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지금은 여행중 /1월 스페인 모로코

<스페인 모로코 여행 후기 2> 꿈 같은 시간들

프리 김앤리 2014. 3. 17. 14:24

 

<2014 투어야여행사 단체배낭  스페인 모로코 이야기 4>

 

나리 쌤은 나의 의사선생님이다.

어깨가 아파서 침 한대 정도 맞으려고 갔던 한의원에서 나는 선생님한테 홀딱 반해버렸고

선생님은 우리 여행을 관심을 보내기 시작했다.

나는 쌤을 아예 주치의 선생님으로 모시고 그 날 부터 지금까지 몇달이나 주야장천 한의원에 출근중이고

(내가 보기보다는(?) 온 몸 여기저기 병을 달고 산다. 나, 안 튼튼하다. 많이 연약한 여성이다. ㅋㅎㅎㅎ)

여행을 좋아하던 선생님은 결국 두 딸들까지 데리고 우리 여행을 함께 했다.

한의사쌤과 같이 한 여행은 우리 모두를 충분히 든든하게 했다. 출발전부터 한방 소화제를 챙겨오더니만

누가 약간만 아프다고 하면 약도 꺼내주시고 몸도 봐주셨다. 

나는 여행 도중에도 내내 밤이면 쌤이 놔주시는 침 덕분에 정말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한 여행이었다.

얼굴만 보면 아주 가냘프게 보이지만 어디서 그렇게 강인한 '힘' 이 솟아나는지...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이런 문장이 꼭 어울리는 사람이었는데, '힘'까지 갖추었으니 헉!!! 그저 부러울 밖에...

 

나리쌤이 쓴 여행 후기 보러가기  ☞ http://tourya.com/2013/bbs.html?mc=V05&bc_id=16592

 

 

<스페인 모로코, 나의 꿈같은 시간들>

 

2014년 1월 10일 
드디어 출발이다. 장장 13일간의 스페인,모로코로의 여행은 너무나 기대 만빵~~~.
여행 시작 한달 전부터 우리에게 김승란 대장은 너무나 많은 숙제를 내주었다.  

꼼꼼하게 정리된 스페인 각 도시의 특색이며 볼거리 먹거리 등의 여행 정보랑, 

스페인 모로코에 관련된 동영상들을 보며,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할 수있었다.
이렇게 여행가기 전에 공부를 많이 하고 가 본 적은 처음이다. 덕분에 여행을 한달 전부터 한 기분이랄까.

드디어 바르셀로나.
여느 도시랑 다름없는 유럽의 한 도시를 가우디라는 위대한 건축가가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버린 곳.
가우디는 곧 스페인 바르셀로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위대했다. 감탄했다. 한 인간의 능력에 대해......
'사그라다 파밀리아'  다큐멘터리부터 잡지, 책을 통해서 그렇게 보고 듣고 갔건만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다. 외계에서 온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도저히 믿기지 않는 건축물이다. 
가서 직접 보라. 

꼭~~~꼭~~~~ 우리 신랑은 이번에 같이 못 왔는데 꼭 같이 다시 오리라 마음 먹었다.

다음 여행지는 마드리드. 
왕궁이나 프라도 미술관 등을 제외하면 크게 볼거리가 없다고 듣고 갔지만, 바르셀로나와는 또 다른 매력적인 곳이다.
유럽의 도시들을 둘러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어떻게 이렇게 오래된 건물들을 보존하고 살아갈 수있는지 새삼 놀란다.
바르셀로나가 마드리드보다 더 도시적이랄까. 마드리드가 더 느낌이 있었다. 나한테는.....
마드리드 뒷골목을 헤매고 다니면서 오래된 석조건물이 내뿜는 기운을 느끼면서 이 도시가 몇 백년동안 숨을 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궁의 웅장함이나 프라도 미술관의 그림들의 압도적인 크기들에 조금 짓눌리는 감은 있었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셀 수도 없는 그림들을 다음 번에는 좀 더 찬찬히 훑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톨레도- 스페인의 옛 수도, 완벽한 성벽에 둘러 쌓인 옛날 도시.
좁디 좁은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성당, 엘그레코의 그림, 집 등 볼거리도 많았고, 

몇시간을 돌면 같은 장소를 여러 번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도시였다. 

다음 번에 가면 톨레도의 성벽을 따라 흐르는 강을 따라 트레킹을 한 번 해 보고 싶다. 꼭 다시 가봐야지.

