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지금은 여행중 /6월 크로아티아

꽃누나 따라하기. 어느 유월의 스플리트

프리 김앤리 2014. 5. 21. 10:00

 

< 2014 6월 투어야여행사 단체배낭 크로아티아 준비 15 >

 

지난 2012년 여름, 크로아티아 여행 때 이야기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는데 방학 전까지 무지무지 엄청 바쁘셨단다.

여름 방학때 여행을 가겠다고만,

'김승란'하고 가겠다고만 정해놓고 어디를 가는지 언제 가는지 신경도 못쓰고 학기 중에 열심히 일만 하셨단다.

- 이러면 난, 쫌 섭하다.

  "올해는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를 가겠노라"고, "정말 매혹적인 나라"라고 , "세계여행을 다녀오면서 가장 다시 가고 싶었던 나라"라고 분명히 말했다.

   설마 새우 젓 배에 끌고 가서 팔아먹을 것도 아닌데 어디로 가는지도 말 안했을까??? ㅋㅋㅋ -

여하튼 학교에서는 코 베어가도 모를 정도로 바빴던 선생님은 떠나기 전날, 남편이 환전해주는 돈을 챙겨들고

가방에는 아무 옷이나 막 쑤셔 넣은 채 공항에 나타나셨다.

그리고는 하시는 말씀, 

  " 대장님! 우리 어디 가지예?"

헉!!! 

   "크로아티아요!!!"

   "그래예? 크로아티아??? 어제 우리 교장선생님이 박쌤, 이번에는 어디가요라고 물어서, 뭐라카더라? 우크라이나라 켔나? 라고 말했거든예.

    하여튼 '크'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것 같았거든예..."

으이구!!!  그러다 한 술 더 뜬다.

   "울 남편도 물어서 우크라이나라고 대답했는데..."

ㅋㅎㅎㅎㅎ

우리들은 그렇게 폭소를 터뜨리며 우크라이나가 아닌 크로아티아로 여행을 떠났다.

 

생소했던 나라, 크로아티아가 이렇게 뜬 건 순전히 '꽃보다 누나' 덕분이다.

이제 사람들은 크로아티아를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반드시 가야 할 로망의 여행지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고맙기도 하고 밉기도 하다.

좋은 나라를 알려줘서 고맙지만 숨겨놓았던 보물같은 여행지를 들켜버린 것 같아서 좀 섭섭하기도 하다.

 

그래도 뭐!!!

로마 황제의 궁전이 있는 곳, 모든 것은 다 가졌던 황제가 은퇴해서 가장 살고 싶어 했던 곳, 스플리트는 '꽃누나'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로마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은퇴한 후 스플리트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었다.

   아름다운 해안에서 평안한 노후를 보내고 싶었다.

   그는 반짝이는 아드리아 해변에 궁전 겸 요새를 만들었다.

   옛날 로마시대... 4세기경의 이야기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기독교인을 박해한 황제로 유명하다.

   로마 테르미니 중앙역 옆, 디오클레티아누스 대욕장은 그가 기독교인 4만명을 동원해서 지은 것으로 유명하고

   욕장의 한쪽면은 미켈란젤로가 설계하고, 갈릴레이 각종 실험을 한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성당'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퇴임후 AD305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에게 황제의 자리를 물려주고 

   AD316년 죽을때 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그 이후에는 로마의 권력자들이 퇴임후 이곳 스플릿에서 살았다.

 

   그후 7세기 경 아바르족이 침입을 해와서 성이 크게 부셔졌다가, 침략이 끝이 나자 살아남은 주민들이 부서진 유적의 돌과 기둥을 모아서

   대피소나 집들을 그들 방식으로 재건했다.

 

   1700여년 전의 고대로마 유적 중 보존상태가 좋은 것이 이곳이며, 로마 유적에 유일하게 사람이 살고 있는 곳도 이곳이다.

   과거가 현재가 함께 있는 곳이 스플릿이다.

 

 

<스플리트 추천 여행 경로>

 

   

 

스플리트에서 우리 여행의 시작은 꽃누나의 김희애가 혼자 올랐던 마르얀 언덕 (MarjanHill)이다.

