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지금은 여행중/11월 스페인 모로코

모로코, 낯선 여행자

프리 김앤리 2014. 1. 8. 00:52

 

<투어야여행사 단체배낭 1월 스페인 모로코 준비 25>

이제 마지막이다.

스페인 모로코로 떠나는 우리의 1월 여행.

모로코에서 우리는 어떤 여행을 할까?

무엇을 보고 무엇을 만나고 또 무슨 생각을 할까?

여행은 익숙함과의 이별이고 낯선 것과의 만남이다.

이슬람 사원이나 대성당, 그리고 가우디의 건축물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여느 도시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스페인과 달리

모로코는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장면들과는 다른 세상을 만난다. 

완벽하게 낯설다.

 

세상 사람들이 다 몰려 나온 것 같은 마라케쉬의 저녁 광장.

시끌벅적한 소리에 누구는 포장마차(?)를 열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또 누구는 열심히 쥬스를 팔고 달콤한 차를 팔고 달팽이를 판다.

광장의 한쪽에서는 어린 날 봤던 것 같던 시골 장터의 약장수도 보이고 코브라를 춤추게 하는 피리소리도 들린다.

아라비안 나이트가 연상되는 미로같은 골목에서 밤이 새도록 북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는 청년들을 만날 지도 모른다.

하루종일 있어봐야 한 잔도 팔지 못할 것 같은 화려한 복장의 물장수도 있고 리어카 가득 실어놓은 화려한 기념품들이 우리를 부른다.  

어쩌면 우리는 결국 복잡한 골목 안쪽의 어느 상점쯤에서 정신을 잃고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마라케쉬에서 세상에서 가장 소란스러움을 만날 것이며

낯선 거리를 걸어가는 독특한 옷차람의 모로칸들을 보며 정신이 아득해질 것이다.

 

 

 

 

 

 

 

 

 

 

 

 

에싸위라는 대서양에 딱 붙어 있는 도시다.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가 있다.

매일 그 바다로 배를 띄워 고기를 잡고 그날 잡은 고기를 손질하는 바쁜 어부들이 있다.

생선 비린내 가득한 해안에는 끼룩끼룩 울어대는 갈매기들이 쉬지않고 날개짓을 하며 손질해 버리는 생선의 내장들을 노린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 해안도 있다. 아이들은 모래위를 뛰어 놀고 있으며

시간이 많은 여행자들을 바다와 아이들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메디나(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가면  한참 바쁜 모로칸들의 하루하루가 이어지는 복잡한 시장과

장인들이 만들어 낸다는 목공예품 상점과 알록달록한 스카프, 신발과 색색깔 쌓아놓은 향신료를 기웃기웃거리다

해가 지는 저녁 시간이면 바다끝에 붙어 있는 요새로 나가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노을을 바라볼 것이다.

 

 

 

 

 

 

 

 

 

 

 

 

 

 

카사블랑카는 이름 그대로 눈 앞에 흰 집의 향연을 보게 될 것이다.

카사블랑카는 나도 아직 안 가본 동네다.

사람들은 영화 카사블랑카를 떠올리며 잉글리드 버그만과 험프리 보카트의 애잔한 이별을 떠올릴지도 모르지만

먼저 갔다 온 사람들에 의하면 이별의 애잔함을 느끼기에는 너무 큰 도시, 걍 도시라고 했다.

그래도 바다 끝에 붙어 있는 거대한 핫산 투 모스크를 만나면 기분이 달라질 지도 모른다.

거대한 광장 한가운데 서서 낯선 땅으로 여행을 떠난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속삭일지도 모른다.  

여행은 익숙함과의 이별이고 낯선 것과의 만남이고

결국엔 그 낯선 것에서 두고 온 한국의 익숙함을 그리워하게 될테니까...

 

 

 

 

이제 끝입니다.

지난 11월 답사라는 이름으로 네 명의 지인들과 스페인 모로코 여행을 떠났을 때

나는 스페인의 세비야 대성당에서 발목을  다쳤습니다.

퉁퉁 부어오른 발 때문에 결국  나는 사막을 가지 못했습니다.

같이 온 일행 세명을 사하라 사막으로 보내고 '환자'가 된 나와 '간병인'의 신분이 된 남편은 졸지에 마라케쉬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2박 3일의 일정으로 사막으로 들어간 그들을 기다리며 우리는 예정에 없던 에싸위라라는 도시엘 갔습니다.

졸지에 생긴 일 때문에 갑자기 새로운 도시를 선물 받은 거지요.

여행은 그렇습디다.

야무지게 준비하고 간다고 해도 그대로 다 이루어지지도 않더라는 겁니다.

우리 인생이 그렇듯이요...

하기야 모든 것이 다 정해져 있다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요?

...

우리의 이번 여행은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제 만나러 갑니다.

 

                                                             <에싸위라의 어느 담벼락에서... 왼발에는 여전히 붕대를 감고서...>

'2013 지금은 여행중 > 11월 스페인 모로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가항공의 비극   (0) 2014.04.09
모로코 지도   (0) 2014.01.06
모로코에서 쇼핑?  (0) 2014.01.06
모로코 음식   (0) 2014.01.05
콜롬버스의 질투   (0) 2014.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