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지금은 여행중 /6월 크로아티아

잠깐! 뮌헨 들렀다 가기

프리 김앤리 2014. 4. 24. 14:00

 

<2014 6월 투어야여행사 단체배낭 크로아티아 준비 7>

 

몇달동안이나  내 한쪽 머리를 짓누르고 있던 골때리던 비행기 노선문제가 깨끗하게 풀렸다.

애초에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부터 두브로브니크까지 600km(고속도로상의 직선거리가 600이다. 플리트비체도 들르고 자다르, 스플릿, 게다가 모스타르까지

들렀다 나오는, 이리 저리 움직여야 하는 거리는 800km를 넘으면 넘었지 모자라지는 않으리라)를 버스로 왕복해야 하는 여정이었다.

요즘 크로아티아가 너무 떠서 비행기 좌석을 확보한다는 건 거의 전쟁 수준. 더구나 6월초 황금연휴의 비행기 좌석이란...

우리 회사의 발권 담당자 말에 의하면  '99% 불가능'이라는 항공노선 변경이 ~~~ 아하하~~~ 풀렸다.

자그레브로 들어가서 자그레브로 다시 나와야 하는 항공노선이 아니라

두브로브티크로 들어가서 자그레브로 들어오는 노선으로 바뀐 것, 즉 버스로 두 도시를 왕복하지 않아도 되고 한쪽으로만 쭉 타고 가면 된다.

거기에 덤 하나.

원래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서 하루를 자고 들어가는 일정이었는데, 이것 또한 뮌헨으로 바뀌었다.

프랑크푸르트든 뮌헨이든 독일의 도시들이고 여행자들에게는 어차리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비슷하겠지만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단연코 뮌헨이다.

뮌헨이 훨씬 더 감성적이고 훨씬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편안한 항공노선으로 바뀐 것만해도 감지덕지, 그런데 거기다 뮌헨 하루 여행 덤까지~~~

 

자~~~ 그럼 황금같은 시간, 뮌헨에서의 하루를 뭘할까?

비행기 시간으로 따진다면 6월 5일 오후 4시 50분 뮌헨 도착,  다음날인 6월 6일 14:45분 뮌헨 출발.

5일 저녁 6시부터 6일 오전 12시까지 시간이 있다.

하루 저녁과 다음날 오전!!!

 

1. 뮌헨 공항에 도착하면 공항 밖으로 나가 우선 우리들은 공항버스를 타고 뮌헨 시내로 나갈 것이다.

   다음날도 비행기를 타야하니 당연히 왕복 티켓을 끊어야 하겠지? (17유로~20유로?)

2. 뮌헨 중앙역에 내려 호텔을 찾아가 Check-in

3. 자! 이제 짐은 내려놓았다. 뮌헨 거리로 나서자.

   6월이니 아직 해는 지지 않았을 것, 당연히 밖은 아직 훤할 것이다.

   (물론 별 문제없이 시내로 나왔다는 가정하에~~~)

4. 우선 지하철을 타고 뮌헨의 몽마르트 슈바빙으로 가볼까?

   슈바빙! 나에게 슈바빙이라는 지명은 아주 오랜 로망이다.

   전혜린의 책,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내 고등학교 시절을 온통 휘저었고,

   거기에 등장한 독일의 어느 낯선 지명, 슈바빙의 거리는 언젠가는 꼭 가고 싶었던 곳이다.

  

 

        다시 나의 전설 슈바빙(1966)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에서

 

 

요새 같은 염열(炎熱, 몹시 심한 더위)의 날씨에는 뮌헨에 대한 나의 향수가 더 짙게 느껴진다.

덥지 않은 도시, 안개 낀 비가 자욱이 가려 덮고 있는 도시, 이것이 내 마음속에 아로새겨진

뮌헨의 이미지다.

<중략>

거기가 그립다. 방학에 만약 그곳에 다시 갔다 올 수 있으면…… 이런 공상을 해 본다.


내가 4년 살았던 동네는 슈바빙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그곳 뮌헨 대학교 미술 대학 주립 도서관을 비롯해 많은 새 책방과 헌책방, 화랑 등으로 특징지어진 뮌헨

문화의 심장부이며 또 가난한 학생과 대학생들, 이방인들이 모여서 사는 이색적인 지대이기도 했다.