 

반짝이는 대리석 길을 지나 얼마의 계단과 또 비탈진 경사길을 약간 올라야 하는 길이다.

 

마르얀 언덕에 오르면 눈부신 스플리트 전경을 다 볼 수 있으니 그 정도의 수고쯤이야~~~

두 번이나 스플리트를 갔지만 나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다.

도대체 스플리트 전경이 전체로 다 나오는 장소가 어딘지 몰랐는데 그게 마르얀 언덕이었다.

(스플리트의 전경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대성당의 종탑에 올라도 이 광경은 볼 수 없다.

 슬프게도 대성당이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안에 있어서... 바다 앞의 궁전 전체는 볼 수 없다는 것.

 에펠탑에 올라서면 에펠탑이 들어있는 파리를 못보는 것 처럼. )

 

마르얀 언덕에서 내려오면 오른 쪽으로 바다를 끼고 이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시가지로 들어가야 한다.

수산 시장을 지날 것이고 좁은 골목들을 지날 것이다.

그리고 만나는 곳이 나로도니 광장 (Trg Narodoni).

두브로브니크와 마찬가지로 대리석 광장은 빛을 발하고 있을 것이고 광장을 둘러싼 중세 건물에 넋을 잃을 것이다.

나로도니 광장의 한 가운데 있는 구시청사를 보면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어디쯤이라고 착각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광장 끝으로 보이는 시계탑.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시계탑이겠거니 하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꽃누나를 알고 온 우리들에게는 한 번쯤의 눈길이 가는 곳.

꽃누나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던 숙소가 시계탑 바로 아래 이 집이라는 사실.

 

아래에서 올려다 보일지 모르겠지만 ... 눈길 한번 주고 이제 우리는 보츠니 광장을 통하여 바닷길로 나선다.

 

그러면 이 길이 나오겠지???

하얀 대리석이 길게 늘어신 눈부신 해안 길.

나피디와 김희애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즐거워 하던 길...  

아? 이건 경로상 나중에 가보나?

아니 처음 마르얀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이미 보나?

여하튼... 배낭 여행의 여정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즐기기로 하고...

 

우리는 이제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으로 들어갈 일만 남았다.

황제의 궁전이었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황제의 궁전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집인 곳.

 

철의 문이라고 불리우는 서문으로 들어간다.

제일 처음 만나는 곳이 대리석 기둥이 늘어서 있는 광장이겠지? 그리고 쥬피터 신전이겠지?

커피 한 잔을 들고 꽃누나들이 노닥거리고 있는 저 계단.

나도 저기 앉아서 커피 마셨는데... 바로 앞에 있는 커피 점에서 Take out 해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자신을 쥬피터의 아들로 신격화하고 이곳에 신전을 세워 숭배하게 만들었다.

신전 바로 앞에는 5세기 이집트에서 가져왔다는 머리없는 스핑크스가 쓸쓸히 앉아있다.

사람들은 스핑크스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고 한낮에는 더위를 식히는 그늘을 즐기거나

야경을 즐기는 장소가 되어 있는 곳이다.

 

우리도 신전의 계단에 앉아 커피를 마시거나 혹은 노니닥 거리다가...

오래된 궁전의 좁은 골목길을 지날 것이다.

중간 중간에 만나는 가게들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앙증맞은 기념품을 사기도 하면서...

 

그렇게 골목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궁전의 북쪽 끝에서 높이 4.5m의 거대한 동상을 만날 것이다.

크로아티아어로 미사를 드리게 해 달라고 바티칸에 요청하고 투쟁했던 그레고리우스 닌 대주교의 동상이다.

동상의 왼쪽 엄지 발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전설이 있어서

스플리트를 찾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엄지발가락에 존경을 표한다고...

2012년 여행했던 우리들은 심지어 발가락에 키스까지... ㅋㅋㅋ

 

그레고리우스 닌 동상에 경의를 표한 뒤 아까 그 골목을 돌아나오거나 혹은 다른 골목길을 헤매거나 결국 우리는 다시 궁전 안의 광장으로 돌아올 것이다.

쥬피터 신전이 있는 바로 그 곳이다.  16개의 대리석 기둥이 웅장하게 늘어서 있는 열주광장이다.

