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지금은 여행중/1월 이집트

성공과 선방과 여행... 우리는 아무도 여행을 안한거다

프리 김앤리 2013. 3. 12. 17:00

 

<2013년 1월 투어야여행사 이집트 단체배낭여행 11> 2013년 1월 20일

 

이집트 여행의 백미는 흥정이다.

"다시는 내, 이 놈의 나라 오나봐라"라며 이를 갈거나 이집트 여행을 끔찍해 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이유는 흥정이다.

문제는 정작 이집션들은 오랜 기간동안 물건을 사고 팔아왔던 대상 국가의 후손답게 어디에나 '흥정'을 붙인다고 생각하는데

여행자들은 그것을 흥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속임수'라고 생각하는데 있다.

물건을 팔든 시간을 팔든 어떤 상황에서든 '가격'이라는 것이 형성될 때 이집션들은 흥정을 붙인다.

밀고 당기는 흥정의 결과가 좋으면 그 날은 장사를 잘 한 재수가 좋은 날이고

그저 그 만큼의 이윤을 남기는 흥정을 했다면 그날은 또 그냥 그렇게 즐거운 날이다.

속임수니 뭐니 얄팍한 계산이니 뭐니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하는 거다.

그냥 그게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여행자인 우리는 그 동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인정하면 되는 거다.

물론 나쁜 놈들, 더러운 놈들이라고 욕을 내 뱉는 것 조차도 여행자의 자유이기는 하다.

밀고 당기는 흥정에서 실패하여 통용되는 시장가보다 비싸게 계약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그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것때문에 흥분하고 기분 나빠하고 분노로 온 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한다면

내 생각에는 ~~~~~~~~~~~~~~~~~~~~~~~  오로지 여행을 하고 있는 사람만 손해본다.

이집션의 흥정을 최대한 즐기는 것, 그것이 이집트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다.

 

나일강 크루즈는 배를 타고 나일강을 흘러내려가다  주요 유적지에 정박을 하고 우리를 내려준다.

첫날 저녁에는 꼼옴보 신전, 다음날 새벽에는 에드푸 신전, 그리고 그날 저녁에는 룩소르에 정박, 이런 식이다.

배 안에서의 포근한 잠을 잔 우리는 다음날 아침 에드푸 항에 내렸다.

에드푸 항에서 에드푸 신전까지는 3Km 정도의 거리다.

아는 길 같으면 걸어 가는 게 전혀 문제 없는 거리지만, 우리는 길을 모른다.

그래도 용감한 남자 둘은 걸어 가겠다고 아침 일찍 나섰고 겁많은 우리 열은 마차를 타기로 했다.

 

새벽의 에드푸 항에는 손님을 서로 싣겠다며 말과 마부들이  북적거렸다.

말들이 퍼질러 놓은 똥 냄새가 새벽 나일강 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 오래 흥정할 필요도 없다.

우리 10명은 마차 세대에 나누어 타기로 했고 처음 얼마를 불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마차 한 대당 40파운드, 고작 6400원 정도로 낙찰봤다.

말들이 싸놓은 그것들 때문에 냄새가 좀 고약하고 짓다가 만 건물들에서 먼지가 좀 나서 그렇지

겉으로만 본다면 영국 황실의 행진에 사용하는 마차, 그것 처럼 제법 근사하다.

3~4명이 타면서 고작 6400원 정도라 그것 가지고 너무 힘 빼지는 말자.

처음 흥정은 대충 마무리했으니 각자 마차에서 내릴때 알아서들 지불하시라.

마부들은 아마 팁을 요구할지 모른다. 어쩌면 아까 했던 계약이 아니라고 딱 잡아뗄지도 모른다. 집에 젖먹이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슬픈 표정을 지을 지도 모른다.

알아서들 하시라. 얼마를 내시든지...

40파운드를 그대로 낸다면 성공, 50정도라면 선방, 그보다 더 많이 내야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건~~~ '여행' 이다.

알아서들 하시라...

 

우리를 실은 마차가 새벽 공기를 가르며 따그닥따그닥 달린다.

 

이 팀은 40 파운드. 성공!

 

이 팀도 40 파운드, 성공!!

 

이 팀은 50파운드.... 선방!!!!

 

결국 그날 새벽, 우리 중 누구도 여행을 한 사람은 없었다.

아쉽게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