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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의 재해석 - 루마니아 브란성

프리 김앤리 2013. 6. 21. 12:49

  <블라드 체페슈와 드라큘라>

 

   블라드 체페슈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지배하에 있던 1427년 트란실바니아의 시기쇼아라라는 도시에서 발라키아 공국의

   왕자로 태어난다. 당시 발라키아는 이슬람(터키)과 가톨릭(헝가리) 세력이 충돌하던 지역이었다. 블라드 체페슈의 아버지

   블라드 드라큘은 터키의 공물 요구와 인신 상납을 거절함으로써 끝없는 침략 위협을 받았고, 마침내 터키와 은밀히 손을

   잡은 루마니아 정교회 사제들에 의해 살해된다. 볼모 생활 중에 터키에 대한 적대심과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키운 체페슈

   는 터키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끔고 많은 적들을 포로로 잡게 되었는데, 이때 적의 포로를 처형하는 방법이 매우 잔인했다.

   굵은 가시가 박힌 큰 수레바퀴를 사람 몸 위로 지나가게 해 온 몸에 구멍을 내기도 했고, 장대를 깎아 만든 창으로 죄수의

   항문을 찔러 입으로 관통해 나오게 하는 잔인한 처형도 서슴지 않았다. 그의 이름 체페슈는 바로 이 잔인한 처형 방법에서

   나온 것이다. 루마니아어로 체페슈는 '가시' 또는 '꼬챙이'를 의미한다. 
   블라드 체페슈가 그의 아버지 이름이 드라큘(Dracul)이라는 이름도 함께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인명에 대한 루마니아의 관습 

   에서 유래된다. 그의 아버지는 이교도들인 터키인들과의 용맹스런 전투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헝가리의 지그문트 2세로부터

   '용(Dracul)의 기사'라는 작위를 받았는데, 이를 영광스럽게 생각한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에 하사받은 작위를 붙여

   블라드 드라쿨(Vlad Dracul)이라 칭하였다. 때문에 그의 아들이 블라드 체페슈는 드라쿨(Dracul)에 누구누구의 아들이란

   뜻을 의미하는 소유적 의미(-a)를 붙여 블라드 체페슈 드라쿨라라고 불리게 되었다.

   왕자 블라드는 '꼬챙이 또는 말뚝을 박는자'라는 의미를 지닌 체페슈와 용을 의미하는 이름인 드라쿨라를 동시에 가지게 된

   것이다. 블라드 체페슈는 전쟁 중에 용의 그림이 새겨진 문장을 자주 사용하였는데, 이 드라쿨이라는 말은 루마니아어로 용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악마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이렇듯 잔인했지만 루마니아 역사 속에서 그는 훌륭한 정치를 한 성군이자 엄한 왕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그가 적과 용감히 싸워 나라를 지켜냈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무리들이나 법을 어기는 사람들을 가차없이 처벌한 점

그리고 항상 민중의 편에서 정치를 이끌어 나갔다는 사실에 그 이유가 있다.

그가 서구에 잔혹하고 냉혈적인 흡혈귀로 알려지게 된 원인은 1460년 경 발라키아를 통과하는 작센인(트란실바니아에 거주했던 독일께 주민) 상인 그룹의

조세 충돌에 기인한다. 블라드 체페슈는 불응하는 그들을 꼬챙이에 찔러 처형하거나 산 채로 태워 죽였다.

사실 루마니아 국내에서 밀매로 무역을 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작센인 상인들 때문에 루마니아 사람들의 삶은 피폐해져 갔다.

이를 묵과할 수 없었던 블라드 체페슈는 결국 작센인들에게 과중한 세금을 부과하여 루마니아 인들의 경제 상황을 개선하고자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 작센이들은 집단적으로 대항하였고, 그는 반항하는 작센인들을 잔인하게 죽일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을 기록한 작센인의 연대기에는 블라드 체페슈가 마치 사악한 악마인 양 설명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피를 갈망하는 흡혈귀의 모습으로까지 묘사되었다.

