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지금은 여행중 /1월 스페인포르투갈

그라나다 그리고 알함브라 궁전 이야기

프리 김앤리 2015. 12. 11. 10:26

 

<투어야여행사 2016 년 1월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 준비 31 >

 

800년간 이슬라의 지배를 받은 그라나다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번성한 이슬람 도시였다.

이슬람 최후의 왕조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슬람의 번영과 영광, 그리고 패배와 좌절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으로 떠난다.

 

1492년 알함브라 궁전에서 살고 있던 이슬람 세력이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의 군대에게 패하고 쫓겨나고 기독교인들이

그라나다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도시에 살고 있던 이슬람 세력들이 급격히 감소하고 알함브라 궁전은 방치되었다.

궁전 주변으로 집시들만 남아 화려하고 사치로웠던 이슬람 시절의 이야기는 전설로만 전해져 내려왔다.

그런 알함브라 궁전을 세상에 알린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사람, 워싱턴 어빙이었다.

마드리드 미국 공사관으로 임명된 어빙은 1829년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을 발견하고 그곳에 머문 채

무어인들의 신비한 전설을 '알함브라의 전설'이라는 책으로 펴냈다.

그는 책에서 찬란한 이슬람의 문화를 묘사하는 한편, 기독교 세력에 의해 그라나다를 떠나야 했던 무어인들의 비애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무어인들이 떠난 후 잊혀진 알함브라, 달빛 아래 칼을 든 병사의 이야기, 그라나다를 떠나지 못한 채 한숨짓는 마지막 무어 왕 보압딜의 이야기 등

환상적인 전설과 민담들을 가득 담았다. 
'알함브라의 전설'은  전세계로 퍼져 그라나다에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스페인 정부는 알함브라 궁전을 국가 기념물로 지정하고 복구하여 지금처럼 아름다운 궁전으로 되살려 놓는 한편,

워싱턴 어빙을 기념하여 알함브라 궁전의 가장 안쪽 방에 '어빙의 방'을 만들었다.  

 

알함브라 궁전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데는 한명의 공로자가 더 있다.

스페인의 기타 연주가이며 작곡가인 타레가가 바로 그다.

1896년 타레가는 짝사랑을 고백한 콘차부인에게서 거절의 메세지를 받는다.  

실의를 달래기 위해 스페인 여행을 떠난 타레가는 어느 날 알함브라 궁전을 만나게 된다. 

달빛이 드리워진 궁전의 아름다움을 따라 자신의 슬픈 사랑을 떠올리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작곡했다.

이 곡은 마치 물방울이 굴러가는 듯한 기타 연주 선율이 유명한데 알함브라 궁전의 헤네랄리페 정원의 분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에서

착안했다.

 

여기서 잠깐!!! 물방울 소리 또로록 떨어지는 애잔한 기타연주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듣고 가자.

 

 

알함브라 궁전은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전설이며 사랑이며 우리의 가슴을 들뜨게 한다.

궁전에 얽혀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몇년 전 스페인 여행의 사진을 올린다. 

달랑 다섯명. 여행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행복했던 순간들.  

시간이 지나 우리의 이야기도 이미 전설처럼(?) 되어 있지만

그날 아침, 코 끝이 쨍하는 듯 차가운 바람을 안고 올라갔던 알함브라의 아름다운 우리들의 추억을 되돌아본다.

 

 

 

 

 

다시 2016년 1월로 집중!!

 

알함브라 궁전의 압권은 나스르 궁전이다.

알함브라 궁전 관람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는데 물방울 분수가 있는 헤네랄리페, 9세기에 축성된 요새 알카사르와 나스르 궁전이다.

헤네랄리페는 14세기에 세워진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왕들이 더위를 피해 휴식하던 곳이었는데

아랍어로 헤네랄리페가 '건축가의 정원'이라는 뜻처럼 또로롱거리며 떨어지는 분수와 잘 만들어진 수로, 그리고 정원이 아주 볼만하다.

알카사르는 성의 제일 꼭대기에 오르면 그라나다 시내 전체가 다 내려다 보이는 웅장한 요새다.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나스르 궁전, 알함브라의 모든 전설과 민담이 이곳에서 나왔다고 보면 된다.

메수아르 궁, 코마레스 궁, 라이온 궁 등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이슬람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절대 미의 건축물이다.

사진은 나스르 궁전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코마레스 궁.

정원의 연못에 그림자까지 이렇게 비춰지는 멋있는 장면을 잡으려면 해가 중천에 떠 있어야 된다고

같이 간 김현호 대장이 계산까지 해서 찍은 사진이다.

너무 이른 시간이나 너무 늦은 시간이면 이 장면이 안나온다고..  감탄!!

 

나스르 궁전 안의 라이온 궁. 왕족의 개인 공간이다.

정원에 12마리 사자들의 분수가 있어서 라이온 궁이라고 부른다.

사자들의 분수들이 있는 정원에 면하여 사방으로 왕족들의 개인 방이 있다.

 

이 곳에는 아름답기로 유명한 아벤세라헤스의 방과 두 자매의 방이 있다.

