깨우고 있었다.

 

 

지금, 우리는 하늘을 날고 있는 거 맞지?

저 아래 보이는 곳이 괴레메 맞지?

지금 이 순간, 우리는 하늘 위에 있다.

 

하늘 높은 곳에서 괴레메의 아침이다. 

아~~~ 그리운 괴레메...

 

 

<이것 역시 TIP>

이렇게 즐겁습디까???

그런데 누구는 이렇듯 활짝 웃고 누구는 울부짖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즐거운 표정을 짓는 이는 또 누구고 어저쩡 머뭇거리는 이는 또 누구일까요?

우리를 들어 가뿐히 내려주시던 이 아저씨들은 오늘 아침에도 괴레메 들판으로 나가셨을까요?

그 푸른 반팔 청년은 오늘도 인기짱이었을까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