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지금은 여행중/1월 이집트

나일강을 따라 - 2박 3일의 나일강 크루즈

프리 김앤리 2013. 3. 8. 10:30

<2013년 1월 투어야여행사 이집트 단체배낭여행 10> 2013년 1월 19일

 

이집트는 나일강의 선물이다.

아프리카 대륙을 관통하는 나일강, 풍요로운 나일강이 실어나르는 영양물이 없다면 이집트는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나라인지도 모른다.

고대 이집트 문명이 탄생한 것도 나일강이 있어서다.

 

우리는, 그러니까 벌써 두 달이 다되어가지만 우리 12명은 아스완에서 드디어 나일강 크루즈를 시작했다.

고대 문화유적을 보는 것도 이집트 여행의 포인트이겠지만, 이집트 여행의 백미는 나일강 크루즈다.

아스완에서 룩소르까지 2박 3일.  꼼옴보와 에드푸에는 정박, 각각의 유적을 볼 수 있고 해뜨는 나일강, 해지는 나일강을 배 위에서 감상했다.

2박 3일동안 먹여주고 재워주고, 태워주고... 

가격?

그게 환상이다.

전부 다 해서 일인당 80달러 밖에 안했다.

2009년 90달러였을 때도 그 환상적인 가격으로 황홀했는데 지금은 더하다. 80달러.

물론 여행자들이 많이 없다거나 우리 인원이 12명으로 단체였다는 잇점이 있기는 했겠지만 그래도 이건 싸도 너~~~무 싸다.

하여간... 우리는 룰루랄라 배에 올라탔다.

 

아스완을 떠나는 배.

우리를 실은 배는 아니지만 우리 배 사진을 찍었어도 저렇게 생겼을 듯.

우리꺼는 저거 보다는 조금 더 좋았을지도... 우리껀 3층 전체에 객실이 있고 4층 전체가 데크였으니까...

하여튼... 우리를 실은 배는 죽은 자의 마른 땅을 왼쪽으로 보며 룩소르를 향해 떠나기 시작했다.

 

모두들 4층 데크로 올라왔다.

하늘과 나일강, 그리고 이집트의 땅이 양쪽으로 펼쳐졌다.

유난히도 추웠던 올 겨울 한국, 겨울의 한국을 탈출해 나온 우리는 이집트의 따사로운 햇살을 즐겼다.

 

크루즈 배에 탄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랬다.

바쁠 것도 없었다.

그저 모여 앉아 산을 즐기고 강을 즐기고 이야기를 나눴다.

 

해가 지면 노을을 받아 불게 물드는 산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해지는 나일강에서는 붉은 노을, 붉은 하늘을 보면 됐다.

 

첫 날 밤.

우리는 늦은 시각, 불을 밝혀둔 꼼옴보 유적지를 방문했다.

 

꼼옴보 신전은 악어 머리를 하고 있는 sobek신과 매의 형상을 하고 있는  horus신에게 바쳐진 신전이다.

고대에 나일강변에는 악어들이 많이 살았고 사람들은 악어를 무서워했을 것이 틀림없다.

파라오를 비롯한 사람들은 두려운 악어를 신으로 모시고(매도 마찬가지) 자신들의 안녕을 빌었을 것이다.

모든 자연이 다 두려움과 숭배의 대상이었던 시절, 우리는 그 시절에 지었다는 놀라운 유적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나일강은 해를 띄우고 있었고 누군가는 새벽 담배를 즐겼다.

 

이른 아침 우리를 맞이한 곳은 에드푸 신전.

에드푸 신전은 오시리스와 이스시의 아들로 태양신으로 숭배되었던 호루스 신을 모신 신전이다.

고대유적에서 자주 만나는 열주 기둥들과 함께 아주 넓은 광장이 보인다.

신전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새의 몸을 하고 있는 호루스 신이 딱 버티고 서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호루스 신의 조각 바로 옆에 서 있는 뚱뚱하지만 귀여운 매력남이 빨간 티를 입고 서있고,

 그의 사진을 찍고 있는 날씬한 듯 하지만 필요한데는 살이 없고 필요없는데는 남모르는 살이 있는 키 큰 매력녀가 그의 사진을 찍고 있네~~~  ㅋㅋㅋ

 

호루스의 대형 부조 앞에 선 우리들.

이른 아침이어서 세수를 했는지 안했는지도 알수 없지만... 우리 모두는 예뻤다는 거!!!

 

 

나일강 크루즈에서 우리가 한 거?

꼼옴보 신전을 보고 에드푸 신전을 간 거?

나일강에서 해가 지고 나일강에서 떠오르는 해를 본 거????

물론 맞다.

그런데 그 보다 더 중요했던 건... 사실 일상.

먹고 잠자고 이야기하고 쉬고 먹고 마시고 잠자고 놀고...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매일 있는 일상이 그곳에서도 진행됐고.... 그것이 어쩌면 아주 중요했다는 것.

때론 지겹기도 하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상들이

여행을 떠나면 때로 아주 소중하게 다가오고 때로는 즐거움으로 된다는 것.  그것이 여행이다.

 

2박 3일동안 우리는 아침 점심 저녁 매 끼니 마다 우리가 차리지 않아도 진열되어 있는 음식에 고마워했고

우리곁을 스치며 서비스를 해주는 이집트 친구들에게 감사했고

행운처럼 그 날 생일을 맞이한 어느 외국인의 생일 파티에 같이 박수를 쳐줬다.

 

누군가는 크루즈 2층 배에 있던 피아노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고작 학교종이 땡땡땡, 혹은 고양이 왈츠 정도를 두드리며 생판 처음 보는 사람과 미소를 나누기도 했다.

 

밖을 나갔다만 오면 요렇코롬 예쁘게 만들어놓은 악어 한 마리, 학 한 마리, 꽃 한 송이에 행복해 했다.

 

때로는 나일강을 바라보며 한 잔의 맥주를 마시고

 

사진을 찍는 사람...

 

또 사진을 찍는 사람....

 

햇살을 받고 있는 사람들...

 

책을 읽는 사람...

 

잠을 자는 사람...

 

그리고 떠들고 노는 사람들...

 

우리들이 무엇을 하고 있든지

우리를 실은 나일강은 푸르게 흐르고 있었다.

아~~~ 우리들의 나일강... 우리들의 크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