(아벤세라헤스 방의 천장은 별 모양, 두 자매의 방의 천장은 팔각형이다. 둘다 벌집에서 착안해 온 모형이다. )

아벤세라헤스는 그라나다의 마지막 왕 보압딜과 대립했던 강력한 북아프리카 왕족의 이름인데 아벤세라헤스의 방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전설에 따르면 아벤세라헤스 가문의 한 젊은이가 보압딜 왕의 후궁과 사랑에 빠졌는데 다른 경쟁 가문이 이 사실을 왕에게 알렸다.

진노한 왕은 연회를 핑계로 아벤세라헤스 가문의 젊은이 36명을 이 방으로 불러들여 연회중에 모두를 다 참수했다.

순식간에 아름다운 아벤세라헤스 방이 피로 물들었고 죽은이들의 피가 넘쳐 흘러 정원에 있는 분수의 사자 입에서도 피가 솟아났다고 한다.

 

 

왼쪽은 나르스 궁전의 밖에 있는 카를로스 5세의 궁이다.

밖은 사각형으로 생겼는데 안쪽으로는 둥근 광장이 나타나는 착각의 세상이다.

이슬람 세력이 지은 주변의 다른 궁전들과 비교하면 멋대가리라고는 정말 없는 뜬금없는 궁전이기도 하다.

기독교가 알함브라 궁전을 접수한 후 '우리도 지을 수 있다'며 카를 5세가 지은 궁전이다.

ㅋㅋㅋ

신성로마제국의 카를 5세는 스페인 왕국의 카를로스 1세와 같은 사람이다.

(남의 나라 왕의 족보가 왜 이리 복잡한지...  단일민족으로 5천년간 한 땅에 살아온 우리 민족으로서는 끊임없는 전쟁과 그 전쟁의 와중에 적국과 혹은 동반국들 사이에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왕족들이 합종연횡하여 합치고 대를 물려주는 족보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ㅋㅋ)

카를로스 1세를 정리해보면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스페인 국토를 회복한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의 외손자로 스페인 왕국을 고스란히 물려받아서 스페인쪽에서 본다면 카를로스 1세이지만

그의 친가쪽을 따져올라가면 합스부르크 왕가의 자손이라 카를로스 5세가 된다는 거다.

anyway

알함브라 궁전에서 우리가 만나는 이 멋대가리 없는 카를로스 5세 궁전에서 관심있게 봐야 할 것은

궁전 중앙의 저 광장의 에코 시스템이다.

마이크를 잡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데도 광장이 쩌렁쩌렁 울린다. 참 신기하다.

노래 실력이 좋다면 저기서 한곡조 뽑고 싶은 맘이 강렬하게 들었다는 것.

같이 갔던 문쌤의 여동생과 처남이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전공했다는데 그 때 우리 옆에 가장 간절히 원했던 사람이 바로 그런...

 

 

비쩍 말라비틀어진 이 나무는 헤네날리페의 정원에 있는 나무다.

여기에도 슬픈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역시 이루어지지 않은 슬픈 사랑 이야기다.

 

사이프러스 나무가 가득한 궁전의 밤.

- 사이프러스 나무는 죽음을 뜻하는 동시에 영원한 삶을 의미하기도 한단다.

  알함브라 궁전의 사이프러스 나무 숲은 장관이다. -

왕을 지키는 근위대의 한 귀족이 왕의 후궁과 사랑에 빠져

밤이면 이 나무 아래서 만나 키스를 나누며 사랑을 속삭였다.

그러나 이를 알게된 왕은 부르르 진노를 한 채 그 귀족을 즉시 처형했다.

그들이 밤마다 사랑을 나눈 나무도 왕의 분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왕은 처형한 근위대의 목을 나무에 거는 것도 모자라 나무의 뿌리까지 잘라버리고 고사시켜버렸다.

 

이루어지지 못한 슬픈 사랑의 이야기가 담겨진 나무라서 그런가?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이 나무를 만지면 자신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 나무 가까이 갈 수 없다... 관광객들이 못들어가게 막아놨다. ㅠㅠ

구중 궁궐의 숨겨진 사랑이야기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마찬가지...

 

 

 

근대의 역사가 모두 서양 중심, 기독교 중심으로 쓰여져서 그런지

이슬람과 관련된 이야기는 정통 역사보다는 만담이나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많다.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뭔가 꾸며지고 각색된 이야기... 그래서 더 재미있는지도 모르지만..

내가 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전, 알함브라도 마찬가지다.

이 궁전을 내어주고 다시 아프리카로 쫓겨간 이슬람 세력들은 얼마나 알함브라가 아까웠을까?

그라나다의 왕실 예배당에 걸려있는 이 그림.

알함브라의 열쇠를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에게 전해주고 있는 나스르 왕국의 최후의 왕, 보압딜.

스페인 남부의 눈덮힌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으며 그는 눈물을 흘렸다.

"스페인을 잃는 것은 아깝지 않지만 알함브라를 다시 볼 수 없는 것이 원통하구나".

 

알함브라 궁전의 뒤로 보이는 눈덮힌 시에라네바다 산맥이 저녁 노을을 받아 붉게 물들었다.

 

알함브라 궁전을 전체로 다 보려면 맞은 편에 있는 알바이신 언덕으로 올라야 한다.

반드시 해가 지는 시간으로 맞춰서...

 

 

해가 지는 시간, 알바이신 언덕을 오르면

매일 저녁 누군가가 기타를 치고 또  누군가들은 이렇게 춤을 추고 있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사랑을 나누고

또 누군가는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할 것이다. 

 

그라나다 하늘의 붉은 노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