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지금은 여행중 /10월 일본 시코쿠

현대판 납경장

프리 김앤리 2015. 12. 28. 18:47


시코쿠 순례 일곱번째 이야기

 

시코쿠 순례를 하는데는 준비할 장비가 많습니다.
흰 옷에 삿갓, 초나 향등을 넣는 두타봉투(흰 가방), 염주와 종, 지팡이 등

순례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장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성스러운 의식에 참여하는 듯 보입니다.

...

그 중에서 납경장이라는 게 있습니다.

순례하는 절에 참배했다는 증표로 간직하는 것입니다.

순례자들은 금박 은박을 입힌 납경장에 각 절의 납경소에서 묵서나 도장을 받습니다.

한번 받을때마다 300엔씩의 도장비를 납경소에 냅니다.
순례자들은 절의 입구에서 절을 하고 물이 나오는 곳에서 입을 헹구고 손을 씻고 종을 치고 향을 피우고 초에 불을 붙이고

불경과 반야심경을 읽고 납경소로 가서 도장을 받습니다. ...
이 모든 과정이 엄숙한 순례의 과정이며 구도의 길입니다.

 

우리들은~~~
신앙심을 다져야 할 신자도 아니고 순례길이 해탈이나 구도의 길이 아니었습니다.

걷는 것이 좋아 길에 나섰을 뿐입니다.

그 길에 사람도 만나고 함께 있는 시간도 가지고 생각할 여유도 가져 더 좋을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납경장을 만들었습니다.

1번 절 료젠지부터 36번 절 쇼류지까지 각 절의 입구에서 사진을 찍는 현대판 납경장입니다.
우리들의 여행 기억입니다.                           - 2015년 11월 1일 -

 

** 2015년 시코쿠 순례길은 여기까지로 끝냅니다.

    88개 절 중에 이제 겨우 36개,  모두 1,200km의 거리 중에 고작 370km 정도밖에 걷지 않았습니다.

    내년 가을쯤, 다시 이 길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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