매 도시마다 느낌이 다르다. 그래서 멋지다.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이 올려다 보이는 집시촌의 한 게스트하우스. 우리들의 숙소였다. 옛날 거리를 떠돌던 방랑객들의 집성촌이었단다. 

내가 거기서 잤다. 일어서면 머리가 꼭 닿을 것 같은 좁은 골목의 좁은 집.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린다.
한밤의 플라멩고의 춤사위와 음악에 흠뻑 취해, 그 옛날 집시들의 열정과 숨소리를 가슴으로 느껴본 그 밤을 평생 잊지 못할 거다.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이슬람 문화의 정수를 스페인 남부 한복판에서 보다니 이것이 역사가 살아 숨쉬는 증거다. 

그 옛날 이슬람교도의 침략으로 꽃피운 문화의 정수라. 아이러니하다. 

그걸 또 머나먼 동쪽 나라 노란 얼굴의 한 여인네가 보고 감탄할 수 있는게 역사가 아닐까.

세비야! 
온 거리의 가로수가 오렌지나무인 도시.
스페인 광장이나 세계에서 두번째로 크다는 대성당도 눈에 안 들어올 정도로 오렌지 나무가 예쁘다.
세비야의 명물은 누가 뭐래도 오렌지 나무다.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밤이 오렌지 향기와 더불어 저물었다.

아프리카다.
모로코.
한밤중에 도착해서 걸어가는 마라케쉬의 골목길은 피곤에 지친 여행자들을 긴장시킨다.
생전 처음 보는 모로코 현지인의 숙소분위기에 또 한 번 긴장한다. 다르다. 우리랑 다르고 이때까지 본 것들과 다르다.
뭔가 굉장히 새로운 것들이 기다릴 것 같은 예감이 ........
다음날 아침 제마 엘 프나 광장으로 걸어나가면서 다시 한번 태양의 힘에 감탄한다. 

어젯 밤 내내 긴장하게 만들었던 골목길이, 지나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따스하게 다가온다. 
살아있다.
도시가, 사람들이 살아 있다. 모든 것이 꿈틀거린다. 내 안의 호기심이, 사람들의 열정이, 삶에 대한 갈망이...
겨울의 제마 엘프나가 이렇다면 여름은 어떨까 상상이 안간다. 펄펄 끓어 넘칠 것 같다. ㅎㅎ
다음에 또 온다면 꼭 사막 투어도 해 보리라. 내내 뒷꽁지가 당긴다. 마치 사막이 날 부르는 듯.

 그 뜨거운 마라케쉬를 뒤로 하고 잠시 들른 에싸위라.
오호. 공기 청량제다. 한 여름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다 바람이랄까. 
우리 딸 말 마따나, 에싸위라는 그 시끄럽고 혼돈된 마라케쉬에 있다가 깨끗하게 샤워한 느낌을 주는 도시였다.
대서양의 거친 파도와 바다로 지는 일몰은 압권이었다. 여행의 백미. 
한 번 가 보시라. 내말이 맞는지......
 

드디어 카사블랑카.
말로만 듣던,영화에서만 본, 노래에서만 듣던 그 도시. 카사블랑카.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의 그 애틋한 눈빛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둘이 만났던 카페를 그대로 재현했다는 Rick's cafe.
너무 좋았다. 분위기며 음식이며, 전부 다~~ 좋았다.
물론 핫산 2세 모스크도 굉장했지만 난 릭스 카페에서 먹었던 저녁 식사가 더 좋았다는.

여행이 끝나간다. 아쉽다. 김승란 대장은 우리랑 같이 여행한 동반자였다. 열두명은 항상 함께였고 또 따로였다.
같이 걸었고 같이 먹었고 같이 즐겼다. 너무 든든했다.

 나혼자 갔던 자유 여행에서 매번 긴장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보내주는 대장이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여행이었다.
삼 사십명씩 몰려다니지 않아서 좋았고, 나 혼자 여행하며 느끼는 적당한 긴장감을 느껴서 좋았다.

다음번에도 좋은 사람들이랑 또 이렇게 다시 어딘가에 가고 싶다.

이런 시간을 허락해 준 내 삶에 너무 감사하고, 다시 또 이렇게 부산의 해운대의 한 아파트에 나는 앉아서 글을 쓴다.
 
다음 여행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