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지금은 여행중 /10월 일본 시코쿠

같은 기억

프리 김앤리 2015. 11. 27. 09:00

시코쿠 순례 다섯번째 이야기

 

어제 묵은 민박집에서 저녁 반찬으로 가지요리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내가 하는 가지 요리는 나물과 무침 그리고 가지 전 밖에 없는데 외국에서 먹는 가지 요리는 참 다양하다는 이야기를 그동안도 자주 했었지요. 특히 티벳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맥그로드 간지의 일본 식당에서 먹은 가지 요리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미소노 야마모토(어젯밤 우리 숙소의 주인)에게 일본 가지요리는 참 맛있다며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가 요리법까지 물었더랬습니다.

인도의 일본 식당에서 먹었던 가지요리가 떠오른다는 말도 섞어가며~~~

그리고 오늘.

역시 아침 7시 야마모토 집을 나섰습니다.

산꼭대기에 있는 27번 절을 가기 위해 산길을 한참 걷는데 남편이 갑자기 그러는 겁니다.
"룽따! 룽따였어!"
맥그로드간지에 있던 가지 요리가 맛있던 식당 이름을 떠올린겁니다.
"맞다, 룽따!"
그리고 저는 룽따라는 집 이름에 이어 여러가지를 떠올렸습니다.
맥그로드 간지의 그 언덕길, 우리가 며칠 묵었던 길 아래 작은 방, 아침마다 먹었던 난과 과일, 그리고 박인순 부부...

잘 있을까? 이번에 한국 돌아가면 박인순 집에 놀러가야겠다...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그러는겁니다.
"이번에 돌아가면 박인순이네 집에 놀러가자..."

ㅋㅎㅎㅎ
박인순 부부는 우리가 인도 맥그로드간지에 있을 때 열흘 아침밥을 같이 먹은 사이입니다. ㅋ


"나도 방금, 딱 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같이 여행을 많이 해서 그런지요? 아님 같이 오래 살아서 그런지요?
같은 기억이 참 많습니다.

ㅋ 우리 둘, 이러고 잘 걷고 있습니다.
밥 잘 먹고 잘 걷고 잘 자고 있습니다.

피곤하면 그만 탁, 멈출겁니다.

10월 27일, 순례길 12일째.  295km 쯤 걸어 27번 절을 지났습니다.
지금은 미쯔비시를 세운 야타로의 생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2015. 10. 27.

 

걷다가 쉬다가 먹고 잠자고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요즘은 이게 전부입니다.             길거리에서 사 먹는 빵

 

민숙 가네꼬야의 저녁과 아침

 

젠콘야도 쓰다지관의 저녁과 아침

 

점심은 주로 이렇게. 주먹밥이나 김밥.

 

때로는 식당에 들어가 근사한(?) 점심을 먹기도. 시코쿠(특히 고치현)에서유명한 다다끼와 우동.

 

며칠이 지나고 생긴 요령??? 민숙의 저녁을 먹기보다는 슈퍼에서 사와서 먹는 게 더 알차다는 결론. 위의 모든 음식은 그래서 'made in supermarket'.

 

젠콘야도였지만 방도 식사도 모든 것이 훌륭했던 미소노 야마모토씨 집의 저녁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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