뮌헨의 다른 구는 비교적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도시와 구별이 없으나 이 슈바빙 구만큼은 일국적으로 뮌헨적인 곳으로 유명하다.
그곳 주민의 태반을 이루고 있는 학생이나 시인, 작가, 화가, 교수, 음악가 등은 한국에 오더라도 그보다 더 수수하고 초라할 수는 없을 만큼 극단적인 복장을 하고

있고 머리도 안 빗고 안 자르고 안 매는 것을 예사로 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지구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남아 있는 인종적 편견이 이 구에만은 조금도 없었다.

흑인이건 동양인이건 처음 보는 사람이건 친칭(Duzen)을 사용해서 얘기를 걸고 마지막 담배 꽁초도 나누어 피우고 때로는 공짜로 점심을 먹고 유유히 달아나고……. 아무튼 매우 반시민적인 곳으로 소시민 근성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슈바빙 사람이 제대로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나는 본 일이 없다.

남자는 언제나 스웨터 바람이고 여자는 넓은 검은 스커트에 검은 스웨터, 검은 양말, 검은 머릿수건, 길게 늘인 금발의 제복이었다.

누구나가 조금씩 더러운 옷을 입어서 여기서는 깨끗하거나 단정한 정식 옷은 우습게 보였었다
또 주위의 건물이나 도로도 대부분 폭격을 면해서 매우 낡아 있었기 때문에 이런 거무스름한 남녀의 군상이 더욱 어울렸다.

 

여기에는 옛날부터 이런 자유의 전통이 길러져 있어서 히틀러 정권 밑에서의 레지스탕스도 완강했다 하

며 릴케, 토마스 만, 스테판 게오르게, 토마스 울프, 루 살로메, 루트비히 토마, 기타 수많은 표현주의

시인들이 이곳에 거주했었던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곳 음식점에서처럼 전람회와 시의 밤, 소설 낭독의 밤, 여류 작가의 밤 등이 매일 저녁 있는 곳은 아마 세계 어디에도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끊임없는 탐구와 실험과 발표가 전통이나 인습에 반기를 들고 행해지고 있는 곳이 슈바빙인 것 같다.

아무튼 딱딱하고 관료적이고 친밀감이 적고 이론적이기만 한 독일의 다른 곳은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힐 것 같은데 슈바빙만은 생각할 때마다 시원한 바람같이 심신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곤 한다.


덥지 않은 기후나 끝없는 강우와 안개만이 그곳을 그렇게 시원스럽게 만든 것은 아닌 것 같다.

시원하고 마음이 넓고 도대체 남의 일에 관심을 안 갖는 천의무봉(天衣無縫)한 그들의 선천적인 예술가

기질과 물질에 구애되지 않는 소박하고 초속한 생활 양식이 슈바빙을 그처럼 시원한 곳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끊임없는 더위의 지속과 단절하는 소나기, 그러고는 자기 일보다 남의 일에 훨씬 더 심각한 흥미를 갖는 인간들…….

 이러한 것이 그에 반해서 한국의 여름을 이처럼 견디기 힘들게 끈적끈적한 것으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십년이 다 되어가는 이 한편의 에세이와 지금의 슈바빙은 달라도 한참 달라져 있을지 모른다.

이제는 다 낡아빠진 어느 글귀를 찾아다닌 일 만큼 무의미한 일은 없겠지... 그래도 가 보고 싶다.

나에게도 처음 가는 길이니 감동은 다녀와서 전하는 걸로~~~

 

5. 슈바빙을 잠깐 둘러보고 나서 시간이 된다면 전혜린이 즐겨 걸었다는 영국 정원도 가보고 싶다.

 

 

 우리가 가는 때도 햇살이 강렬한 여름일 터이니 이렇게 느긋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저녁무렵이니 이건 불가능할까?

 

6. 해가 넘어가고 나면 우리는 다시 지하철을 타고 뮌헨의 중심지, 시청앞 광장으로 가야한다.

   마리엔 광장(Marien Plaz)과 시청사 (NEUE RATHUS)

마리엔 광장은 악사들의 음악연주와 각종 퍼포먼스 공연으로 여행자들을 즐겁게 해주는 뮌헨의 중심 광장이다.

광장에서 먼저 눈에 띄는 웅장한 건물은 신시청사 건물로 1867년 ~1909년에 건축된 네오 고딕 양식이 건물로 독일 최대의 특수 장치 시계로 유명하다.

뮌헨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이것을 빼놓지 않고 보러 간다.