(열주??? 난 이 단어가 정말 마음에 안든다. 列柱, 줄지어 늘어선 기둥이라는 뜻인데...

 이집트나 그리스 혹은 로마나 터키, 심지어 페르시아 제국의 페르세폴리스에서 조차 그 대리석 기둥들이 웅장하게 늘어서 있는

 그 장면을 '열주'라는 단어로 달랑 표현해버리면 어쩐지 쪼그라드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서...)

명명한 단어가 꾸지거나 말거나 우리 앞에 나타나는 장면은

꽃누나의 방송의 자막처럼 '1700년 전 모습 그대로 예술 작품이 되어 버린' 곳일 것이다.

 

그리고 그 옆으로 보이는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

 

스플리트의 초대 주교가 성 도미니우스였다.  그러나 그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기독교 박해로 순교를 당하였다.

7세기 경 후손들은 성 도미니우스를 기리며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영묘(팔각기둥 건물) 가 있었던 자리에 성당을 세웠다.

여기서 황당한 미스테리 하나.

황제의 영묘에 170년간이나 보관되어 있던 황제의 시신이 성당을 개축하면서 사라졌는데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성 도미니우스 성당은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종탑에 올라갈  수도 있다.

종탑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드리아 해안과 스플리트 시내는 환상.

해가 지는 시간쯤에 올라가면 가장 좋을 듯.

 

이제 성당을 왼쪽으로 끼고 남문과 연결된 계단으로 올라서자. 그리고 빼꼼이 안쪽을 들여다보면?
 

하늘이 뻥 뚫린 둥근 돔 형식의 방이 나온다. 

그 곳에서 환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황제를 알현하기 위해 온 신하들이 기다리는 곳, 이름하여 황제의 알현실.

지금은 팔각형으로 만들어진 두개의 공간이 이어진 터만 남아있는데 한쪽은 음식을 준비하던 곳이고 또 다른 쪽은 식당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을 끌었던 곳은 이 공간의 울림이 아주 좋다는 것.

우리가 갔을 때는 남성 트리오단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맑고 굻은 목소리가 햇살이 쏟아지는 둥근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우리? 남성 트리오가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는 사이 공간을 차지하고 살짝 노래를 불러봤다는 사실...

무슨 노래? 

ㅋㅋㅋ

"사랑한다 말할까~~~ 좋아한다 말할까~~~ 미워 정말 미워~~~~ 나는 여자이니까~~~"

쪽팔림은 내게 없다, 오로지 용감함(?)만 있을 뿐이다로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기상을 드높이면서 목청껏 불렀다.

 

(ㅋㅋ 아줌마만 있었던 것도 아닌데, 같이 다니던 처녀들까지 그만 물이 들어서.)

(꽃누나 덕인지 크로아티아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

 저때는 꽃누나 방영과 한참 전의 일인데도 어찌 우리 팀은 여자들만.

 그나마 있던 남자 셋은 저 때 어디로 간 것이야.

 하기야 이번에는 더 심각한 꽃누나 판이다.

 여성 스물에 꽃 총각이 단 한명. 서지니급이냐구? 글쎄요...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근데 뭐가 걱정일까요? 청일점인데 서지니급이 아니면 또 어떨까요?

 무조건 인기 폭발일텐데...)

 

이제 궁전을 나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아마 김자옥이 무도장으로 변했다는 지하궁전 홀을 만날 것이다.

열주광장에서 십여개의 계단을 내려오면 만나는 지하에는 기념품 샵들이 있고

그 아래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지하궁전 홀이 있다.

예전에는 아마 식량창고로 썼던 곳 같은데 지금은 내부로 들어가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가져온 스핑크스가 놓여 있다.

들어가거나 말거나는 님들의 선택!!

 

이제 다시 궁전의 밖으로 나서자.

궁전으로 들어가기 전에 봤던 대리석 반짝이는 길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바닷가 앞으로 윤여정이 앉았던 벤치도 나올 것이고...

 

우리의 눈 앞에는 아드리아해가 반짝이고 있을 것이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우리 모두 꽃보다 아름다운 누나들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