이것이 서유럽에 와전되어 소개된 것이 원인이 되어 그는 오늘날까지 피를 빨아 연명하는 흡혈귀 드라큘라의 원형으로 인식되게 된 것이다. 
                                                                                                                                                               - 권혁재 외 저, 『동유럽 영화이야기』중-

 

 

루마니아의 민족영웅이었던 그가, 흡혈귀로 서유럽 사회에 소개된 것은 19세기 영국 아일랜드 출신의 소설가

브람 스토커(Bram Stoker)가 소설 '드라큘라(Dracula)'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부터라 할 수 있다.

그는 당시 트란실바니아 지방을 여행하면서, 이 지역에 퍼져 있던 흡혈 박쥐에 대한 전설과

중세 루마니아의 블라드 3세의 잔인한 처형 방법 등에 대해 듣게 되었고, 이것을 연결해 유명한 공포 소설인

드라큘라 소설을 1897년 세상에 내놓게 된다.

이후 소설 드라큘라가 여러차례 영화화되면서 루마니아의 민족영웅 드라큘라는

우리들에게 현대 공포 영화의 대표적 인물인 흡혈귀로 알려지게 되었다. 
                                                                   - 김철민 저, 『역사와 인물로 동유럽 들여다보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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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일기>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궁중광대 공길이 논어를 외어 임금이 임금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니 비록 곡식이 있은들 먹을 수 있으랴'.

공길이라는 궁중 광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연산군을 비난하고 있는 뉘앙스도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역사서의 이 한 줄을 눈여겨 봤고, 거기에 상상을 보태어 영화 「왕의 남자」를 만들었다.

<광해군일기>에는 또 이런 구절이 있었다고 한다.

‘숨겨야 될 일들은 조보(朝報)에 내지 말라 이르다’.

역시 이 한 줄의 글귀에서 광해군 8년, 실록의 사라진 15일은 영화로 만들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역사에 대한 해석은 당대에 기록을 하는 사람들, 혹은 권력을 잡은 자들의 시각에서만 쓰여지더라는 것은 이미 정설이다.

그러나 후대의 사람들은 역사서 속에 숨겨져 있는 한 줄의 글귀를 보고 상상력을 보태고 다른 해석을 해낼 수도 있으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드라큘라에 얽힌 루마니아 왕의 이야기 역시 힘이 센 쪽이 역사를 해석하고 화두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경우다.

책에 의하면 드라큘라라고 불리던 집안은 아버지때부터 터키의 오스만투르크 제국에 항거하고

블라드 체페슈 대에 이르러서는 무역 밀매를 하는 독일 작센인들로부터 루마니아 인을 지키고자 했던 민족의 왕이었는데

서양 사람들의 시각으로 재해석해서 '잔인한 흡혈귀'로 묘사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영화로 만들어져 대 히트를 치면서

원래의 드라쿨 집안의 영웅 이야기는 온데 간데 없고 날카로운 이빨로 산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로 전락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드는 건

그의 후손인 루마니아 사람들은 살기에 바빠 한동안 그들의 왕을 잊고 살다가

본질이 오도되었건 혹은 사악해졌건 상관없이 그 유명세를 이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anyway

올 여름 우리는 루마니아 시기쇼아라를 갈 것이고, 가서 시기쇼아라에서 블라드 체페슈 생가를 가볼 것이며

브라쇼브에 가서는 일명 드라큘라 성으로 불리우는 브란성을 가 볼것이다.

실제 브란 성에는 블라드 체페슈가 산 적도 없고 그의 할아버지가 잠시 살았다고 한다. 헐~~

 

숲 속에 우뚝 서있는 브란 성.

오스만투르크 군대가 쳐들어 오는 것을 일찍 발견하기 위해 높은 곳에 지었다고...

 

드라큘라 성이라고 불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억울한 귀엽고 아름다운 성.

 

 

Bran Castle

 

가는 방법 ; 구시가지에서 12번, 22번 버스를 타고 Autogara 2에 하차(10분)

                터미널에서 브란성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약 1시간)

오       픈 : 월(12:00 - 18:00) 화~일(9:00  - 18:00 )

입  장  료 : 성인 25 Lei

                카메라 촬영료도 따로 받는 듯

                                                                    <2013년 7월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여행준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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