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는 아침이 산 꼭대기에서 부터 온다.
햇빛을 산꼭대기부터 비추고 서서히 아래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ABC의 아침도
눈 덮힌 산 꼭대기에서 시작되었다.
....
아침에 일어나자 각자 간밤의 자신의 증세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던 선배는
새벽녁에 온 몸이 찹찹해지는 걸 느꼈단다.
머리가 터질듯이 아프고.
갑자기 숨쉬는 방법을 잊어버린 듯 어떻게 숨을 몰아쉬어야 되는지도 모르겠더란다.
'정신을 차리자, 정신을 차리자.
쉼호흡을 하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팔도 주무르고....'
누구는
새벽에 화장실을 갔다가 돌아와서
다시 침낭속으로 들어가는데
잠시 걷고, 침낭 열고 닫는데 힘을 좀 썼다고
심장이 터질듯이 뛰어 진정 시키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는 이야기.
그래도 그 때 본 하늘과. 별, 달, 눈산은 잊을 수 없다는 것 까지...
누구는
화장실에서 *을 볼라고 힘을 주는데
머리가 지끈지끈거려
이러다 더 아프면 큰일이라는 생각에 볼일도 멈추고 나왔다는 이야기....
머리를 따뜻하게 하느라고 모자를 쓰고 나니 증세가 좀 가라앉더란다.
모두들 어질어질, 지끈지끈, 두근두근 ....
사실 별로 말도 못했다.
힘들어서....
도반에서 만난 젊은 한국친구는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에서 너무 머리가 아파 새벽 3시에 올라왔는데,
여기도 못견디겠다고 그냥 내려가겠단다.
'그래도 어떻게 온 곳인데, 좀 보고 내려가지...'
젊은 혈기 하나만 믿고 약도 안 먹었다니 힘들기는 하겠지...
또 한명의 친구도 아침에 밥도 안먹고 벌써 내려갔대나?
ㅋㅋ
물론 우리의 아침식사도 원활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어마무시한 식성을 자랑하던 우리 팀 조차 미리 주문해놓았던 아침 식사 중 피자는 쳐다보지도 못했다.
구릉빵, 차 정도만 겨우....
고산증 중에 구토증세도 있다고 했었는데,
아침부터 피자라니... 참.... 어제 저녁에 옆 팀이 먹는 것 보니까 정말 맛있어 보이던데....
여하튼 우리도 서둘러 내려왔다.
지금 생각하면
좀 더 느긋하게 쉬고 , 구경 다 하고, 천천히 내려왔었어야 하는데....
그놈의 지끈지끈 머리가 우리는 느긋하게 놓아두질 않았었다.
그래도...
어차피 내려만 오면 다 나을 거였는데....
얼릉 내려가자고 발길을 재촉하면서도,
우리는 내내 뒤를 돌아보았다.
" 이곳에 우리가 다시 올수 있겠냐"고
" 이 장관을 다시 볼 수 있겠냐"며...
걷다가 뒤돌아 보고, 걷다가 뒤돌아보고....
사진 쭉!!!!!!! 올립니다.
여기까지가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서 바라본 세상이었습니다.
이제 내려갑니다.
'2009 지금은 여행중 > 여행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T46 4월 22일 인도 델리에서 (0) | 2009.04.22 |
---|---|
T38 안나푸르나를 내려오면서 (0) | 2009.04.20 |
T36 (4월 12일) 드디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하다. (0) | 2009.04.19 |
T35 (4월 11일) ABC가는길 셋째날 (0) | 2009.04.19 |
T34 (4월 10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가는길 둘째날 (0) | 2009.04.19 |