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지금은 여행중 /1월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 작품 해설. 필리포 리피 <성모와 아기예수와 두 천사> <성 가족과 성인들>

프리 김앤리 2016. 12. 15. 23:00

< 2017년 1월 투어야여행사 단체배낭, 품격 이탈리아 여행  준비 15>


수녀와 도망간 수도사, 그가 남긴 명작


이제 눈을 돌려 원래 이 전시실의 주인공, 프라 필리포 리피의 작품들을 만납니다. 로마에서부터 여러 편의 '수태고지'를 통해 계속 만나왔던 프라 필리포 리피. 이 전시실의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그의 '성모와 아기 예수와 두 천사'는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성모자상보다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수도사의 아슬아슬한 도피행각







 

특히 머리에 진주 티아라를 쓰고 있는 성모는 광배만 없다면 

 아름답기 그지 없는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근엄하기 이를데 없었던 중세와 고딕 양식을 거쳐 이제는 인간

 의 세속적 아름다움마저 나타내기 시작한 성모 마리아.

 여기에는 필리포 리피의 사랑의 도피 행각이라는 아슬아슬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 성모와 아기 예수와 두 천사 >프라 필리포 리피작,  우피치 미술관 



고아였던 필리포 리피는 어린 나이에 카르멜회 수도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말로 넘치는 '끼'를 주체할 수 없었던 탓에 17세에 수도사의 옷을 벗어 버리고 화가의 길로 들어섭니다.

마사초와 로렌초 모나코, 프라 안젤리코 등의 영향을 받아 자기만의 화풍을 만들어가던 필리포 리피는 프라토의 한 수녀원에서 수련 수녀 루크레치아 부티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처음엔 자기가 그리는 성모자상의 모델이 되어 달라고 설득하다가 결국에는 그녀와 함께 사랑의 도피 행각까지 벌이죠.

그리고 얼마 후, 두 사람은 아들을 낳게 되는데, 그 아들 역시 나중에 뛰어난 화가로 성장합니다. 바로, 필리피노 리피입니다.


그렇게 자유분방했던, 심지어 방탕하기까지 했던 필리포 리피는 성화에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입힙니다.

세속적인 아름다움, 즉 지상의 아름다움으로 신성을 표현하는 것이었지요.

이 그림 속 아름다운 성모 마리아는 말할 필요도 없이 필리포 리피의 연인, 루크레치아입니다.

불경스럽게도, 자신의 연인을 성화의 모델로 삼았던 필리포 리피. 하지만 그가 시도한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적극적인 묘사는 이후 그의 제자, 산드로 보티첼리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는 인물들 외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물들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멋진 풍경입니다. 다빈치의 명작, '모나리자'처럼 인물들 뒤에 환상적인 자연 배경을 배치해 인물들을 돋보이게 한 것이지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 그림의 배경은 실제 풍경이 아니라 액자 속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속 그림인 셈인데 이러한 기법은 필리포 리피가 거의 처음 시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방에는 이 작품 외에도 놓칠 수 없는 필리포 리피의 또다른 명작이 있습니다.

 바로 '성가족과 성인들'입니다. 아기 예수가 탄생한 직후를 묘사한 이 그림은 숲 속에서 

 아기 예수를 경배하는 성모 마리아와 요셉의 모습이 메인 테마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는 색채가 공간감을 주기 위한 장치로 이용된 점이 특이합니다.

 <성 가족과 성인들 >  프라 필리포 리피작, '우피치 미술관족과 성인들',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성모와 성 요셉을 밝은 색으로 성 히에로니무스와 성 힐라리오, 막달레나 마리

 아는 차분한 색채로 그려져 색채를 통한 공간감이 느껴지는 특이한 그림입니다.


 성모와 성 요셉, 천사들의 옷은 밝은색으로 그려져 인물들이 앞으로 튀어나와 보입니

 다. 그에 비해 다른 성인들은 차분한 색채로 그려져 뒤로 더 후퇴하고 있죠. 가까운 것은

 크고 선명하게, 먼 것은 작고 희미하게 묘사하는 대기 원근법에 채도 원근법을 더한 셈

 입니다. 그리고 등장 인물들이 각기 삼각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점도 특이합니다. 꼼꼼

 하게 묘사된 인물들의 의복과 풍경은 초기 르네상스의 선구자 중 한 명인 필리포 리피의

 특징을 잘 느끼게 해 줍니다.


오마이뉴스  : 이탈리아 미술기행 [이탈리아 미술 기행 8-1] 우피치 미술관에서 옮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30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