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17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에서

프리 김앤리 2009. 3. 24. 21:19

 따리를 뒤로 하고 징홓으로 그리고 중국 국경을 넘어 라오스의 우돔싸이, 그리고 그 유명한 루앙프라방에 와있습니다.

 

 

 따리에서 징홍으로 오는 버스는 소위 침대버스였습니다.

지난 2001년에 중국 양수오에서 곤명까지 가는 26시간의 끔찍한 기억이 있는 침대버스를 이번에는 타지 않으려고 했는데...

샹그릴라 가는 길에 만났던 독일인 챨리가 이제는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다시 시도했습니다.

모두 14시간 동안의 야간 버스...

버스에 사람이 가득 차서 우리는 2층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내 인생에서 두번째로 끔찍한 밤이었습니다.

사진은 깨끗해 보이지만, 발냄새에, 흔들거림에, 멀미에.... 그리고 다리도 제대로 펼수 없는 길이....

(내 인생에 가장 끔찍한 밤은 지난 2001년의 저 night 버스였음...)

 

 아침에 도착한 징홍은 이미 라오스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훨씬 더워졌고, 거리 간판도 중국어와 함께 생라면 부숴놓은 듯한 라오스 글씨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전혀 알아볼수 없는 글자로...

 

 

 버스안에서 만난 일본인 게이코와 함께 묵었던 3인실 방이었습니다.

방값은 세명 합해서 60위엔(12,000원).

영어가 유창한 게이코와 함께 흥겨운 하루였습니다.

 

 

 게이코는 라오스의 루앙남타로 떠나고 우리는 라오스의 우돔싸이 (여기서는 므엉싸이라고 합디다) 로 향했습니다.

어리어리한 중국 국경에서.

방금 출국 도장 받고 우리 짐검사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나가는 길인데도 이렇네요.

중국과 라오스를 왔다갔다하는 보따리 장사들이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어리어리한 중국 국경과는 다르게 아주 소박한 라오스의 입국장입니다.

대부분의 거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비자 Fee를 받는데

우리 나라는 공짜랍니다.

대한민국 만셉니다!!!

 

 

 중국 징홍에서 오전 11시 40분에 출발했는데 우돔싸이에 도착했을때는 저녁 8시였습니다.

그런데 도착했을 때 우돔싸이 전체가 정전이 되어 버스가 세워주는데  바로 들어가 겨우 숙소로 잡았습니다.

라오스 돈도 한 푼 없고, 점심도 굶고 저녁도 굶어 배는 고파 죽겠는데,,,

라오스 돈도 없고... 영어는 한마디도 안통하고...

 

어찌 어찌 숙소에서 10달러 주고 숙소비 제하고 받은 35,000낍(라오스 돈)으로 정전이 되어 촛불을 밝혀둔 식당으로 들어가

옆 사람 먹는 것 손짓하며 겨우 주문해서 저녁밥을 해결했습니다.

34,000낍이라는 절묘한 가격은 좋았는데,

주문해서 나온 건 순전히 기름 덩어리의 삼겹살과 아주 매운 고추 볶음이었습니다.

어두워서 뭐가 보여야지요..

 

아침에 일어나니 우리 숙소 바로 앞이 버스 터미널이었습니다.

8시에 출발한다는 루앙프라방 버스표를 끊어놓고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역시 라오스 돈은 없어서 숙소 아가씨 한테 10불 환전하고, 또 버스표 사면서 더 바꾸고...

어찌어찌 살아집니다.

 

 

어제 므엉싸이로 올때도 그랬지만 라오스는 정말 살기 어려운 나라인가 봅니다.

이때까지 우리가 여행한 나라중에 가장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뉴욕 타임지에서 지난해

" 가장 배낭여행 하기 좋은 곳"으로 라오스가 뽑혔다는데

현재까지는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건기가 계속되어서 그런지

온통 먼지입니다.

 

길은 거의 포장이 되어 있지 않고... 먼지만... 먼지만...

뒤에 있는 노란 버스가 우리가 타고 내려가는 버스입니다.

 

 

 내내 이런길만 지났습니다.

집 옆에 돼지도 걸어가고 있고, 소도 누워있고,..

그리고 사람도 걸어가고 있고...

 

 어제부터 지겹도록 보고 있는 풍경입니다.

먼지 가득한 나무, 그리고 터덜거리는 버스...

뭐가 좋다는 것인지...

숨쉬기가 곤란합니다.

 

한가지 좋은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끔찍한 중국사람들의 담배가 없어졌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버스 안에서도 실내에서도 피워대던 담배... 그리고 씻지 않은 머리... 냄새...

이런 건 거의 없어졌습니다.

 

라오스 사람들은 참 맑게 웃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슬--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정말 순박한 것 같습니다....

 

 

 우돔싸이 (므엉싸이)를 출발한 지 6시간 째

드디어 루앙 프라방에 도착했습니다.

 

유네스코가 도시 전체를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입니다.

버스에서 만난 스웨덴 애가 "Unfortunately 지금 뭔가를 태우고 있어서 루앙프라방 전체가 smoky 하다"고 해서

그 메마른 먼지에 연기까지 보태지면 어찌하나 걱정했는데..

아닙니다.

상큼 발랄입니다.

도시 전체가 살아 있습니다 .

 

오전 내내 버스를 타고 오면서 받았던 느낌,

' 가만히 멈춰선 지역을 우리만 시속 40_50km로 달려가는 듯'한

이상한 느낌에서 드디어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살아있는 도시입니다.

내일 아침 탁밧을 하러 나가야 겠습니다.

 

여행자들이 가득한 거리입니다.

 

 

 내일 본격적으로 루앙프라방에 돌아보기에 앞서 숙소 앞을 나섰습니다.

 대나무 찹쌀밥만 쬐금 먹은 오늘 아침이후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론니 플래닛에 의하면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거든요.

우리 생각에는 12시에는 도착할 꺼라고 예상했는데,

출발시간도 늦어지고

오다가 버스 수리도 한 두어번 하고...

그러다가 여기 도착한 건 오후 4시 경이었습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루앙프라방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아드레날린이 막 분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