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8 3월 15일 사랑스러운 옛 도시 리지앙에서

프리 김앤리 2009. 3. 15. 16:36

베이징에서 쿤밍까지 비행기로 4시간,

쿤밍에서 리지앙까지 버스로 9시간 ...

오랜 시간이 걸려 이곳 리지앙에 도착했습니다.

 

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계절도 한참이나 바뀌어 있습니다.

베이징에서의 마지막날은 한겨울 추위로, 밖에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는데

쿤밍과 리지앙은 봄을 넘어 거의 여름입니다.

메마른 가지와 황사바람만이 가득하던 베이징과는 달리

여기 리지앙은 맑고 푸른 하늘에 활짝 핀 꽃들이 가득합니다.

며칠만엔 너무나 급격하게 바뀌어 버린 공간과 시간에 여행자는 어리버리 할 뿐입니다.

 

어리버리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중국이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2001년에 왔을때보다 풍경도 많이 바뀌었고, 물가도 엄청나게 뛰었습니다.

'더럽다'는 생각이 떨쳐지지 못했던 2001년도와는 다르게 참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길거리에 침을 뱉는 사람도 많이 없고, 먹다남은 음식을 아무렇게나 버리는 일도 참 많이 줄어든 듯 합니다.

 

여기 중국에서도 얼마전부터 '문명운동'을 한답니다.

질서지키기, 깨끗한 거리 만들기....

길거리 곳곳에서 그리고 TV에서 문명운동을 말하고 있습니다.

 

물가는 참 "쩝---" 입니다.

여기 물가가 스스로 오른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환율이 뛰어올라 그런것도 있지 싶습니다.

자기네들은 꼭같은 100위엔인데

우리에게는 15,000원이던 것이 2만 2-3천원으로 오른 꼴이기 때문입니다.

'만수아저씨' 덕에 해외에서 참 힘듭니다.ㅋㅋ

 

또 하나 어리버리한 게 있습니다.

쿤밍에서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점점 날씨가 더워져

리지앙에 도착했을때 겁도 없이 옷을 얇게 입고 광장으로 나섰더랬습니다.

그때까지는 미처 해가 다 지지도 않았고

북적거리는 사람들 덕분에 저희도 약간 흥분했었나 봅니다.

 

그런데 조금 걸어다니니까 이게 아닙니다.

슬슬 추워지고 머리까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겁니다.

해발 고도 2,200M.

여기가 고지대라는 사실을 깜빡했습니다.

해가 떨어지자 급격하게 추워지는데다, 난데없이 고산증 증세같은 것도 나타나는 겁니다.

리지앙 좁은 골목을 마구 돌아다니다 보니

머리도 아파오고, 눈도 아프고, 심장도 벌렁거리는 겁니다.

이거는 아닌데...

적어도 3000M이상은 가야 이런 증세가 오는 게 정상인데...

그동안 문명세계에 찌들어 있어(?) 우리 몸이 많이 안좋아졌나???

 

그러나 어쩝니까?

우리한테 (한명에게만 아니라 똑같이 두사람에게 모두) 이런 피곤한 증세가 나타나는 걸.

잠시 숙소로 돌아와 다시 두터운 오리털 파카를 챙겨입고

머플러까지 하나 샀습니다.

겨울에서 한꺼번에 여름으로 왔다고 할때는 언제고

금방 머플러까지 두른 바보같은 여행자가 되어버렸습니다. ㅋㅋ

 

리지앙! 참 사랑스럽습니다.

지구상에서 연인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도시로 에스토니아의 탈린과 함께 이곳 리지앙이 꼽힙니다.

물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지구이기도 하구요.

 

저녁이 되자 고성 가옥 지붕에 불을 밝히고,

거리에는 모두 홍등을 켭니다.

나시족 여인들이 춤을 추고,

옥룡설산 (히말라야 끝자락 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이 개울을 만들어

거리 곳곳에 흐릅니다.

 

너무 상업화된듯한 느낌도 많습니다만,

흥청망청 흐느적 거리는 뒷 골목의 거리만 지나쳐버린다면

홍등으로 장식된 고성 기와 지붕과 거리들이 여행자를 끌어당깁니다.