신시청사 벽면의 시계에서 밀랍 인형들이 움직이면서 통 만드는 사람의 춤과 기사의 마상 시합을 5분 동안 보여준다.

처음에는 서글프고 비장한 음악이 연주된다. 그리고 잠시 끊어진 음악소리는 용솟음치는 음악으로 바뀐다.

다시 잠시 끊었다가 이제는 축제풍의 음악으로 바뀐다. 성 금요일과 여러 성인의 날을 제외하고 매일 11시에 작동되며

5월1일부터 10월 31일까지이 여름철에는 12시와 17시에도 볼 수 있다.

우리의 첫날은 마리엔 광장에 해가 지고 나면 도착할 것 같으니 야경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음날 아침 11시에 시계탑 퍼포먼스를 볼 수 있을 듯...

 

7. 이제 슬슬 배가 고플 때도 되지 않았을까?

뮌헨에서 가장 신나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뮌헨을 찾는 이유는 바로 거대한 맥주 집, 호프브로이를 가기 위해서다.

 

호프브로이 하우스 (Hofbrauhaus)

 

호프브로이 하우스 (Hofbrauhaus)는 1895년 빌헬름 5세가 만든 왕실 양조장으로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며, 이곳의 문양 역시 왕관 모양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맥주 홀로 1층과 2층, 그리고 정원을 포함해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홀 안은 언제나 세계 여기저기서 모인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깊은 술맛과 자유스럽고 흥겨운 분위기가 수많은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기 때문이다.

 

  호프브로이 하우스에는 유명한 세 가지 맥주가 있다. 흑맥주(Dunkelbier), 오리지널 맥주 (Originalbeir), 그리고 흰 맥주(Weissbier)이다.

 

  맥주는 저온에서 발효하는 하면 맥주와 고온에서 발효하는 상면 맥주로 나눈다. 독일은 하면 맥주, 영국은 상면 맥주를 대표하는 나라이다. 우리나라 맥주는 대부분 하면 맥주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체코 필스너도 하면 맥주다.

 

호프브로이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맥주는 우리가 주로 먹는 맥주로 처음 마시면 걸쭉하게 입에 좍 달라붙으면서도 시원한 목 넘김이 좋다.

호프브로이 흑맥주 역시 하면 맥주로 오리지널 보다는 진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여성들이 애호하는 호프브로이의 흰 맥주는 밀을 고온에서 발효시켜 만든 상면 맥주다.

 

  옛날 바이에른 군주들이 보리 맥아의 생산을 독점하고 가격을 통제했는데 이에 대항하기 위항 밀 맥주의 발달이 촉진 되었다.

흰 맥주는 밀의 부드러움과 함께 상면 맥주의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지만 하면 맥주에 익숙한 우리에겐 낯선 맛이다.

 

 

호프브로이에서 맥주와 더불어 뮌헨의 명물 흰 소시지(Weiβwurste)와 족발(Schweinshaxn)을 곁들인다면 진수성찬의 호사를 누릴 수 있다.

흰 소시지는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을 정도로 부드러우면서도 소시지 특유의 고기 맛을 간직하고 있다.

족발은 겉은 딱딱하나 안은 부드럽고 훈제 고기 특유의 향이 배여 있어 맥주와

곁들이기에는 최고의 음식이다.

 

 호프브로이 중앙에는 브라스 밴드가 홀이 떠나가라 연주를 한다.

세계적인 맥주 홀이라 독일 민요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민요들을 신나게 연주하며 여행자의 흥을 돋운다. 여행자들은 자기 나라 음악이 나오면 모두 일어서서 합창을 하고 때로는 탁자 위에 올라가서 춤을 추기도 한다.

 

호프브로이하우수의 흥겨운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브라스 밴드가 보이는 자리에 앉는 것이 좋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이 곳에서 세계인들과 함께 취하고 노래하고 이야기

하다 보면 독일 특유의 흥겨움에 여행의 재미는 극에 달한다.

 

 

 

 

플러스 α

 맥주나 안주를 주문할 때는 각 테이블 담당자가 있으니 앉아서 기다리면 웨이터가 와서 주문을 받는다. 주문을 독촉하면 굉장히 불친절 해진다.

 

                                                                                                                        - 손봉기 지음    『유럽 여행 버킷 리스트 101』에서 옮김

 

어쩌면 우리는 약간 불그스레한 얼굴로 우리들의 숙소로 돌아올지 모른다.

그리고 유럽에서의 첫날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