 

내일은 차마고도의 한 자락인 호도협으로 가서 트레킹을 할 생각입니다.

트레킹 중간에 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고,

다음날은 잃어버린 지상의 낙원이라는 샹그리라로 갑니다.

(티벳 사람들은 샹그리라를 중띠엔이라고 부릅니다.)

 

 

 

 이태리의 베니스를 생각나게 하는 리지앙 거리

 외국인보다는 중국 본토 사람들이 넘쳐난다.

 

 

 문화유산인 기와지붕의 가게들은 밤이면 홍등을 밝힌다.

옥룡설산에서 흘러내린 개울은 깨끗하기도 하고,

물고기가 가득하다.

 

 

 .....

해질무렵....

 

 

 리지앙의 밤.

모든 건물에 불을 밝혔다.

야경은 정말 화려했는데...

사진 실력이 쩝!!!

손바닥만한 자동카메라라고 변명이나 해볼꺼나???

사진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

이럴때 사진기와 사진기술이 가장 아쉽다.

 

 

 생각같아서는 조용한 중국 음악이 흘렸으면 좋겠는데...

실상은 전혀 딴판이다.

가라오케 소리, 춤추는 무도회장 소리,,, 그리고 중국 사람들의 쏼라쏼라 까지...

사랑스러운 리지앙을 실망시켰다.

리지앙의 밤은 흥청거린다.

 

 

리지앙의 아침.

나시족 여인들과 주민들이 나와 춤을 추고 있다.

어디서나 보이는 중국사람들의 춤...

같은 방에 있는 중국 여자애가 리지앙은 밤보다 아침이 더 좋다더니만 그런 것 같다.

 

 

 리지앙 고성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서...

 

 

 장예모감독의 인상리장(오페라 리지앙) 포스터.

사실 이 오페라가 우리를 리지앙으로 이끌었다.

호도협트레킹을 마치고 나서 보러 갈 생각이다.

옥룔설산까지 가서 봐야한다.

관람료가 190위엔.. 제법 비싸다.

그래도 2천여명의 인근 소수민족 출신 농민배우들이 직접 출연하는 자연을 무대로 하는 오페라라 그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만한데...

여기와서 들은 정보에 의하면. 옥룡설산 입장료 80위엔 따로, 리지앙 고성 보호비용 80위엔을 

따로이 더 내야 한단다. 즉 이 오페라를 보려면 1인당 350위엔이 든다는 말이다.

그래도...

봐야겠지?  돈이 아까워 안보고 가면 내내 마음에 걸릴꺼다.

여러번 여행에서 경험한 후회....

 

 

 

 옥룡설산이 바라보이는 백룡담에서...

중국사람들은 입장료를 안내고 들어가고 외국인들은 입장료를 낸다.

그런데 우리는 중국사람들하고 구분이 안되나보다.

표달라는 소리도 안한다. ㅋㅋ

그런데 어짜피 마찬가지다.

리지앙유적 보호비용 80위엔짜리 티켓을 사면 어짜피 여긴 그걸로 들어갈 수있다.

오늘은 안샀지만, 인상 리지앙 보러갈때 사야하니까...

 

 

 

 숙소 우리 방 바로 옆에서 찍은 사진

 멀리 옥룡설산이 보이고, 리지앙 고가옥들의 지붕이 보인다.

 

 

 우리 방 바로 앞 복도에서 바라본 리지앙 야경.

리지앙 고성의 가옥들은 모두 낮은 이층짜리인데 유독 우리 숙소만 3층 건물이다.

더구나 우리가 묵고 있는 도미토리가 3층에 있어 리지앙 최고의 야경을 보여준다.

 

쿤밍에서 리지앙 숙소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보다가

한 방에 있던 중국애가 내가 알고있는 숙소 정보보다 여기가 더 좋다고 추천한 곳이다.

역시....

방값이 싸다는 이유도 있지만 .

우리가 도미토리에 드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거다.

따끈따끈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